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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용현 Feb 14. 2018

사례#1 뭔가 새로운 것을 해보고 싶습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지루하신 분들께 

저는 삼성전자에서 20년간 다닌 후에 스스로 회사를 나와, 1인 지식기업 <자기설계연구소>를 설립했습니다. 또한, 방황하는 직장인을 위한 인생설계도를 담아 2017년에 출간한 <반퇴시대 나침반>의 저자입니다. 이 책이 제 경험을 바탕으로 미래가 불안한 직장인에게 생애설계도를 제시했다면, 다음 책은 실제 직장인들의 고민상담 사례를 모아서, 보다 다양하고 많은 방법들을 보여 드리고 싶습니다.


그 방법의 하나로 <내일상담> 프로젝트를 재능기부 형태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내일상담>은  <내가 하고 싶은 / 일을 찾는 / 상상력 / 담금질>을 뜻하는 직장인 고민 상담 프로젝트입니다. 미래를 뜻하는 '내일'과 '나의 일'을 뜻하는 '내 일'의 의미를 모두 담고 있습니다. 그럼, 그 고민 상담의 얘기를 시작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첫 번째로 상담한 분은 통관 업무를 담당하는 관세법인 회사에 근무하는 30대 후반의 직장 10년 차 남성분이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에는 국문과나 사학과를 가는 게 꿈이었는데, 무역학과를 졸업하고 통관과 관련된 회사에서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현재 직급은 과장이지만,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갖고 계셨는데요.


조선 업계와 같은 철옹성 회사가 무너지는 것도 보았고, 무엇보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순수하게 자신의 스킬을 바탕으로 한 게 아니라, 조직의 프로세스를 활용하는 것이 마음에 걸렸답니다. 이대로 계속 회사를 다니다 그냥 나오면 안 된다는 위기감을 느꼈다고 하네요. 그래서, 작년 회사에 퇴직을 하겠다고 통보했는데, 반려를 하면서 휴직을 권장했다고 합니다. 


본인은 아니라고 하는데, 제가 봐도 능력자의 포스가 느껴집니다. 그러나, 결국 휴직 7개월 만에 복직을 하게 되는데요, 휴직 후 바로 4개월간 빅데이터 분석과 관련된 교육 과정을 들었다고 합니다. 휴직 전부터 이 분야에 관심이 높았다고 해요. 그렇지만, 교육을 받고 느낀 점은 이 분야의 지식과 기술이 단기간에 결코 습득될 수 없다는 벽을 실감했답니다.



수료 후에도 입과자들과 스터디 프로젝트도 해 봤지만, 실제 현장의 데이터가 필요하고 회사에 제안한 새로운 분석업무도 받아들여져서 복직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새로운 업무의 범위는 한계가 있었고, 그가 회사에 기여하는 성과도 예전에 하던 일에서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촉박한 납기에 쫓기는 스트레스와 365일 24시간 진행되는 통관 업무의 특성도 많이 힘들다고 합니다.


무엇보다도 회사의 일이 창의적이지 않다는 게 가장 큰 불만이었습니다. 그가 가장 잘하는 일에서 매력을 느끼지 못한 거죠. 그는 팀장으로서 업무적으로 회사 대표에게 두터운 신임을 받는 듯했는데, 그의 팀이 맡은 고객별 특성에 맞게 맞춤형으로 매니지먼트를 제공하는 것을 잘한다고 했습니다. 그 대목에 흥미가 있어, 조금 더 말씀을 나눴는데요. 결론적으로 그는 무언가 처음으로 체계나 프로세스 잡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현재 다른 부서에서도 업무를 해보는 게 어떠냐는 제안도 있다는군요.  


그런 의미에서 제가 한 가지 질문을 드려봤습니다. 만약, 인생의 어딘가 원점으로 되돌릴 수 있다면 무슨 일을 하고 싶은지? 공연, 음악, 뮤지컬 배우 등 다양한 얘기가 나왔는데, 어떤 시스템이나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창의적인 일들에 관심이 높았습니다. 지금까지의 회사 일에서도 그런 경험을 살려 성과를 인정받았던 일들에 대한 자부심도 있었고요.



하지만, 이미 30대 초중반에 자기탐색에 눈을 돌려 '내가 뭘 좋아하지?'에 대하여 오랫동안 고민했지만 답을 찾을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뭔가 체계적인 방법에 따른 탐색이 필요했는데요. 제가 제안한 방법은 지금까지 해 온 일들을 바탕으로 이력서를 써보라는 것이었습니다. 많은 직장인 분들이 새로운 일을 하고자 할 때 지난 일들을 모두 버리려고 합니다. 왠지 자신이 그 일을 억지로 해 온 것 같고, 잘 해내지 못했다는 생각 때문이지요.


누구나 지나온 그때에 알게 모르게 자신의 강점이 발휘된 일들이 있었을 겁니다. 그걸 스스로 객관적인 시각에서 살펴보는 거죠. 게다가 이력서는 원래 자기가 잘 한 일들을 쓰는 거잖아요? 매년 한 줄씩의 이력을 적다 보면 왜 그걸 쓰게 되었는지, 그때 어떤 강점으로 어떤 성과를 냈는지 돌아볼 수 있습니다.


이 분은 부부의 금슬도 남다른데요. 아내의 피드백도 귀담아듣는 편인데, 평소에 자신의 너무 낙관적인 사고에 대하여 오너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라는 얘기를 한다고 합니다. 멋진 배우자가 아닐 수 없습니다. 때로는 가족이 훌륭한 조언자가 될 수 있습니다. 배우자의 말대로 CEO의 시각에서 보면, 그동안 보이지 않던 일들이 보이게 됩니다. 새로운 기획이나 제안이 떠오르게 되죠. 그것을 지금의 일에 접목시켜 보는 연습을 해보라고 했습니다. 아울러 현재 직책이 팀장이니만큼 팀원들과 협업해서 만들 수 있는 일이면 더욱 좋겠죠.



이 분은 성격이나 기질로 보아 새로운 일에서 재미와 의미를 찾는 분으로 보입니다. 혹시 이 회사를 떠나 다른 일을 한다고 해도, 언젠가는 그 일에서 또 싫증을 느낄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굳이 조직을 나오지 않고, 그 속에서 새로운 일을 시도해 보는 것도 좋겠죠. 그래서, 그 새롭게 하는 일들이 언젠가는 이 조직의 범위를 넘어설 때, 그때 나와도 늦지 않을 겁니다.


이력서와 함께 자신의 인생성장 곡선도 그려보라고 조언을 드렸는데, 당장 가서 해보고 싶다고 어린아이처럼 호기심을 짓던 그 표정이 기억납니다. 다시 새롭게 시작하는 올해에 그가 새로운 시도를 더욱 많이 해보기를 응원합니다. :)




이 글을 읽어보시고, 나도 상담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는 분은 아래 프롤로그 공지 글을 참조해 주세요.

공지 링크 : 프롤로그 - 내일상담을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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