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신자가 아니라도 장경각을 한번 돌아보는 것만으로도 큰 공덕을 얻고 복을 받을 것만 같습니다.
문재인 페북
서운암은 매년 봄이면 들꽃을 만나려 오던 산책길입니다. 코로나로 잠시 잊고 있었는데 문 대통령이 일깨워주었습니다. 서운암 장경각을 돌아보라고.
서운암의 장독대
서운암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5,000개가 넘는 장독대입니다. 스님들이 직접 담그는 약된장, 간장, 고추장이 담겨있습니다. 성파 스님은 1990년대 중반부터 서운암에서 전통 장을 담그기 시작하였습니다. 오랫동안 절 식구가 먹을 장을 담그던 전통 방식을 재현한 것입니다.
이렇게 관심을 기울여 담은 서운암의 전통 된장은 신도들과 나누어 먹다가 지금은 양산시의 특산품으로 지정되어 일반인에게도 판매하고 있습니다. 주차장 앞 매점에는 '서운암 된장'을 판다는 안내문이 걸려 있습니다.
서운암은 봄이 아름답습니다.
암자 주변 20만 평의 야산에는 금낭화, 이팝나무, 황매화를 비롯한 100여 종의 꽃나무와 들꽃이 군락을 이루고 있습니다. 이를 '서운암 꽃길'이라 합니다. 봄부터 가을까지 때에 맞춰 각양각색의 꽃들이 피고 지고합니다.
사위질빵. 원산지는 한국, 일본, 중국 등지로 미나리아재비과의 으아리속으로 분류되는 낙엽 활엽 덩굴성나무다. 꽃말은 비웃음, 기분좋은 분위기, 휴식 등이다.
금낭화도 이팝나무도 철이 지났습니다. 지금은 사위지빵이 우산대 펼쳐지듯 하얀 꽃을 쓰고 울타리를 타고 오르며 꽃말처럼 '기분 좋은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습니다. 짙은 황색의 죽단화는 끝물이라 그 고고하던 '기품'을 잃어가고 있고요.
사위질빵의 흰 꽃이 덮고 있는 산길을 오르면 달맞이꽃이 피어 있는 언덕배기가 나타납니다. 장경각의 지붕이 보이고 경 읽는 소리가 나지막하게 들립니다. 그윽한 풍경 소리는 절간임을 알립니다.
달맞이꽃이 핀 언덕배기에 닿으니 나지막 하게 들리는 경 읽는 소리와 그윽한 풍경 소리는 이곳이 절간임을 알린다.
장경각 도자 대장경과 칠기 수조
비탈을 올라서면 장경각에 이릅니다. 도자판에 새겨진 반야심경 등 불교 경전 16만 판이 봉안된 곳입니다. 대장경을 일일이 새겨 도자기로 구워내는 도자 대장경 불사(佛事)에 10년, 장경각 건축에 다시 10년이 걸렸습니다. 평화통일을 염원하여 조성하였다고 합니다.
십육만도자대장경을 봉안한 장경각.
목판인 해인사 팔만대장경은 앞뒤로 경전을 새겨 8만 개입니다. 이곳의 앞판에만 새긴 도자 경판(가로 52㎝, 세로 25㎝)은 모두 16만 3천 개나 됩니다. 도자 대장경이 봉안된 장경각은 꽤 긴 미로로 되어 있습니다. 천천히 걸으며 십육만 대장경을 돌아보니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습니다.
10년에 걸친 도자 대장경 불사(佛事)에서도 보듯이 성파 스님은 수행자이면서 동시에 예술가의 삶을 걸어왔습니다. 민화, 서예, 옻칠 공예, 전통 천연 염색인 쪽(葉) 염색 등 많은 예술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바람에 하늘거리는 쪽(葉) 물들인 천이 암자 일대를 덮을 때는 정말 장관을 이룹니다.
나전옻칠로 재현한 반구대 암각화와 천전리 각석
장경각 앞마당에는 두 개의 커다란 수조가 있습니다. 수조에는 국보 285호인 '반구대 암각화'와 국보 147호인 '울산 천전리 각석'이 옻칠과 칠기로 재현되어 물속에 잠겨 있습니다. 3년이 걸려 완성한 성파 스님의 작품입니다.
