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만난 첫 순간 _ 일곱째 날

너와 함께하는 9개월의 매일

by 완두콩

안녕 아가야.


오늘은 너를 만난 일곱째 날이야. 가을 공기가 코 끝을 계속 간지럽히는지 하루종일 훌쩍훌쩍하는 오늘이란다. 그래도 가을과 겨울이 지나 내년 봄이면 만날 우리 아가를 기다리고 있어서인지, 이번 가을은 더욱 엄마와 아빠에게 뜻깊은 시간이란다.


나의 생각과 기분 그리고 감정을 솔직하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곁에 있다는 건 정말 큰 축복이란 걸 시간이 지날수록 크게 느끼고 있어.


엄마는 내가 기분이 좋지 않다는 걸 말하면 상대방이 속상해할까 봐 망설이다가 타이밍을 놓치는 경우도 있단다. 그러다가 그 사람과 기분 좋지 않은 대화가 이어지거나 불쾌함이 쌓이다 보면 어느새 한 사람이 혹은 서로가 서로를 불편하게 느끼는 관계가 될 수 있다는 걸 여러모로 느끼고 있단다. 이 점은 가족에게도 적용될 수 있다는 점이 신기하지.

내가 낳은 자식이라는 이유로, 내가 자식을 편하게 생각한다는 이유로 모든 이야기를 해서는 안 된다는 걸 느낀단다. 내가 한 말이 자식에게는 상처가 될 수 있고, 혼란스러울 수 있다는 걸 배우고 있단다. 소중한 나 자신에게도 하면 안 되는 말이 있듯이, 보물 같은 나의 자식에게는 말을 할 때는 더욱 가려서 해야 하구나라는 걸 느낀단다.


- 우리 아가의 선택에 응원을 먼저 하고 엄마의 생각을 얘기할 수 있도록 할게,

- 소중한 우리 아가의 아빠이자 엄마의 남편에 대해 나쁜 얘기를 하지 않도록 할게,

- 혹여나 엄마가 너무 속이 상해 누군가에 대해 엄마의 속상함을 터놓고 싶을 때 엄마가 속상함을

느꼈던 상황과 감정에 대해서만 이야기할 수 있도록 차분한 감정을 지니길 노력할게,

엄마가 여러 역할을 지니고 있듯이 우리 아가가 자랄수록 엄마만큼 다양한 역할을 갖게 되겠지. 서로의 역할에 대해 겹칠 때도 있을 것이며, 공통으로 관계된 가족들도 있을 거야. 엄마의 말들이 우리 아가에게 혼란이 되지 않게 불안함을 낳지 않도록 엄마는 어떻게 말해야 하나 많은 생각을 갖게 된단다.


어릴 때부터 엄마에게 느끼는 감정을 우리 아가가 솔직하게 얘기해 주길 바라며, 그럴 수 있도록 엄마가 노력할게. "엄마, 그 말은 좀 아닌 거 같아요." "엄마, 그 얘기를 들으니 기분이 나빠요."라는 말을 들어도 당황하지 않을 수 있게 말이야. 우리 아가가 솔직할 수 있는 만큼 우리의 관계는 단단하고 건강할 거라 믿는단다.

몇몇의 불편한 관계로 (어쩌면 엄마 혼자만 불편할 수도 있어서 더욱 난감하단다.) 우물쭈물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는 엄마의 이야기를 들어줘서 고마워.


요즘은 엄마가 겪는 에피소드들의 깊이가 우리 아가 덕분에 더욱 깊어지는 거 같구나.

엄마의 성장을 도와줘서 고마워 아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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