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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뮤즈 Aug 24. 2023

만약에..

퇴근길 감성에 빠지다

퇴근길 잠시 감성에 빠졌다.
신호대기중 앞에 노을이 지는데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곡이 태연의 <만약에> 였다.
순간 머리도 마음도 일시정지된듯 멈칫했다.
그 다음 두 눈에 흘러내리는 눈물.
며칠되지 않았으나 개학한 첫날부터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일과 제출해야하는 것들에 일상이 휘청거렸다.
예상했던 일이었으나 그 와중 잠시 멈칫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아침에는 공복에 갑상선호르몬제 신지로이드를 먹는다.
새벽에 먹는걸 잃어버릴까봐 물과 약을 침대옆에 두고 일어나자마자 먹는다.
밤에는 자기전 두 종류의 근육이완제를 먹는다. 한 종류의 약은 항신경성의약품이라  아주 세다. 먹으면 한시간 안에 수면제를 먹은듯 엄청 졸려 자게되고 아침까지 멍하다.
약을 먹고 자면 멍한상태로 아침을 맞이한다.
아침에도 먹어야하지만 그러면 출근해서 아
말똥말똥한 정신을 유지해야하는 직장생활에 지장이 있어 아침에는 먹지 않는다.


만약에..
'나는 약을 먹지 않으면 밤에도 아침에도 깨어있을 수 있어 글도 쓰고 다른 생산적인 일들을 할 수 있을까'
약을 먹어 지금도 멍한 상태이지만 몇 글자를 끄적여본다.

내일은 조금 일찍 일어나봐야지

그래서 '만약에' 대신 나의 현실로 돌아와야지.
아침을 챙겨먹고 우울한 마음이 들지않도록 화사한 원피스를 입고 출근해야겠다.
최근에 본 영화 <오펜하이머> 얘기를 해주었더니 눈을 반짝이며 듣던 아이들을 만나러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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