성파 스님은 바다동물과 육지동물들의 생태적 특징과 신석기시대 사람들의 생활 모습을 사실적으로 표현한 반구대 암각화와 천전리 각석의 기하학 무늬와 문자 등에 창의적인 기법으로 생명력을 불어넣었습니다.
성파 스님은 수행과 일상을 구분하지 않습니다.
일터가 선방이고 공부방이지. 백 마디 말보다 와서 보고 가라는 거지.
열심히 봐도 안 보이면 할 수 없고. 마음이 없으면 봐도 안 보이고 먹어도 맛을 몰라.
성파 스님
통도사 참배하고 서운암을 오르지 않으면 서운하다는 서운암, 상서로운 구름이 머문다는 서운암 장경각 앞마당에서 영축산 정상을 바라보는 멋은 표현하기가 어렵습니다.
서운암의 들꽃
서운암은 '들꽃의 보고'로 알려져 있습니다. 장경각을 나와 서운암 꽃길을 시계 침 도는 방향으로 걸으며 들꽃을 만납니다.
쥐꼬리망초. 무릎꼬리풀, 쥐꼬리망풀이라는 다른 이름으로도 불리는 쥐꼬리망초가 연한 보라색 꽃을 줄기와 가지 끝에서 빽빽하게 달고 있습니다.
쥐꼬리망초. 원산지는 한국, 중국, 대만, 인도, 일본 등지다. 쥐꼬리망초과의 한해살이풀로 꽃말은 '가련미의 극치'다.
계요등. 원뿔 모양의 흰 꽃의 안쪽에 짙은 남빛을 띤 붉은색 반점이 넓게 퍼져있는 예쁜 꽃이 취산꽃차례로 피어 있습니다. 독특한 냄새가 납니다. 구렁내덩굴이라는 속명은 라틴어의 paidor(악취)에서 유래된 것이랍니다.
계요등. 원산지는 한국, 일본, 대만, 중국, 필리핀, 인도, 동남아시아 지역이다. 꼭두서니과의 덩굴성 여러해살이풀로 꽃말은 '지혜로움, 오해를 풀다' 등이다.
닭의장풀. 다른 이름으로 달개비, 닭개비, 닭기씻개비, 닭의꼬꼬, 닭의밑씻개, 닭의발씻개 등으로 불리기도 한답니다. 파란 꽃이 눈에 띕니다. 잎겨드랑이로부터 자라난 짤막한 꽃대 끝에 조개 모양의 꽃받침으로 둘러싸여 한 송이의 파란색 꽃이 피어 있습니다. 3장의 꽃잎 중, 2장은 크고 짙은 하늘색이고 아래쪽의 작은 잎 1장은 흰색입니다.
닭의장풀. 원산지는 한국, 일본, 중국, 러시아 지역이며 닭의장풀과로 분류되는 한해살이풀입니다. 꽃말은 '순간의 즐거움, 그리운 사이'이다.
털별꽃아재비. 줄기 끝에 지름 약 5mm 정도의 노란 꽃이 달고 있고, 끝이 5갈래로 갈라진 흰색 꽃잎이 받치고 있습니다. 큰별꽃아재비, 큰산별꽃, 털쓰레기꽃으로도 불립니다.
털별꽃아재비. 남아메리카가 원산지인 귀화식물로 국화과에 속하는 한해살이풀이다. 꽃말은 '불굴의 정신, 풍부' 등이다.
개망초. 싹의 상태로 겨울을 나고, 이듬해 초여름에 꽃을 피운 다음 말라죽는다. 지름 2cm 정도 되는 흰 꽃이 가지 끝에 뭉쳐서 피어 있습니다. 꽃의 중심부는 노랗네요.
1900년대 일제가 철로 공사를 하면서 미국에서 수입한 철도 침목에 개망초 씨앗이 따라 들어온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일제강점기 때에 전국적으로 피어나서 망할 亡 자를 넣어서 '개망초'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망국초, 왜풀로도 불렀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