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심란한 일이 있으면 다 제쳐두고 통도사로 떠난다.
나란 인간은.. 쓸데없는 걱정, 과다한 생각에 매여있을 때가 많다. 물론 이런 게 나의 특성임을 인지하고, 곧 타인과 다를 수 있음을 인지하고나니 굳이 그런 많고 많은 생각들에 아등바등할 필요는 없다는 것을 어렴풋이 알아가고 있다.
이전에는 통도사 안쪽까지 차를 타고 들어갔는데 요즈음은 정문 주차장에 대고 '무풍한송로'길을 걸어서 올라갔다 걸어 내려온다. 사진으로는 다 담지 못하는 많은 운치가 있는 곳이다. 매번 사진을 찍지만 사진이 실제를 다 담지는 못하더라. 특히, 심란할 때 힘들 때 이곳을 홀로 찾았는데
오늘은 친구 한 명과 동행할 예정이다.
이 친구도 나만큼이나 마음이 여리고 외로움을 많이 타는 것 같다. 그래도 아직 안지 몇 개월밖에 되지 않아 친구의 심정을 내가 오롯이 읽을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
원래 셋이 친했는데 둘이 틀어지면서 가운데 있던 나만 둘을 각자 따로 볼 수 있게 된 처지이다.
뭐, 그래서 내가 당사자들만큼 힘들지는 않다.
그리고 공감이나 위로는 잘하지도 못할뿐더러 웬만해서는 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저 내가 그들에게 할 수 있는 최선은,
각자가 마음이 힘들 때 곁에 있어주기?
그 정도만이 나도 편하고 상대도 편하게 느껴주길 바라는, 내 가 중간에 섰을 때 자주 취하는 태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