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 해도 잘 버텼다.
안녕하세요. 2023년 마지막 날, 연말결산을 들고 찾아온 쭈니누나입니다.
오늘의 글은 한 카톡 메시지로부터 시작되었는데요. ʕ•̫͡•ʔ♬✧
올해 동생과 보낸 기억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무엇인지 물었어요!
사실 가족여행을 유일하게 못 간 해라.. 서로 소재가 겹칠까 걱정이 많았는데요.(결국 하나 겹침...ㅠㅠ)
"내가 이거 하니까 쓰지 마!"라는 말 한마디에 웃으며 보내는 연말이 되어.. 그것만으로 참 행복했네요 :)
지금부터 하나씩 소개해드릴게요!
[아빠]의 기억
다사다난했던 23년의 끝의 2주가 채 안 남은 12월의 하순으로 접어들면서 우리 집에 먹구름이 드리웠다. 누가 먼저인지는 알 수 없으나 큰아들과 딸, 심지어 우리 집 최고의 책임자이자 사령관인 아내마저도 차례대로 A형 독감에 걸리고 말았다. 실로 아픈 막내 쭈니가 큰 걱정이었다. 응급실로 또 119 타고 가야 되는 것 아닌지 겁이 덜컥 났다.
걱정과는 달리 결과는 해피엔딩이다. 온 가족이 똘똘 뭉쳐 정성으로 쭈니를 위해 필요한 일들을 마다하지 않고 최선을 다한 덕분에 지금 쭈니는 엄마 품에서 "독감 정도는 이겨낼 수 있다"는 듯 환한 살인미소를 날리고 있다. 부쩍 더 어른스러워진 쭈니가 참 대견하다.
"울아들 아빠가 많이 많이 사랑해. 파이팅!"
-> 아빠의 픽은 독감 사건! 가장 최근에 있었던 일이라 그런지 이걸 뽑아주셨네요. 엄마와 저는 타미플루도 받아먹고 일주일간 끙끙 앓았는데, 의외로 쭈니는 독감약 없이 잘 견뎌주었답니다 ㅎㅎ 실컷 아프고 나서 환한 미소를 날리는 쭈니, 얼마나 예쁘게요~ (๑˃̵ᴗ˂̵๑)♡
[엄마]의 기억
올해 4월부터 몇 년 만에 다시 재활치료(물리치료)를 시작하게 되었다. 2019년 겨울부터 갑자기 시작된 폐렴 투병으로 경기를 반복하면서 4회에 걸쳐 중환자실을 들락거리고 생사를 오가던 쭈니였기에 재활치료도 중단했었다. 또 공교롭게 코로나도 겹쳐서 다시는 재활치료가 어려울 거라 생각했었다. 세브란스 재활치료는 대기환자가 아주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감사하게도 접수 두 달 만에 순번이 되어 쭈니의 집중 물리치료가 이루어졌다.
30분의 치료가 오롯이 척추측만이 심한 쭈니의 맞춤 재활로 이루어졌는데, 치료를 할 때마다 쭈니가 얼마나 온몸을 긴장하고 있는지 실제 치료보다 자기 스스로의 긴장도 때문에 집에 오면 끙끙 앓으며 사나흘은 힘들어했다.
그래도 나는 좋았다. 잠시라도 고정 외출이 생겨서 고교 졸업 후 잘 나가지 못했던 쭈니가 바깥세상을 구경하게 되었고, 또 무엇보다 그사이에 컸다고 자기 힘듦을 표현하는 앓는 소리도 나는 행복했다. 지금도 여전히 치료를 다녀오면 힘들어하지만, 그래도 올해 쭈니에게 온 최고의 좋은 소식이며 또한 공식 나들이로 아빠, 엄마, 이모와 함께하는 즐거운 행사가 되었다.
-> 엄마의 픽은 재활치료 재개! 저도 재활치료에 동행한 적이 있었는데, 30분 동안 쉬지 않고 쭈니를 주무르고, 돌리고, 가만히 두질 않으시더라구요. 긴장을 풀고 있으면 좋을 텐데, 자기한테 나쁜 걸 하는 줄 아는지 긴장을 안 풀던 쭈니였습니다. (٥ ҇― ҇)՞ ՞ ՞
[오빠]의 기억
때는 2023년 12월 중순이었습니다. 저는 첫 입봉 무대를 마치고 이제 2023년을 잘 보내줘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집에 돌아왔습니다. 근데 그다음 날부터 제가 아프기 시작하더니 차례로 어머니, 여동생, 쭈니 순서로 아프기 시작했습니다. 맞습니다. 제가 독감에 걸려서 우리 가족 중 대부분을 아프게 한 것입니다. 저는 어머니와 여동생을 도와 밤낮으로 쭈니를 돌봤습니다. 열이 내릴 듯 안 내릴 듯 아팠던 쭈니는 가족들과 저의 간호로 인해 회복될 수 있었습니다. 건강이 제일 중요하다는 교훈이 담긴 연말이 되었습니다.
-> 은근슬쩍 입봉 자랑을 하는 오빠의 픽도 독감 사건! 임팩트가 세긴 셌나 봅니다..ㅎㅎ 특히 이번 독감 때는 오빠 스케줄이 널널해서 저희를 많이 도와줬는데요. 저랑 같이 병원도 가주고, 동생 손수건 물도 계속 갈아주고..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오빠 땡큐~ (ᴗ̤ .̮ ᴗ̤ )₎₎ᵗᑋᵃᐢᵏ ᵞᵒᵘෆ
[나]의 기억
올해 초, 설날에 있었던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아빠를 제외한 우리 가족은 호텔로 피신했다. 쭈니를 데리고 호텔에 머무르는 건 처음이지만, 엄마가 집에 못 있겠다고 해서 급히 예약해 집을 떠났다. 과감한 결정인 만큼 시설은 좋았으나 동생이 지내기엔 영 좋지 않았다.
외풍이 심해 바닥이 추웠고, 호텔 이불은 너무 무거웠으며 가구도 무거워 마음대로 옮기기가 힘들었다. 매일 찾아오는 클리닝 서비스도 밤낮이 바뀐 우리에겐 잠을 깨우는 소리가 되었다. 이래저래 마음도 몸도 아주 편하진 않았지만 쭈니가 잘 있어줬다.
엄마랑 같이 사건에 대해 얘기하며 속을 달래고 마음을 정리하는 동안 쭈니가 잘 지내줘서 고마울 따름이다. 그때를 기점으로 우리 가족은 더 똘똘 뭉칠 수 있었다. 갑자기 공간이 바뀌어 당황했을 텐데도 잘 따라와 준 쭈니야 고마워! 이번 설엔 따듯하게 집에서 보내자 (-‿◦☀)
여러분 잘 보셨나요? 한 해를 돌아보는데 쭈니와 함께한 기억이 생각보다 없는 것 같아 많이 미안했네요ㅠㅠ
올해는 일이 이리저리 꼬여 가족여행도 못 간 해가 되었는데요.. 내년에 빨리 다녀올 생각입니다!
어쨌든 1년 잘~ 버텼습니다. 아파서 응급실 간 일 없으니 올해는 성공했네요ㅎㅎ
여러분도 가족과 함께 따스한 새해 보내시길 기원합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 ᵔ ᵕ 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