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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갓혁 Feb 13. 2024

강서구는 노잼이다.

서울 유일무이 노잼 타이틀을 이어가길 바랍니다! 만세!

강서구민 30년생을 기어코 넘었지만 어째 예전보다 더 노잼임은 분명하다.

내 노잼의 기준은 주변 슬리퍼 질질 끌고 100프로 도파민 해소를 하기 위한 장소가 없음을 의미한다.

10년 전에는 충족이 되었지만 점차 가면 갈수록 더욱 노잼이 되는 것은 여전하구나.

하지만 그래도 괜찮다. 노잼이면 어떤가. 내 향토적 고향 강서구에 대해 신랄하게 노잼인 이유를 까보아야겠다.


BEST OF BEST 이유는

한결같이 지루하기 짝이 없는 골목 라인과 공간 형성감이다.

마치 용적률 짱짱한 토지와 건물들 모형물을 네모 얼음칸에 올려놓고 컨트롤 V, C 무지성으로 한 느낌?;

배부른 소리 한다고 하겠지만 솔직히 서울에 사는 사람들은 다 알터이다. 저 멀리 홍제동 개미마을이나 구룡마을 주민들께는 굉장히 배부른 소리로 들리겠고 어쩌면 내가 약아빠진 서울깍쟁이로 보일 테니 소크라테스가 그러라고 너한테 그런 의미심장한 명언을 지었겠냐고 뭐라 하겠지만 말이다. 깔건 까야지. 


마곡동은 특히 네모 상권 사이로 용적률 최대한 높이려고 있을 건 다 있게 하려고 아주 작정을 부린 최후의 결과물이 많다. 그로 인해 내부 상권에 들어서도 A, B 동으로 나뉘어 있으며 간혹 길 잃기 쉬운 아케이드 형식을 유지하고 있다. 내가 광장시장처럼 걸으면서 즐길거리 있으면 말을 말지. 그냥 네모 공간 위에 또 분리된 네모 상자 몇 개 안에서 또 나뉘고 한결같고 일관적이라 결국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재미가 없고 지루하다는 클리세를 몸소 체감하게 해 준다. 


또한 주변 상권 잘 보면 아파트에 연립주택, 공공임대주택, 신혼부부주택 등 화곡동 라인부터 시작해 마곡동까지 아주 남북 가릴 것 없이 80프로가 좨다 주택단지이다. 이는 베드타운의 시초임에서 분명한 건데 박정희 정권 때부터 강서구 김포공항 주변 상권을 조금 더 개선하겠답시고 노력한 결과라고 하지만 그런 건 역사적인 과정일 뿐이고 실질적으로 그냥 잠만 자는 그런 곳이 강서구에 널리고 널리었다. 불과 100보만 걷다 보면 나오는 빨간 연립주택의 연속성은 마치 연희동과 연남동 구도심을 보는 듯하다. 그럴싸해서 분명 여러 상권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게 정상인 범주인데 희한하게 마곡동 신도시 개발 이후로 발산역 ~ 마곡 라인은 어찌 좨다 유흥업소와 항공사, 여행사, 이벤트기획사의 술파티 아지트가 되었는지 모르겠다. 


지역적인 특성도 한몫한다. 당연히 2014년 이전에는 논밭이었고 그 이후 땅을 개관하고 사람이 거주하고 통행하는 도시계획법에 포함된 지역으로 구분되었으니 말이다. 허나 강서구민들이 스트레스 관리용으로 해소하고자 하는 그런 강서구가 점차 술만 마시고 토하는 현대인들의 공간이 되었음은 부정할 수 없다. 


일단 강서구 북부 마곡동과 발산동을 한꺼번에 묶어서 한 번에 까보자.

1. 비싸다. 땅값은 물론 LG 싸이언스 파크와 홈앤쇼핑이 들어선 이후로 기하급수적 직장인들의 아지트가 되었고 수요가 늘어나 당연히 땅값과 집값도 올라감은 덤이지만 어찌 주변 곳곳에 발만 뻗으면 결국 토쟁이와 약쟁이, 하루 벌어 살기 급급한 현대판 히피밖에 없더냐. 술값은 비싸게 올라가는 사장님들 마음 여전하지만 직장인들과 그러한 무지성아들이 점차 넘치고 흘러서 결국 마곡역 - 발산역은 강서구의 할렘가가 되었다.


2. 교통 체증은 물론 길바닥이 겁나 더럽다. 환경미화원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말 새벽 3 - 4시에는 언제나 토쟁이들과 무지성아들이 넘쳐난다. 그러니까 지자체에서 마곡동 인프라 발전 썼음에 결과는 상업적인 용도요, 강서구 시민의식은 밑바닥 친다는 의미로다.


