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룸에서 키울 수 있을까? 2. 로즈마리

빛없어? 죽을게~ 바람 안 불어? 죽을게~

1. 로즈마리

식물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그 이름 한번쯤은 들어봤을 그 이름, 로즈마리다. 이번 글에서는 이 흔하디 흔하지만 누구 하나 쉽게 키우고 있지 않은 "로즈마리"를 소개해보도록 하겠다.

로즈마리는 귀엽고 오밀조밀한 잎, 근처만 가도 느껴지는 진하고 상쾌한 허브향이 일품이다.

비단 관엽 식물로 기른다기보다는 향을 직접 맡거나 식재료로 사용하기 위해서도 기르기도 한다.

잎을 감상해도 좋고, 향을 즐겨도 좋고, 심지어는 그 잎을 요리에도 활용할 수 있는 팔색조 같은 식물이라 할 수 있겠다.

필자가 기르고 있는 로즈마리

그런데 로즈마리는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하고 흔한 이름과는 상반되게, 지랄초 (이래도 죽고, 저래도 죽는 식물들을 재미로 이렇게 부르기도 한다.)라고 불릴 정도로 많은 식집사들 사이에서 악명이 자자한 편이다.

로즈마리가 말을 할 수 있다면... 사람과의 대화는 이런 식이겠다.

빛이 부족해? 죽을게~
물 안 줘? 죽을게~

바람 안 불어? 죽을게~

흙이 알칼리성이야? 죽을게~

영하로 내려간다고? 죽을게~

 

특히나 어느 정도 성장한 로즈마리가 아닌, 유묘 수준의 작은 로즈마리는 개복치처럼 죽어버린다.

이는 로즈마리의 고향을 살펴보면 이해할 수 있다. 관련 정보는 이렇다.

학명 : Salvia rosmarinus

분류 : 꿀풀과

출신지 : 지중해 연안 / 캅카스 지방 (이탈리아, 스페인, 그리스 / 흑해와 카스피해 사이)

적정 기후 : 겨울에도 영하까지 내려가지 않는 온도, 뜨거운 태양(...)과 바닷바람

토양 : 블루베리 흙(산성 토양)을 쓰면 좋다.

독성 : 있음.

자, 상상해 보자. 지중해 연안이라는 것은 여름엔 고온건조하고, 겨울에는 영하로 내려가지 않는 온난하고 습윤한 기후 출신이라는 뜻이다.

지중해 국가인 그리스, 이탈리아, 스페인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가?

그리스 산토리니 섬 (출처 : 에듀넷)

아마도 위 사진처럼 뜨거운 태양빛과 강한 바닷바람을 상상하게 될 것이다. 이런 환경과 비슷한 환경이 우리나라에도 있다! 그건 바로 제주도다.

제주도 길거리에 심겨있는 로즈마리 (출처 : 제주일보)

실제로 제주도에 가보면, 그냥 길거리에 로즈마리 군락이 있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제주도의 태양과 바람이 로즈마리에게 적합하고, 겨울에도 따뜻한 온도가 로즈마리가 우리나라의 추운 겨울까지 버티게 해주는 것이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로 보았을 때, 영상의 온도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 빼고는 실내인 원룸에서 키우기엔 매우 부적합하다.

이들이 원하는 강력한 태양빛과 바닷바람을 실내에서 구현하기는 정말 어렵기 때문이다.

원룸에서, 그것도 식물등도 없는 원룸에서 키울 생각이라면 필자는 뜯어말리고 싶다.

놀랍게도 하루 12시간 내내 식물등 및에 있었던 필자의 로즈마리. 잎을 돌돌 말며 "빛이 부족하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본인이 허브향을 좋아하고, 고기를 자주 구워 먹는다면 로즈마리를 위해서 식물등 하나쯤은 구비해서 키워보는 것도 좋겠다.

적당한 환경만 구비해 준다면, 로즈마리가 당신에게 팔색조 같은 매력을 보여줄 테니까.

[원룸에서 키울 수 있을까?]

•까탈스러움 ⭐️⭐️⭐️⭐️⭐️ : 식물등이 있어도 빛이 부족하다고 징징댄다. 본인의 원룸에 햇빛과 바람이 야외 수준으로 강력하다면 큰 걱정 없이 키울 수 있다.

•성장속도 ⭐️⭐️⭐️⭐️⭐️ : 언제나 그렇듯 상황이 맞으면 잘 자란다. 식용으로 가끔 떼먹어도 별로 티가 안나는 걸 보면 성장속도는 빠르다.

•공간차지 ⭐️⭐️ : 빛이 없어 웃자라면 여기저기로 가지를 뻗긴 하나 공간차지는 적은 편.

빛이 없으면 시든다. 강력한 빛이 있어야 적당히 산다. 로즈마리가 흔들거릴 정도로 바람이 불어야 적당히 산다. 물이 한 번이라도 마르면 죽는다. 강력한 빛과 강력한 바람이 없는 상태에서 흙이 계속 축축하면 죽는다. 하지만 매력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