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 뜨는 순간

여긴 어디, 나는 누구

by 박냥이

유별나 보일 수도 있는데, 종종 인간이라는 생물의 존재가 신기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눈, 귀 두 개, 코, 입 하나, 콧구멍 두 개, 손가락 발가락 10개, 요도와 항문, 팔다리 2개... 다 비슷한 구조를 가지고 있고 어디서 처음에 이런 구조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정확히는 잘 모른다.(아, 종교적 관점은 배제한다)

가끔, 아마 안구 깊숙한 곳에 존재할 내 의식, 영혼은 현재 내가 존재하고 있는 사실을 새삼 느끼면서 공중 높이 붕 뜬다.

티브이나 영화에서만 보던 역동적인 유체이탈이라기엔 한없이 정적이고 주위만 맴도는 수준에 지속시간도 짧다.

내 곁의 가족들과 어떻게 같이 살고 있게 되었을까? 집의 구조도 참 신기하군... 별별 생각들이 몇 초사이에 휘리릭 스쳐 지나가고 이내 다시 사라지고 의식의 불도 꺼진다.

가족과 집에 대한 생소함은 어느새 익숙함으로 덮인다.

인간이 유독 억척스럽고 대단해 보일 때도 있다. 지하철도 만들고 버스도 만들고 도로도 만들고 아파트도 만들고... 못 만드는 게 없어 보인다.

아마 조금 고상한 말로, '인간 실존의 문제'라는 것은 이런 것일까.

나에게는 그저 드문드문 자각하게 되고 금방 끝나는 의식의 흐름이라 더 고민해보진 않았고, 글도 더 써 내려갈 생각이 없다. 다만, 다 구조는 비슷한데... 돈으로 걸친 옷들이 강자와 약자를 만드는 걸까? 다 발가벗겨 놓음 똑같은데... 음...

작가의 이전글댓글을 안 쓰고 안 받는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