3. 탕후루, 무인 아이스크림, 노래방, 술집, 경성주막, 술집 프랜차이즈 천국이다. 딱히 아이덴티티가 없어도 너무 없다. 기존 강서구에서 진행하고자 했던 골목 노포길은 사라진 지 오래였다. 결국 대중적 상업에 의해 독점된 결과이다.

여긴 그냥 뭐 강서구계의 라스베이거스라 불린다. 길 가다 침을 찍찍 뱉는 친구들에게 따릉이 한번 태우고 마곡나루 끝자락 궁산 자락에 모셔다 놓고 한강철교 바라보며 삶을 회고하게 해보고 싶다. 아니면 강서 05번 마을버스 한 바퀴 태우며 강서구의 매력을 느껴보라고 이야기해보고 싶지만 정말 없다고 자부하게 해주고 싶다. 이건 내 감성이 아니라 열에 여덟은 그렇게 느낄 판이다. 애초에 강서구 주민인 나도 마곡 - 발산 라인은 술과 데이트 용도의 골목이지 뭔가 딱히 생산적이고 기억에 남을 만한 문화적 공간이 아니라는 점이다.


4. 마곡나루역 근처 보타닉 공원만이 그저 강서구 정체성 베스트 3안에 꼽힐 정도였을까.

보타닉 공원 자주 가냐고요? 그걸 왜 나한테 묻습니까? 저도 잘 안 갑니다.

거기 간다고 하면 1년에 한 번 있는 허준축제나 마라톤 대회, 자전거 대회에 기갈나게 참여할 뿐이지 그다지 운동 코스로도 가지도 않는다. 그래서인지 주변에는 LED 네온사인 브릿지가 3개 정도 있어서 밤에 데이트 코스 뿜뿜하게 하여 관광객들 몰리게 하는 효과가 있다만 굳이 데이트를 여기서 한다고..? 난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 보타닉 공원 실내 식물관도 사실 많이 안 가는 추세인데, 그 이유는 입장료가 비싸지고 있다는 후기를 많이 봤기 때문이다. 가끔 실외 웨딩식을 날씨가 선선한 4 - 5월에 보타닉 공원에서 하곤 한다. 허나 그마저도 대관료를 지불받아야 공간 임대를 인정해 주는 희한한 법이 발동되어 신혼부부들이 애를 낳고도 여기서 데이트를 할지도 의문이라는 점이다. 정말 강서구는 신혼부부들의 천국이 맞나요?;


5. 그렇다고 강서구 북부에서 어딜 가려고 하면 그나마 마곡 라인이라 참 애석하다. 반대로 가양동 - 등촌동 라인은 마곡 - 발산 라인에 비해 괜찮다. 거기는 소소한 카페와 맛집들이 골목골목 사이에 있기 때문이다. 오래된 건축물이라 해봤자 20년 언저리 감개무량한 허늙은 페인트칠 2층 저옥을 리모델링하여 카페를 만들었고, 그 주변 라인은 대부분 망원동으로 이사 갈 예술인들의 임시 거주지이기도 하다. 오히려 발산 라인보다 좋은 점은 유동인구가 많이 없고 오히려 출퇴근러들이 자주 유동하는 동네이기 때문에 느닷없이 평소에는 사람 없고 적적한 느낌의 센치한 카페 안에서 티타임을 즐기기 편하기 때문이다. 직장인들은 오히려 마곡 라인에 가기 때문에 염창 - 등촌 라인의 저녁은 소소한 분식점 혹은 선술집 느낌의 이자카야, 그리고 주말에는 한낮의 카페라인이 그나마 정상적인 시야로 보인다. 


자 이제 강서구 남부에 대해 까보자. 그래봤자 화곡동 - 목동 - 까치산 라인이다. (신월동은 알잖아..?)


1. 잠만 자는 곳, 화곡동...?

화곡동 라인은 언제나 그렇지만 80프로가 좨다 베드타운이다. 마곡이랑 다를 바 없지만 마곡보다 50년 더 낙후된 그런 공간감이 많아 언제 쓰러지고 무너질지 모르는 건물들이 많다. 이로 인해 오히려 마곡의 스몰 사이징 계획을 지자체에서 구상하여 신형 오피스텔 외적으로 조금 더 사람답게 살기 위한 주택 단지를 오히려 밀집하게 만들었으면 하는 염원이 있다. 마곡이 과하면, 화곡은 덜하다. 그 말이다.


<신혼부부 최적의 입지, 화곡동!> 개지랄 =_=

웃긴 점은 최근 신혼공공주택단지 만든다고 예전 연립주택 부수고 다시 새로 지은 결과물이 종종 보이는데 공급이 있으면 뭐 하는가, 이미 화곡동 이미지는 잠만 자는 곳이며, 한때 강서구 PC방 살인사건으로 인해 동네 이미지가 떡락하는 수준을 넘나들어 시중 부동산 중개업자 말에 의하면 화곡동 역세권 그마저도 매매율이 30프로 언저리란다. 결국 신혼부부들도 싼 맛에 신림 못지않게 칼부림 현장 언제 얽힐지 모르는 강서구 미래 현장을 예측한답시고 쓰디쓴 목구멍에 구내염 도진 듯이 살아가야 한다는 의미이다. 신혼부부들이 정말 화곡동 공공주택단지 일대 화곡동이 안전하고 치안이 좋고 인프라가 완벽해서 머물까? 아니다. 결국 싸니까..


