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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올제 Oct 27. 2024

넘늘이와 함께 한 ‘Il Mondo’ 02

“걱정 마 ~ 다 잘될 거야”

내 친구의 닉네임 ‘넘늘이’의 뜻은 순수한 우리말로 ‘점잔을 지키면서도 말이나 행동을 흥취 있게 하여 즐겁게 하는 일’이란 뜻이다.


올제는 나의 닉네임으로 오늘의 바로 다음 날, 즉 '내일'을 뜻하는 순우리말이다.      


나는 개인 사정으로 그리고 넘늘이는 불가항력적인 뇌경색 후유증으로 조금 일찍 퇴직한 두 사람은 매주 수요일 만나 약 1년간 가까운 곳에 여행을 다녔다.


<토지박물관 대학에서 왼손?으로 필기하기 >


토지 박물관대학에서 하는 강의는 퇴직자들의 건전하고 건강한 놀이터라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우리는 같이 등록하여 수강하러 다녔다. 평생 배우고 가르치는 일을 하면서 살아온 우리 두 사람에게 박물관대학의 강의는 슬기로운 퇴직 생활 중 하나였다. 그러나 뇌경색증상으로 오른팔과 손을 쓰지 못하는 넘늘이는 왼손으로 필기도 하고 답사 여행에도 다소 불편한 오른쪽 다리로 그럭저럭 잘 적응하면서 다녔다.


10차시의 강의가 끝나면 수강 후기를 적는 코너가 있다. ‘빅뱅에서 당신까지’라는 주제로 우주의 생성과 인류의 역사 강의를 듣고 나와 넘늘이는 수강 후기를 작성하였다. 넘늘이는 강의가 아주 인상적이었는지 왼손으로 한 글자 한 글자 자판을 두드리면서 약 4시간에 걸쳐 A4 용지 반바닥의 분량으로 후기를 완성하여 올렸다고  한다. 대단한 정성이다. 이런 마음가짐으로 강의에 임하는 제자가 있다면 교수와 강사는 얼마나 강의 준비가 신나고 즐거울 것인가? 학교 현장도 이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자신이 처한 현실을 비관하면서 신세 한탄만 한다면 금방 우울증이 올 것 같은데 내 친구 넘늘이는 슬기롭게 잘 극복하는 중이다.


< 지역민을 위한 토지박물관 대학의 강의는 무척 만족도가 높아 수강을 위한 경쟁률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  



 < 해양 공원에서 상황극 해보기 >


우리 속담에 이런 말이 있다. “구슬이 세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아무리 좋은 여행계획을 한다고 하더라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여행지의 장소를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다. 상황극과 시 낭송만큼 적절한 것은 없다. 여행지가 우리를 위한 무대 세트장이 되는 것이다. 대갓집 고가(古家)가 그러하고 영화세트장이 그러하다. 천년 사찰에서는 시 낭송이 제격이다.

재벌 집 막내아들 진양준 회장님과 진도준 손자의 재미있는 대본을 상황극으로 만들어 연기해 보았다. 드라마 세트장에 왔으니 당연히 드라마 한 편 찍고 가야지...


우리의 상황극 놀이장면을 지켜보던 문화해설사님이 한 말씀하신다.


"이 세트장의 대여료는 80만 원입니다."  "멋진 촬영을 하셨으니 세트장 대여료를 내고 가셔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나는 이렇게 응대한다.

"당연히 80만 원 내어야죠. 이 장면이 TV에 방송되면 대여료 내러 오겠습니다."     



< 나주와 신안 1박 2일 여행 >


1년 중 1박 2일 여행을 다녀온 것은 딱 한 번이다. 그래서 기억이 더 남는다. 나주와 신안에는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볼거리가 다양하고 많다. 우리의 일정은 먼저 광주의 도립미술관에서 시작하였다. 이건희 컬렉션과 산림자원연구원, 나주향교, 카페 3917, 나주 객사 금성관, 나주목사내아, 1004 섬 분재공원, 무한의 다리, 죽설헌으로 다녀왔다.      

나주는 예전부터 전라도의 중심지였다. 전주와 나주를 합쳐서 전라도라 호칭하였고 경주와 상주를 합쳐서 경상도라 호칭할 만큼 전라도의 대표적인 도시였다고 한다. 나주향교에는 아버지의 해방일지 상황극을 해보았고, 분재공원에게서는 시 낭송으로 의미 있는 시간을 보냈다. 특히 죽설헌은 대중에게는 개방하지 않는 비밀의 정원이었는데 개인적으로 부탁을 드려 나주에서 잊을 수 없는 멋진 경험을 하고 왔다.     

