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오래 해왔던 도예를 정리하고 나니 뭘 해야 될지 막막했다.
익숙하게 느껴졌던 작업실이 낯설어지기 시작했다. 이 공간에 이방인이 된 것 같았다.
'그러든가 말든가 나 하고 싶은 거 하련다' 똥배짱부리던 모습은 어디 가고, 손톱보다 작은 일에도 예민해지고 우울해하는 모습만 남아있었다. 뭐라도 해야 될 것 같은 마음에 자꾸 조급해지고, 조급한 마음에 금세 또 우울해진다.
예전엔 꽤 자주적이던 사람이었는데 어쩌다 이렇게 변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