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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 작가님, 구독자님들께

책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예의>를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by 윤병옥

구독자 여러분, 작가 여러분 안녕하세요? 윤병옥입니다.

늘 딱딱한 문체로 글을 쓰던 제가 이렇게 구어체로 인사드립니다. 이번에 제 첫 책을 출간하게 되어 알려드립니다.

저는 늘 책과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이었지만, 글을 쓰기 시작한 것은 60이 되면서부터였습니다. 환갑이 되던 해에, 이렇게 그냥저냥 살다가 인생이 끝나겠구나 생각하니 한심하기도 하고 위기감도 느껴졌었습니다. 그때부터 새로운 인생의 주기에 들어섰다고 생각하고 심기일전하며 심리학으로 들여다본 영화 리뷰와 60대의 삶에 대한 에세이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브런치'라는 문학 플랫폼이 있다는 것을 알고 22년에 가입하여 그때부터 글을 발표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소셜 미디어나 다른 회사의 블로그는 자랑이나 간접광고 성격의 글이 많아서 저와는 방향이 다르다고 생각해서 관심을 갖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브런치는 꾸준한 글쓰기와 출간을 원하는 분들이 모여서 순수한 글을 쓰고 서로 격려하는 분위기여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상한 댓글도 없고 따뜻한 응원이 있는 브런치에서 3년 넘게 글을 쓰고 발표했습니다. 꾸준히 활동하다 보니 글이 많이 모이게 되었고, 그중 노년의 성찰에 대해 쓴 에세이를 모아서 투고하고, 이번에 책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예의』를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순수하고 안전한 글쓰기 플랫폼이 있어서 글을 계속 써서 모아놓을 수 있었고, 선배 작가님들이 열심히 활동하시며 책을 출간하시는 것을 보고 자극도 받고 용기도 생겨서 투고도 할 수 있었습니다.

브런치에도 감사하고, 구독해주신 분들과 작가님들께도 감사합니다.

특정한 주제로 쓴 글들을 하나씩 읽어도 좋지만, 책으로 묶어 훑어보면 흐름을 느낄 수 있어서 더 좋고, 그것이 책의 장점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번에 책을 만들면서, 나로서는 성의껏 쓴 글들이지만 편집하시는 분들이 매의 눈으로 발견한 실수도 있었습니다. 글버릇이라고나 할까요, 의식하지도 못했는데 같은 문체가 계속 반복된다는 것도 이번에 지적을 받고 알았습니다. 글들의 차례를 만들 때 흐름을 잡는 것도 배웠고요.

책이 독자에게 찾아가기 전에 전문가들의 점검을 받는 것이 중요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편집자가 필요한가 봅니다.

결국 책은 작가와 편집자의 공동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분들이 없었다면 책의 주제와 색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을 겁니다. 편집자님께도 감사드립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 <지니어스>에서도 헤밍웨이와 피츠제럴드의 책을 만든 유명한 편집자인 맥스 퍼킨스가 아무도 진가를 몰라본 작가, 토마스 울프를 발견하고 책을 출판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작가가 열정적으로 쏟아낸 엄청난 분량의 원고를 다 읽고 대폭 추려서 어떤 부분을 살려야 하는지를 판단한 사람은 편집자였습니다. 그가 없었다면 절대로 좋은 책이 완성되지 못하였을 것입니다. 둘의 파트너십의 결과로 좋은 책이 만들어진 것입니다.

또 영화는 걸작을 탄생시킨 작가들도 두 번째 책을 낼 때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는지, 일단 유명해지면 영혼이 들어간 글을 쓰기가 얼마나 어려워지는지도 보여줍니다.

우리가 아는 유명한 작가들도 많이 등장해서 흥미를 더해줍니다. 출간을 원하시는 작가분들이 보면 좋은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브런치에 쓴 글의 꼭지 수가 아주 많지는 않지만, 쉬지 않고 정성껏 글을 써왔습니다. 이렇게 오래 꿈을 꾸며 그 무게를 버티니, 출간하는 날이 오네요.

노년뿐 아니라 인생에 관한 이야기라 젊은 세대가 읽어도 좋을 것입니다.

15일부터 예약판매가 시작되면 그때 서점 홍보 링크를 올리겠습니다. 많은 관심 가져주시고 주위에도 권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브런치라는 따뜻한 마을에서 글벗 작가님들에게 응원받고 배우고 성장해서 여기까지 오게 된 것 같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같이 활동하시는 브런치 작가님들도 건강하시고, 좋은 글 많이 쓰시고, 바라는 일 이루시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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