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티스트 Sep 20. 2024

달빛 집을 짓다

행복의 길을 따라

건축가가 건물을 짓듯이 난 그림으로 집을 짓는다. 그림이란 내가 설계한 대로 때론 의도치 않는 방향으로 완성되지만 작품의 끝은 내면의 찌꺼기까지 토해내고 그곳에 다양한 집이 세워진다. 그래서 그림을 그리는 사람으로 사는 게 한편으로는 고독하지만 나름 행복한 작업의 연장선상에 서 있는 기분이다.


행복이라는 감정을 따라 표현하고자 하는 의식의 흐름대로..

구상으로 설명되지 않은 추상적인 거대한 축복, 우연과도 같은 마법의 만남을 색으로 풀어낸다.


그날의 감정이 녹아 작품에 스며들면 색채를 기본으로 붓의 흐름마저 달리하게 되는데 최근 달항아리 연작을 하면서 현실에서의 불완전한 나의 내면을 좀 더 성숙한 방향으로 접근하게 만드는 힘을 느낀다.

달항아리에 담기는 색채와 감정의 재료도 매일 다르게 스며들지만 

작품이 가지는 의미는 행복을 바라는 나의 소망대로 가득 심어지기에 나 또한 행복하다. 

이런 과정 뒤 행복을 품고 들어온 빛나는 달항아리, 난 또 하나의 둥근 집을 지었다. 


오늘의 행복을 기원하며

지나온 시간 속에서 뜻하지 않은 사고를 겪으며 난 하루의 행복에 대해 더 깊이 있게 생각하게 되었다. 오늘의 감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나로서는 사고 이후 이런 감정에 더 집착하게 되었다. 내면의 행복은 하루를 사는 힘이 됨을 나는 잘 알고 있다. 행복이란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므로 분명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난 의식적으로라도 긍정적인 사고를 하려고 노력한다. 그런 삶을 위해 나만의 작업 시간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나의 삶은 그림을 작업하는 시간으로 거의 채워지는데 그런 시간이 있어서 행복하다. 불완전한 현실을 벗어나 바라는 이상 세계를 달항아리에 표현하는 행위는 아마도 꿈을 향한 추상적인 마법일 것이다. 

그 끝은 언제나 행복이다.


-작가 노트 중에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