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는 해도 해도 부족해
실시간으로 일상이 붕괴하는 중이다. 이럴 때는 어떻게 다시 일상을 수복했더라. 기억이 나지 않는다. 사실 일상이 붕괴되고 있다기보다는, 내가 해결할 수 없는 일의 연속에 머리가 터질 것만 같다. 그동안 굳건할 것이라 생각했던 관계가 사라지고 있음을 절실히 느낀다. 내 일상이 이렇게 잘못된 데에는 나의 잘못도 있겠다만, 정말 그것이 나의 잘못일지는 의문이다. 무슨 백예린 님 노래 제목도 아니고. 그건 아마 우리의 잘못은 아닐 거야. 그건 정말... 우리의 잘못이 아니겠지?
관계의 변화를 느끼는 지점은 사람들이 나를 대하는 태도가 변화했다는 것을 직접적으로 느꼈을 때가 아니다. 이미 틀어질 대로 틀어진 얄팍한 관계를 조금이라도 유지해 보기 위해 절실하게 행동하는 본인을 스스로 인지했을 때이다. 가령 친하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나만 빼고 단톡방을 파서 놀러 가는 모습을 인스타그램에서 실시간으로 볼 때라던지.(그것도 세 번이나. 전부 다른 사람들이.) 아니면 나와 한 약속을 외부적 요인을 근거로 대며 내가 먼저 취소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뉘앙스를 풍길 때나. 혹은 대화 중간에 내가 부재한 추억을 이야기하고 아차 했을 때라던가.
그럴 때면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고 소외감에 몸서리친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나쁜 사람이 되기 싫어 부러 쉬운 사람으로 남기를 선택한다. 그들이 듣기 원하는 선택지의 대답을 순순히 내어주고 가만히 있기를 선택하거나, 쿨한 사람처럼 그 상황을 가볍게 회피해 버리면 남은 자괴감은 그들이 신경 쓸 바는 아니니 말이다. 그러므로 언제나 괴로워하는 것은 나이다. 상대방의 껄끄러움은 일단 모르겠고, 나의 용기가 불쌍해 죽겠어서 그들과 대화하기가 싫어진다.
또, 또 인간관계. 뭐든 인간관계가 어렵다는 말을 하긴 싫은데 오늘은 꼭 이 말을 해야겠다. 오늘은 유독 인간관계의 현타라는 것을 직접적으로 느낀 날이었다. 며칠 째 이어진 끈덕진 습기에 임계점에 쉽게 다다르게 되어서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오늘은, 오늘은 정말 화가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