2. 이미지가 중요하지만 안 바꾸는 심보는 뭐야?

그렇다면 강서구청에서 뭘 하는지 알아야 하겠다. 매달 나오는 공공주택 계획법에 의거하면 결국 공문상 신혼부부들을 강서구에 짱 박히게 하여 우리 구민으로써 영원히 안락하게 부귀영화를 누리도록 해주겠단 말만 참 예쁘게 해 놓았던데 결국은 그건 탁상행정이고 결국 까보면 2년 의무거주 도입화를 언젠가 하여 상권 수요율 늘리기 위함이 아닐까. 이미 강서구민들은 알다시피 옛 강서구청 먹자골목은 망했고 대부분 자영업자 상인들은 저 멀리 망원동이나 가까운 목동 라인으로 갈아탔고, 그나마 더 가까운 마곡동에서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임대료 질펀나게 내주며 살고 계신다. 그렇다면 우리 지자체 형님들은 무얼 하신 겁니까? 그저 신혼부부들이 개똥만 처먹는 개돼지로 보는 겁니까 앙?! 


3. 까치산 - 신월동 라인이 한때 가로공원이라 해서 철탑들 겁나 이어져있던 그때를 살았던 분들 계시던가? 이게 말인가? 비록 10년 전에 없어졌지만 누구 구상으로 나온 것일까. 나 초딩 잼민이때 화곡초등학교 구릉지 넘어 볏골 공원 따라 쭈욱 가다 보면 이름 모를 철탑들이 정말 내 머리 위로 둥둥 떠다니는 듯한 추임새를 가졌던데 사실 그때 심정을 이야기하자면 굉장히 무서웠다. 이건 말로 형용하기 어려운데 지금도 만약 우리 동네 위로 철탑 라인이 부천까지 쭉 이어져있다 생각하면 지자체에 생명 위험을 담보로 한 컴플레인은 물론이고 흉물 설치물 폐기하라고 소리소문 자자하지 않았을까 한다. 한마디로 생각이 있었다면 그 신월동 위로 누가 감히 철탑을 이어 놨냐는 것인데 그때에는 그게 당연하다시피 살았던 시대라서 나도 코흘리개 찌질이로 컵볶이 먹으며 "우와 이 동네는 위에 무슨 철탑들이 많이 있네. 이러다 감전사당하겠어! 무서워!" 이 말만 무지성으로 내뱉었는지 나도 이제 이해가 되더라.


4. 까치산 일대에는 젊은 유튜버들과 예술인들이 많이 거주한다. 그래서 나름 떡상할 MZ 분위기 까치산이 아니냐고? 절대 아니다. 일단 생산 지향적이지 않은 무지성 유튜버 + 전혀 발전하지 않은 까치 고담 시티 은은한 환경 분위기 + 사회적 낙후됨 + 무지성아 양아치 소굴.. 때에 따라 그들은 자신들의 콘텐츠를 위해 결국 값싼 이 까치산역 라인 주거단지에 머무르게 되지만 콘텐츠를 할 때마다 수익이 안 나오면 항상 이런 말을 한다. "까치산 일대는 도저히 수익이 먹힐 맛집과 즐길거리가 없다. 그래서 떠난다. 노잼! ㅅㅂ"


음... 지들이 수익 안 나온걸 우리한테 어찌하란 거겠지만,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아니 애초에 다르다고 생각해 보았는데 나도 한때 까치산 한 달 동안 놀러 가고 다 해봤지만 여긴 진짜 강한 자들만 살아남는 제2의 강서구 할렘가 같더라. 


[강서구 할렘가 3개]

1. 마곡 - 발산 라인 (악의 소굴)

2. 까치산역 일대 (호랑이 소굴)

3. 화곡역 (성지고 일대, 끝남..)


그렇다. 내가 쪽팔리지만 이렇게 해야 강서구청 지자체 주무관이나 공무원들 중 한 분이라도 보고 그래도 생각이 있으면 상사한테 이야기하겠지? 란 나만의 착각은 버려두자고. 그래도 한 번은 보게끔 할터이니 정말 심각한 수준을 넘어서서 노잼이 된 이유에 대해 악랄하게 썼지만 그나마 내 뇌피셜로 돌려서 간접적으로 필력 했음에 양해부탁드립니다. 강서구청 직원님들 제발 한 분이라도 봐주시면 감사드립니다. 내가 고소 먹을 이유가 있나? 있는 사실 내 자유와 권리대로 적었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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