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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rosh 직장인 Oct 26. 2024

Aristotle’s Metaphysics를 읽고

영어 번역은 중요해...

 최근 “stanford encyclopedia of philosophy” 사이트에서 <Aristotle’s Metaphysics>의 ‘The Categories’ 부분을 친구와 함께 한 문장씩 번역하고 있다.


 번역하면서 느낀 점은, 내가 아리스토텔레스의 <범주론>을 잘못 읽었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되었다. 학부 시절 나의 대부가 아리스토텔레스의 <범주론. 명제론> 저서를 추천해 줬다.

 내가 그 책을 샀다는 말을 대부에게 했을 때, 그는 나에게 “존재론의 시발점을 공부하게 되시는 겁니다.”라고 말했다. 사실 그때 당시에도 그렇고 <범주론>을 다 읽을 당시에도 이것이 왜 ’존재‘에 관해서 말하는지 정확하게 이해할 수 없었다.

 시간이 2년 정도 흐르고 난 뒤, 우연히 스탠퍼드 철학 백과사전에서 아리스토텔레스와 관련된 글귀를 해석하게 됐고, 그 글귀가 무엇인지, 왜 2년 전에 나의 대부가 존재론을 공부하게 된다고 말했는지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어떤 것 안에 있지만 한 부분으로서 들어있지 않고, 또 그것이 있는 곳과 따로 떨어져 있을 수 없는 것을 뜻한다.”(아리스토텔레스. (2009). <범주들.명제에 관하여>(김진성 역). 이제이북스. 범주론. 1a25)1)


 스탠퍼드 철학 백과사전에서는 위에서 언급한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을 통해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하는 존재와 비존재가 무엇인지 이야기한다.


“Indeed, it becomes clear that substances are the subjects that these ontologically dependent non-substances are ‘in’.” 2)


 존재들(substances)이 명확해질 수 있는 이유는, 비-존재들이 있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서 ‘흰색 바탕의 삼각형 ‘물체’’는 흰색이라는 색깔이나 삼각형이란 모양이 있기 때문에 물체가 명확해진다.

 이와 반대로 흰색, 삼각형 또한 물체가 있기 때문에 비-존재로서 존재할 수 있다.


그렇다면, 여기서 “아니 흰색도 있는 거고 삼각형도 있는 건데 왜 아리스토텔레스는 이걸 비-존재라고 불리는 거야?”라는 의문이 생길 수 있다.

 이러한 의문은 다음 문장에서 해소할 수 있었다.


“Neither whiteness nor a piece of grammatical knowledge, for example, is capable of existing on its own. Each requires for its existence that there be some substance in which it inheres.”3)

 아리스토텔레스는 “흼”같은 것들이 혼자서는 존재할 수 없다고 말했다. 흼은 문법 지식에서 존재하는 것이 아닌 흼을 가진 물체가 있어야만 있을 수 있다. 즉, 모든 특징이나 개념은 실제 있는 것과 연결되어 있어야 존재할 수 있다는 말이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물체가 없으면 색깔이나 모양도 의미가 없다는 뜻이다.4)



Indeed, Aristotle offers an argument (2a35–2b7) to establish the primary substances as the fundamental entities in this ontology. Everything that is not a primary substance, he points out, stands in one of the two relations (inhering ‘in’, or being ‘said of’) to primary substances.

사실, 아리스토텔레스는 이 존재론에서 제일 실체를 본질적인 실체로 확립하기 위해서 논거(2a35-2b7)를 제시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으뜸 실체(제일 실체) 아닌 모든 것은 으뜸 실체와 두 가지 관계('내재되는 것' '말해지는 것') 중 하나로 존재한다고 지적한다.


Similarly, in works other than the <Categories>, Aristotle uses the label ‘universals’ (ta katholou) for the things that are “said of many;” things that are not universal he calls ‘particulars’ (ta kath’ hekasta). Although he does not use these labels in the <Categories>, it is not misleading to say that the doctrine of the <Categories> is that each category contains a hierarchy of universals and particulars, with each universal being ‘said of’ the lower-level universals and particulars that fall beneath it.

> 마찬가지로, <범주론> 외에 작품들에서, 아리스토텔레스는 “많은 것들에 대해 말해지는” 것에 ‘보편자’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그는 보편자가 아닌 것들을 ‘개별자’라 부른다. 비록 그가 이러한 단어를 <범주론>에서 사용하지 않았으나, 각 보편자가 그보다 낮은 위치에 있는 하위 보편자와 개별자‘에 대해 말해지면서’ 각 범주가 보편자와 개별자의 체계로 이루어진다는 것이 <범주론>의 이론이라 말하는 것은 잘못된 게 아니다.


