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왜 포장지가 똑같아요?
"야 엄마가 산타였어!!"
드디어 올 것이 오고 말았다.
쌍둥이 아들 녀석들에게 산타가 엄마라는 사실을 들키고 말았다.
10년 동안 고이 간직해온 비밀이었는데 이렇게 허무하게 무너지다니...
원인은 포장지 때문이었다.
얼마 전 둘째가 학교에 마니또 선물을 가져가야 한다고 포장지를 달라고 했다.
난 아무 생각 없이 포장지를 꺼내주었다.
그런데 포장지를 빤히 보던 둘째가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작년 크리스마스 때 받는 선물 포장지와 같다는 것을 용케 기억해 냈다. 그리고는 의심의 눈초리로 나를 떠보며 이야기했다.
"엄마, 이 포장지 작년에 산타할아버지가 주신 선물포장지랑 똑같은 것 같은데~?"
순간 머리가 하얘지고 내가 큰 실수를 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동공지진이 왔다.
'뭐라고 둘러대지? 그냥 커밍아웃할까?'
그 짧은 시간 머리에 오만가지 생각이 났다.
그러다 갑자기 웃음이 터져버렸다.
"하하하하하...."
깔깔거리고 웃는 내 모습을 본 후 둘째는 확신에 찬 목소리로 쌍둥이형을 불렀다.
"야... 엄마였어... 엄마가 산타야... 엄마.. 맞지? 엄마지?"
첫째도 나에게 조르르 달려와 물었다.
"진짜야? 엄마가 산타야?"
비슷한 포장지는 많다고 변명을 해보았지만 이미 아이들은 확신에 차 있었다.
"그래 엄마다... 우헤헤헤헤..."
고백을 하고 나서 아이들 표정을 가만히 살펴보니 조금 서운해 보이기도 했다.
이제 산타할아버지가 없다는 사실이 슬픈 걸까? 그동안 속았다는 사실이 분한 걸까?
잘 모르겠다...
어느새 커버린 아이들을 보니 나도 왠지 코끗이 찡해진다.
"얘들아... 친구들에게는 절대 이야기하지 말자 ~ 알았지?"
꼭꼭 약속을 했건만 첫째 아이가 친구에게 쪽지를 써서 보냈다.
' oo 아! 놀라지 마... 산타할아버지가 네 엄마야! 이건 네 엄마한테 절대 보여주지 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