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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자라 Feb 04. 2024

디올폰트를 아시나요?

유니버설디자인과 디올연구소

*

유니버설디자인이란,
연령, 성별, 장애의 유무 등에 관계없이 누구나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디자인을 말합니다.


디올연구소는 유니버설디자인 기업입니다.

'디올'은 'Design for All'의 줄임말이고요.


소아마비를 앓았던 멀티미디어 디자이너 이종근 님은 2016년에 디올연구소를 만들었습니다.

장애와 노안 때문에 기존 디자인이 불편한 사람들을 위해 여러 상품을 만드는 기업이죠.

그중 제가 오늘 소개할 것이 바로 디올폰트예요.


저번 글에서 시각에 대해 얘기했었죠.

제 동생은 시각 장애가 있고, 저는 그런 동생에게 설명해 준다 생각하고 점자 도서 입력 봉사를 했다고요.

시각이란 감각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비시각 장애인은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 봤어요.


그 후 일주일이 지나는 동안 이미 그런 일을 하고 계신 이종근 대표님의 인터뷰를 보게 된 거예요.

소식을 듣자마자 어떻게 생겼는지가 너무 궁금하더라고요.

디올 폰트는 기존 폰트와 어떻게 다른 걸까요?


디올연구소 홈페이지 캡처

사진의 윗글에 적용된 것이 디올폰트, 아래가 일반폰트예요. 일부러 작은 글씨를 가져와봤는데요.

같은 글자 크기, 자간, 장평이지만 묘한 차이가 느껴지시나요?

일단 제 눈에는 디올폰트가 더 두껍고, 글씨가 더 커 보이고, 멀리 떨어져 읽어도 더 잘 보여요.

여러분이 보시기엔 어떠신가요?


보통 서체 개발에 5개월이 걸린다면, 디올폰트는 1년이나 걸렸다고 합니다.

글자가 뭉쳐 보이거나 흐릿해 보이는 현상을 막고, 식품 성분표나 설명서 같이 작은 글씨가 빽빽하게 들어차 있어도 잘 보일 수 있도록 신경 쓰느라고요. 다섯 번걸쳐 사용성 평가도 받았고요.


그렇게 만들어진 디올폰트는 70여 곳의 기업에 팔렸다고 합니다.

이전에도 유니버설디자인 폰트가 개발되긴 했지만, 이렇게 상용화된 건 처음이라고 해요.


*

기사에서 눈여겨본 부분이 또 있었어요.

제가 저번에 '망한 장애인 화장실' 관련 글도 올렸었죠?

그때 꽤 황당한 장애인 시설이 많아 놀랐다는 이야기를 했었는데요.

놀랍게도 건축 분야는 유니버설 디자인이 꽤 발전된 분야였다고 합니다.


"[한글날] '시각 차별'하지 맙시다", 한겨레21, 2020.10.09


"발전된 분야가 그렇다고요?" 질문하고 싶어지기도 했고,

글꼴 분야는 그보다 더 관심 받지 못했다는 걸 생각하니 너무 무관심했나 반성도 하게 되었어요.


이종근 대표님께서는 운전면허 시험장에 갔다가 장애의 벽을 처음 마주하셨다고 하는데요.

그곳에 여러 장애인들이 모였는데, 직업이 있는 사람이 단 두 명뿐이었다고 해요.

그만큼 장애인이 일자리를 얻기가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자신이 특별한 케이스임을 알았대요.

그때 장애인을 위한 일을 나중에 꼭 해야겠다고 생각하셨답니다.




디올연구소의 이야기, 어떠셨나요?


저도 이종근 대표님처럼 '장애인을 위한 일을 해보고 싶다' 생각하긴 하는데요.

그걸 이루는 것은 또 다른 차원의 얘기잖아요. 대표님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디올폰트는 노안을 겪을 우리 모두를 위한 폰트이며, 꼭 시력 저하를 경험하지 않더라도 가독성을 높여준다는 점에서 편리함을 주는 폰트예요. 장애와 노안은 우리에게 멀리 떨어진 존재가 아니랍니다.

관련 내용을 담은 인터뷰 답변 남기면서, 오늘 글 마칠게요.


"[한글날] '시각 차별'하지 맙시다", 한겨레21, 2020.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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