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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4역을 하는 진짜 어른

책 <주말마다 손주 육아하는 할머니> by 유영숙

by 윤병옥

유미래 작가님은 브런치에서 오래 소통하며 지내 온 분으로 나와는 동갑이다.

말만 동갑이지 지극히 개인적인 성향의 나와는 달리 그분은 딸로서, 선생님으로서, 엄마로서, 할머니로서 완벽한 역할을 수행하셔서 마치 큰언니처럼 보인다.

브런치 안에서도 다른 작가님들에 대한 배려가 돋보이는 분이었다. 댓글도 따뜻하고 정성스럽게 자주 달아주시고 다른 분들이 책을 출간하면 즉시 사서 읽으시고 친절하게 리뷰도 써주신다. 이런 삶의 태도가 자연스럽게 나오는 분이다.

이 책은 지난 7년간 주말마다 쌍둥이 손주 육아를 하면서 경험한 에피소드를 모아서 나중에 쌍둥이 손자들의 좋은 추억을 만들어주려고 쓰셨다고 한다. 나는 손주를 늦게 본 편이라 이 책이 나왔을 때는 아직 손녀가 태어나기도 전이었다. 책을 사놓고 읽었으나 나와는 거리가 있는 내용이라고 생각했는데, 여름에 손녀가 태어나고 생각이 바뀌었다. 손녀를 보면서 나도 앞으로 손녀에게 좋은 할머니가 되겠다고 마음 먹었을 때 이 책이 제일 먼저 떠오른 것이다.

육아에 관련된 주제 외에도 유미래 작가님은 정보가 적절히 들어간 내용을 쓸 때 특히 탁월한 역량을 보인다고 생각한다. 65세가 되면 받을 수 있는 혜택이나, 노년에 받을 수 있는 교육과정 등을 지루하지 않게 풀어서 쓰는 것이다. 그래서 기자로서도 톡톡히 역할을 수행한다.

초등학교 교장 선생님으로 퇴임한 경험에서, 교사 학부모 학생이 모두 행복한 교육환경에 대해서도 진심으로 걱정한다. 아마도 재임 시절 정말 좋은 선생님이었을 것이다.

딸로서도 친정어머니가 본인 대신 아들들을 돌보아주신 것에 대해 감사하고, 자신도 그 은혜를 손주를 보살피는 것으로 갚겠다는 결의를 다진다. 아이들을 사랑할 때도 무조건 내 손자여서 예쁘다가 아니라 선생님의 마인드로 사회 안에서 잘 자라기를 바란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쌍둥이 손주를 사랑하고 돌보는 모습이 눈에 선할 정도로 묘사가 생생하고 사례들도 재미있다. 가장 뭉클했던 장면은, 손자 둘이 잘 때 할머니 손을 하나씩 잡고 자는 것이었다. 보통 아이들에게는 애착 인형이나 애착 이불 같은 것이 있기 마련인데, 지우와 연우는 할머니 손이 있으니 그런 게 필요 없는 것이다. 가족들에게 충분한 사랑을 받고 자라는 복 많은 쌍둥이들이다.

이 책에 나온 글 중에서도 아이들이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에 준비하고 연습할 일을 소개한 ‘초등학교 입학 1년 전’이라는 꼭지 글은 아이를 키우는 모든 부모가 꼭 읽었으면 좋겠다. 학교 들어가기 전 혼자서 우유팩을 따서 먹을 수 있게 연습시키고, 혼자서 화장실에서 배변 처리를 할 수 있게 하고, 급식 때 젓가락을 쓸 수 있게 준비시키고, 혼자 신발 벗고 실내화를 신을 수 있어야 하고, 스스로 옷을 입고 벗을 수 있어야 하고, 우산도 혼자 펼치고 접을 수 있어야 한단다. 현장 경험에서 나온 이런 조언은 돈 주고도 못 살 유용한 팁이다. 학습 면에서는 연필 잡는 연습이나 가위 사용하는 방법을 익히는 것도 중요하다. 무엇보다 학교는 혼나는 곳이 아니라 즐거운 곳임을 말해주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렇게 오랜 선생님의 경험을 손주에게 적용할 수 있으니 쌍둥이들은 진짜 좋겠다.

손주 육아는 쌍둥이를 임신하고 출산하느라 몸이 아팠던 며느리에 대한 사랑에서 시작되었다. 다른 글에서도 같은 여성인 며느리에 대한 배려가 돋보였는데 책을 읽고 나니 그 사랑이 얼마나 깊은지 알겠다.

오랫동안 손주들을 보아온 덕에 첫째 손주가 왼손잡이라는 것도 할머니가 발견했다. 아이들 행동이 느려도 조급해하지 않고 기다려 준 덕에 아이들이 쫓기지 않고 정서적으로 편안한 어린이로 자랐다. 지하철이 타고 싶다는 말에 두말 않고 쌍둥이를 지하철에 태우고 공항까지 가는 사랑이 넘치는 할머니다. 아이들이 세계지도를 좋아하는 걸 알고 당장 지도 퍼즐과 지구본을 사 와서 같이 놀아주는 할머니 할아버지다.

그동안 브런치에 쓴 다른 글들도 잘 읽었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작가님의 따뜻한 성품을 더 잘 알게 된 듯하다. 이렇게 바르고 좋은 어른이 세상에 많았으면 좋겠다.

유미래 작가님이 앞으로도 건강하시고 좋은 글을 많이 쓰시기를 바란다.


#제 책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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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서점에 리뷰도 부탁드리고, 동네 도서관에도 희망 도서로 신청해 주시면 더 감사하겠습니다. 저도 제가 구독하는 브런치 작가님들의 신간은 꼭 사서 보고 희망도서로 신청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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