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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성윤 Jul 17. 2022

11개월만에 일본 야구장에 울려퍼진 한국어 교가

한국계 교토 국제고, 2022 여름 고시엔 도전 시작 

2021년 봄 고시엔인 선발 대회에선 고시엔 역사상 한 번도 없었던 특별한 장면이 연출되었다. 한국계 학교인 교토국제학교가 사상 처음으로 본선 진출에 성공하면서, 한국어 교가가 고시엔 야구장에 울려 퍼지고 일본 전역에 한국어 가사가 중계방송 된 것이다. 


‘동해 바다 건너 야마도 땅은 거룩한 우리 조상 옛적 꿈자리

아침저녁 몸과 덕 닦는 우리의 정다운 보금자리 한국의 학원’     


2021년 교토국제고 야구부는 모두 일본 국적이지만 이들은 한국어로 구성된 교가를 열심히 연습했고, 2회에 교가를 따라 불렀다. 2021년 여름 고시엔 대회에서 교토 국제고는 4강에 진출하며 돌풍을 일으켰는데, 주전 대부분이 2학년 선수여서 2022년이 더욱 기대되는 팀으로 평가되었다. 드디어 시작된 2022년 봄 고시엔 대회에서는 객관적인 전력으로 볼때 오사카 토인고과 함께 우승 후보로 주목받았지만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눈물을 삼켜야 했다. 


대회 개막 하루전 선수들이 대거 코로나에 감염되면서 정말로 눈물을 머금고 대회 출전을 포기했다. 교토국제고의 사퇴로 하루만에 대신 출전한 학교는 봄 고시엔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면서 교토국제고로선 더욱 아쉬운 상황이 되었다. 그런 교토 국제고가 7월 16일 교토 지역 대회 첫 경기를 치뤘다. 결과는 10대 0, 6회 콜드게임승, 봄 대회의 아쉬움이 가득해서 인지 선수들의 집중력은 더욱 돋보였다. 프로 지명이 확실한 에이스이자 4번타자 모리시타는 홈런 포함 3안타를 몰아치며 건재를 과시했다. 첫 경기에선 등판하지 않았지만 팔꿈치 부상이 완치되면서 더욱 자신있게 투구할 수 있다고 한다. 교토국제고는 약팀을 상대로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다. 5대 0으로 앞선 5회말 1사 1,2루에서 쓰리번트까지 대면서 추가 득점에 강한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교토 지역 대회는 여름 고시엔 본선의 지역 예선 성격의 대회지만 엄연하게 교토 지역 우승팀을 가리는 대회이기도해, 모든 방식이 고시엔 본선과 똑같이 치뤄진다. 그래서 경기 종료이후 교토 국제고의 교가가 경기장에 울려퍼졌다. 고시엔 본선처럼 정식 TV 중계가 되는 것이 아니라 인터넷 사이트에서 스트리밍만 되는 지역 대회 첫 경기였지만, 11개월만에 일본 야구장에서 다시 한번 한국어 가사가 울려퍼지게 된 것이다. 


'교가'가 대중화된 곳은 세계적으로 한국과 일본 정도이기도 하지만, 학생 스포츠에서 교가를 사용하고 심지어 교가가 방송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고시엔의 교가 제창 및 방송은 정말 특별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토너먼트 첫 경기에서 승리한 교토 국제고는 이제 5번 더 이기면 교토 지역 우승을 차지하면서 고시엔 본선 무대에 진출하게 된다. 그러면 전일본이 주목하는 고시엔 본선 무대와 TV를 통해 다시 한번 한국어 교가가 울려퍼지게 된다. 봄 대회의 아쉬움을 가진 교토 국제고로선 뛰어난 경기력 뿐 아니라 코로나 바이러스 대비까지 해야하는 상황이지만, 교토 국제고는 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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