  스터디에서 스탠퍼드 철학 백과사전 번역을 같이했을 때, 친구 한 명이 “학부 때 하이데거 전공 교수님이 하이데거의 철학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람은 ‘영구’라고 하더라고요. 왜냐하면, 영구가 ’영구 없다.‘라고 말하지만, 영구 없다고 말하는 영구가 있으므로, 영구는 자신의 존재를 들어낸다라고 말하셨거든요.”라는 말을 들려줬다.

 물론 우리 둘 다 하이데거 철학을 공부한 적이 없어서 위의 말이 정확히 무엇을 이야기하는지는 모르겠으나, 우리가 번역한 아리스토텔레스 글귀를 보았을 때, 하이데거는 아리스토텔레스뿐만 아니라 희랍철학을 열심히 공부한 사람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해당 글들을 정리해보자면, 존재란 비존재들로 인해서 명확히 존재하게 된다. “영구가 학교에 있다.”라는 말은 영구와 학교라는 두 개의 존재가 결합이 되기 때문에 우리는 있다라고 말할 수 있다. 또한 ‘흰색 삼각형 포장지’ 또한 포장지라는 존재 덕분에 흰색과 삼각형은 비-존재로서 존재할 수 있다. ー필자가 본 글에서 이해한 비-존재는 그 자체로서 존재할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위의 글에서 흼(흰색)이란 것도 결국에는 물체가 있어야 ‘흰색 물체‘라고 말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ー

  이어서 아리스토텔레스는 범주론을 통해서 보편자와 개별자를 이야기한다. ー물론 <범주론>에서는 해당 단어를 사용하지 않았지만ー 보편자와 개별자로 나누어서 존재를 분류한다. 이러한 분류를 통해, 어떤 것이 어디에 속한다와 같이 우리가 무엇이 으뜸 실체인지 버금 실체인지 확인할 수 있고 어떤 개념에 귀속 돼 있는지에 관해 알 수 있다.

 범주를 통해서 우리는 명확하게 무엇이 무엇으로 인해 존재하는지, 유와 종의 관계를 알게 되고, 더 나아가서 있다 없다까지 말할 수 있게 된다.


역시 철학은 희랍철학부터...



참고문헌


* 영어 문장들은 전부 해당 링크(https://plato.stanford.edu/entries/aristotle-metaphysics/)에서 인용함



1) 어떤 A가 자신의 바탕이 되는 것은 B안(또는 속)에 있으려면 1. A는 B의 일부가 아니어야하고, 2.A의 존재 여부는 B에 달려있어야 한다. 즉 A는 B와 따로 떨어져 있을 수 없어야 한다. 역으로, B가 있지 않으면 A는 있을 수 없다. (아리스토텔레스. (2009). <범주들.명제에 관하여>(김진성 역). 이제이북스. 범주론. 1a25의 각주 부분)


2) 번역 :  사실, 존재들은 존재론적으로 의존적인 비존재들 ‘속에’서 주체가 명확하게 된다.


3) 번역 : 예를 들어, 흼은 문법 지식의 한 부분이 아니며, 혼자서 존재할 수 없다. 그것이 타고난 것에서 어떠한 존재는 각각의 [다른] 존재를 필요로 한다. ([] 부분은 필자가 의역한 부분이다.)


4)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추가 인용을 하겠다 : “아리스토텔레스는 비존재 혹은 무(無)의 의미를 변화시킨다. 그것은  분리( 分離)  다수 (多數) 란 것이다. 즉 비존재란 문자 그대로 비존재, 없음이 아니라 「분리와 다수」라는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즉 「무엇이 없다」는 것은 진짜 없다는 것이 아니라 예를 들어 「어떤 장소에 없다」는 것이다. 또 「무엇이 아니다」 라고 할 때 이는 무엇이 아닌 다른 많은 것들을 지시한다는 뜻이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철수는 없다」 라고 할 때 이는 「철수가 집에 없다」 혹은 「철수가 학교에 없다」라는 상황에서 말하는 것이다. 철수와 학교 라는 두 개의 존재가 결합이 안 될 때 우리는 없다 라고 한다.

 또 「하늘이 푸르지 않다」라고 할 때 이는 단순히 푸르지 않다와 더불어 실은 그와 다른 색깔임을 의미한다. 즉 하늘이 푸른 색이 아니라 그 밖의 수많은 다른색들 중의 하나라는 것이다.“

출처 : https://brunch.co.kr/@vereinigung/22, 필자가 문단을 임의적으로 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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