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뉴로그림 노운입니다 :)
오늘 브런치북 프로젝트 결과 발표날이었네요. 2년째 응모를 해보지만, 올해도 낙방이라 조금 아쉬운 마음이 듭니다. 1도 기대를 하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요. 활동은 하지 않았지만, 내심 1은 기대를 했던가 봅니다. 브런치를 꽤 많이 쉬어서 트렌드를 잘 모르겠네요, 작년에는 지인이 당선되어 너무나 기뻤는데, 올해는 낯익은 분조차 없어서 먼 나라 이야기 같아요. 새로운 이름으로 다시 시작하는 글쓰기는 어색하기만 합니다. 응원하기 시스템이 낯설기도 하고요.
낙방과 동시에 변한 게 있다면, 브런치스토리가 제게도 딱지를 붙여주었네요. 연재하는 글에 응원하기 시스템을 적용해 볼 수 있게 되었어요. 제 글에 누가 돈을 준다면 과연 덥석 받을 수 있을까요? 글쎄요, 잘 모르겠지만 그냥 일단 이용은 해보려 합니다. 생각보다 제가 신문물은 꼭 써봐야 하는 성미거든요. 물론 저는 아마 댓글 품앗이나 라이킷 품앗이처럼, 응원하기 품앗이를 하게 될지도 몰라요. 사실 뭐 세상만사 다 기브 앤 테이크죠. 제 글이 엄청난 게 아닌 이상, 응원하기는 내가 뿌린 대로 거두는 품앗이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은 듭니다. 이 글 보시는 작가님들, 품앗이 금지합니다-?
출판계의 사정도 대강은 들어 알고 있어요. 전업 작가님들이 설 자리가 별로 없다죠. 마케팅에 반짝 팔리는 책, 그리고 스테디셀로 가기란 하늘의 별따기, 거기다가 너무 많이 양산되는 책들 사이에 묻히기 십상이고. 인지세 비율은 적은 데다가 꽤 많은 부수를 찍어야 수익이 떨어지는 정도고요. 강연이나 기타 수익으로 버는 비율이 더 크다고도 하죠. 뭐 어쨌든 이런 브런치의 변화를 고깝게만 볼 일은 아닐지도 모르겠어요.
사설이 길었지요? 어쨌든 결론은 제가 드디어 기나긴 휴식기를 지나, 딱지를 얻었다는 거죠. 조건을 전에 본 듯도 하온데 잊었고, 다시 글쓰기에 박차를 가하자, 시스템에 나를 가두어라, 싶어 시작한 연재물 덕인지도 모르겠네요. 직업상 건강 분야가 되려나, 취미 분야가 되려나, 뭘 붙여 주려나 싶었는데, "에세이" 딱지가 붙었네요. 일단은 응원하기를 살려놓을 작정입니다. 물론 제 글이 돈을 받지 않아도 좋아요. 아예 막아두는 것도 답이겠죠. 하지만 가능성은 언제나 열어두려 합니다. 품앗이만 아니라면 기꺼이 응원받으려고요.
아쉽고 슬픈 낙방의 하루였지만 (이미 일주일 전부터 연락이 오지 않았으니 낙방임을 알고는 있었지만요) 또 의외의 성과를 얻어낸 하루이기도 한가 봅니다. 기분이 조금 나아졌거든요. 저는 요즘 유화를 가끔 그리고 테니스와 필라테스를 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예전부터 시는 전혀 이해 불가의 것이었는데 요즘 시가 문득 좋아지더라고요. 가끔 소개를 해볼까 싶어요. 언어 영역 시험 문항에 나오던 낯익은 시들이 그때는 그렇게 꼴 보기가 싫더니, 지금 보니 어쩜 그렇게 명시들이고 명작인지? 주입식 교육의 폐해가 아닌가 합니다. 제 아이는 시를 '즐길'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방문객 / 정현종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그 갈피를
아마 바람은 더듬어 볼 수 있을
마음,
내 마음이 그런 바람을 흉내 낸다면
필경 환대가 될 것이다.
제 글을 읽어주시고 공감해 주신다면 그것이 제 기쁨이 될 테지요. 방문객 모두에게 감사한 마음 전하고요, 따뜻한 연말연시 보내시길 바랍니다. 저는 더 이상 테니스에 관해 아는 것도 없고 떠오르는 것이 없지만 매주 어떻게든 쥐어짜 내어 글을 써보겠습니다. 이 또한 연습이 되겠지요. 아, 다가오는 용의 2024년, 새해 복도 많이 받으시고요. 이쯤 되면 새해 이모티콘 같은 거 그려서 올려야 하는 건데. 올해는 없어 아쉽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