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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 Nov 16. 2022

드디어 코로나?!

증상 발현 2일 차. pcr검사

새벽 4시. 5시. 6시. 

해 뜰 시간에 가까워질수록 한 시간에 한 번씩 눈이 떠졌다. 첨엔 심란해서 그런가 했는데, 생각해보니 약기운이 떨어져서 근육통이 느껴졌던 모양이다.

7시쯤? 엄마의 기상을 기다릴까 하다가 혹시 엄마도 어디 편찮으신 건 아닐까 싶어 전화를 걸었다.


"응, 왜?"

"엄마 내 방에 오지 말고 들어요."

"어디 아파? 무슨 일인데?"

"어젯밤에 목이 아프고 속이 빨갛게 헐었길래 혹시나 싶어 자가 키트 검사해봤더니 두줄 나왔어."

"저런..."

"아침 간단히 먹고 보건소 가서 검사해봐야 할 거 같아요.  목 아파서.. 따뜻하게 누룽지 좀 끓여주세요. 증상 보면 아마 확실할 거 같으니까 전 방 밖으로 안 갈게요. 문 앞에 음식 좀 둬 주세요.

급할 거 없으니 서두르진 마시고요."

"어째.. 그래 알겠어."

"엄만 어디 아픈데 없어요?"

"응 괜찮아."

"혹시 아프면 바로 약 드세요."

"그래, 그래."


밥 먹고 보건소 가는 길. 비상약으로 타이레놀을 좀 더 사야 하나 싶어 검색을 해봤는데, 한참 코로나 유행 때 동네 한 개씩은 꼭 문열더니 근방 모든 약국이 휴무다. 젤 가깝게 뜨는 게 2km였나?

해서 휴일 약사기는 실패.


근처 보건소에 가서 양성 뜬 키트를 보여주니 폐기물 박스에 넣고 다시 오란다. 시키는 대로 하고, 문진 하고, pcr검사받고 끝. 전에는 주중, 주말 가리지 않고 사람 엄청 많았는데, 유행이 덜해서 인지, 보건소 검사 대상이 축소되어서인지(키트 양성, 입원 예정 환자&보호자 등 특정 조건에 맞는 사람만 검사 가능) 기다리지 않고 바로 검사를 받을 수 있었다.

 그냥 접촉자 일 때나 엄마 입원 때문에 검사받을 때랑은 사뭇 다른 느낌이다. 전에는 '혹시 모르니까..'였지만 이젠 '분명할 거야..ㅠㅠ'

아.. 대체 어디서 옮은 걸까..


 집에 와서 본격 방콕 시작.

아직 확실친 않으니 학교 부장님 한 분께만 슬쩍  상황을 알렸다. 뭘 해야 하나... 책이나 좀 읽어볼까.. 책을 들고 침대에 누웠다. 아침에도 타이레놀은 먹었지만 온몸이 쑤시는 거 같아서 일단 하루는 아무것도 안 하고 누워있어 보는 걸로!

밤새 제대로 못 잔 탓일까? 책을 펼친 것도 잠시. 금세 졸다 깨다를 반복기 시작했다.


딸내미 걱정이 쌓인 오마니가 음식을 너무 푸짐하게 넣어 주셔서 먹고 자고 또 먹고...

근육통도 있고, 미리 약을 좀 먹어두는 게 좋다고 들어서 매 끼니 타이레놀을 한알씩 챙겨 먹었다.


비타민이라도 잘 챙겨 먹어야 한다며 엄마는 식사 외에도 사과, 귤, 곶감 등을 끊임없이 문 앞에 놓아주셨다. 게다가 내가 목 아프다고 아이스크림까지 부탁해서 정말 종일 먹고 자고를 반복했는데도 먹을 것이 방안에 쌓여갔다. 결국 남은 귤들은 내 방 창틀에 나란히 입주. 날씨가 서늘하니 냉장고가 따로 필요 없다.

확진이 아니면 좋을 텐데... 아무래도 확진이겠지? 이나 저러나 당장 할 수 있는 게 없으니 일단 약 먹고 잠이나 자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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