 

죽설헌은 나주 출신 박태후 동양화가의 개인 정원이다.

전라남도 나주시 금천면에서 1만 3,000평에 이르는 거대한 정원을 가꿔온 예술가 박태후는 는 인공적 요소를 최소화하고 자연의 섭리에 따라 조성된 곳으로, 박 화백이 호남원예고 재학시절부터 40년 동안 직접 씨를 뿌리며 혼자 일궈낸 정원이다.      


어떤 정원보다 더 한국적이고 자연 친화적이다.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은 기왓장으로 이루어진 담장이었다. 그리고 버드나무로 어우러진 작은 늪지 공원에서 수많은 새가 지저귀고 있었다. 여름이면 질경이로 잔디마당을 이루어 기와 담장과 멋진 조화를 이루어 세상 어디에도 볼 수 없는 자연 친화적인 정원이다. 박태후 작가는 이 공원을 나주에서 기증하고 싶다고 했다.       

< 광주 도립미술관, 마중 3917 카페, 나주목사 내아, 죽설헌의 수양버들 정원 >

        

< 합천 신소양 공원에서 감동의 영상 메시지 >

"걱정 마~ 다 잘될 거야"


핑크뮬리가 가득한 새로운 인스타 핫플레이스 합천 신소양 공원에 갔다. 중년의 남자 두 명이 핑크뮬리 공원을 찾는 경우는 거의 없을 것 같다. 솔직히 좀 어색하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는 만날 때마다 동심으로 돌아가자고 얘기하곤 했다.


이곳에서 미션은 사랑하는 가족에서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정해서 동영상으로 찍어 그 가족에게 휴대폰으로 보내는 것이었다. 사전언급이 없이 즉석에서 실시하는 동영상 촬영 미션을 완벽하게 수행해 내어 잔잔한 감동이 밀려온다. 솔직하게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는 일은 큰 용기가 필요하며 행동으로 옮기기 쉽지 않다.

      

불편한 몸이지만 언제나 자신만만하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오히려 나를 부끄럽게 할 때가 있다.

아내에게 보내는 감동적인 메시지...     


우리가 늘 하는 세상의 걱정은 두 가지가 있다고 한다.

한 가지의 걱정은 그다지 대단한 것이 아니어서 자연스럽게 소멸하는 걱정이고,

다른 한 가지 걱정은 우리의 힘으로는 어떻게 바꾸거나 해결할 수 없는 걱정이다.

문제는

걱정했던 일이 실제로 일어날 가능성이 희박한데도, 그렇게 될 것이라 믿기 때문에 생기는 불안이다. 비행기 타는 게 걱정될 수는 있지만, 자신이 탄 비행기가 난기류를 만나 추락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불안해지는 것이다. 발생 가능성은 무지하게 낮고, 자기 힘으로 막을 수 없는 일이라면 ‘그냥 운명에 맡기자! 하늘의 뜻에 따르자!’라고 마음을 고쳐먹어야 한다.     



<인간이란 무엇일까? 인생이란 무엇일까?>     


AI에게 물어본다. 인간은 유기체인가요?

AI가 명확하게 답한다.

인간은 유기체이다. 유기체는 탄소를 주된 구성 요소로 포함하는 유기 화합물을 포함하는 생물이다. 유기 화합물은 탄소(C), 수소(H), 산소(O), 질소(N), 황(S) 등이 주로 포함된 화합물이다. 이러한 원소들은 유기 생물체의 구성물인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 등에서 찾을 수 있다.     

간단히 말해서, 유기체는 탄소를 중심으로 복잡한 유기 화합물을 구성하는 모든 생물체를 나타낸다. 인간 또한 이 원리에 따라 유기체로 분류된다.      


아버지와 어머니의 만남으로 그들의 신체에서 나라는 유기체가 만들어지고, 그 유기체로 살아오면서 나의 정신이 만들어졌다. 결국 나란 존재는 정신만 나의 것이지 몸은 아버지 어머니가 만든 유기체이다. 온전히 나의 것이란 나의 정신이다.     


인생이란 걱정에 사로잡혀 걱정을 불안으로 키우지 말고, 두려워하지 말고 세상을 열심히 사랑하는 사람이 진정한 주인이다. 몸의 주인보다는 정신의 주인이 진정한 주인이다.


언제나 웃음을 잃지 않고 힘든 내색을 하지 않는 넘늘이는 진정한 인생을 잘 알고 있는 것이다.


내 친구의 멋진 인생을 항상 응원할게~~  오늘도 화이팅



P.S. : 사진설명 _나주 금성관에서 은행단풍잎으로 자신의 마음 표현해 보기 활동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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