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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정희 Nov 25. 2024

불면의 밤

오랜만에 불면의 밤을 보냈다.

다신 만나지 말아야 할 사람을 우연히 만난 것처럼 일말의 반가움이라곤 느낄 수 없었다.


껌껌한 방 안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눈만 껌뻑이고 있다.

머릿속은 이미 과부하되어 파리해져 가는데, 이곳은 여전히 침묵이다.

전쟁통 같은 내 마음과 달리 내 방 침대는 너무나도 안락하고 고요하다.


온몸 세포에 양면테이프가 둘러진 것처럼 끈끈이가 붙어있는 듯하다.

시잘대기 없는 먼지조차 들러붙어 버린다.


새근거리는 남편의 숨소리가 오늘따라 속절없이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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