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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민 Aug 26. 2022

고양캐롯점퍼스의 창단을 지켜보며


오너 리스크와 대구에서 고양으로 연고지를 바꾸는 등의 굴곡을 겪으며 명맥을 유지해 오던 고양오리온오리온스가 데이원스포츠에서 운영하는 '고양캐롯점퍼스'로 새롭게 태어났습니다.


*참고1) 캐롯손해보험주식회사가 데이원스포츠 소유의 농구단에 네이밍스폰서로 참여

*참고2) 캐롯손해보험주식회사 - 지난 2019년 5월, 한화손해보험, SKT, 현대자동차, 알토스벤처스, 스틱인베스트먼트 등 국내외 대형 투자사들이 함께 합작하여 설립한 국내 최초의 디지털 손해보험사


지난 십 수년 간 자동차보험을 이용하고 있는 저도 사실 '캐롯손해보험주식회사'의 존재를 잘 기억해내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번 농구단 창단 소식을 접하며 다시 한 번 상기하게 되었습니다.

(광고는 몇 번 본 듯도 합니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구단 네이밍 스폰서십을 통해 적어도 '브랜드 인지도 제고'라는 목표는 충분히 달성하리라 봅니다.


'디지털' 손해보험사를 표방하고 있는 캐롯손해보험주식회사는 태생적으로 고객과의 접점이 제한적입니다. 온라인이 득세하고 있는 시대라 할 지라도 고객 영업이 중심인 기업이 오프라인 채널을 포기하거나 등한시 하는 것은 매우 리스크가 큰 행위입니다.


'고양캐롯점퍼스'은 이들의 역동적인 오프라인 고객 접점으로 기능하며 이러한 약점을 어느 정도 보완해 줄 수 있을 것이라 여겨집니다.

(오프라인에서 자사의 상품과 서비스를 입체적으로 소개)


다만, 이의 원활한 운용 및 원만한 목적 달성을 위해 캐롯손해보험주식회사에서 구단 운영에 상당 부분 개입해야 할 것으로 보여지는데, 이와 관련하여 데이원스포츠 측과 어떤 식으로 사전 조율을 했을 지 상당히 궁금합니다. 설마하니 이렇듯 중요한 고객과의 접점을 (프로스포츠단 운영 역량이 아직은 검증되지 않은) 이들 데이원스포츠 측에게 통째로 맡기진 않았을테죠.


관건은 모객입니다. 제가 늘 강조드리는 바이지만 프로스포츠의 시작점은 바로 모객입니다. 이것이 원활하지 않으면 B2C에서 B2B로 이어지는 비즈니스 순환 체계가 깨지게 됩니다. 이 점을 부디 명심하셨으면 합니다.


마지막으로 구단 CI를 비롯한 디자인 부분입니다.


캐롯손해보험주식회사와의 네이밍스폰서십 계약 기간은 4년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데이원스포츠에서 보유하고 있는 구단의 모든 아이덴티티 자산을 이들 캐롯손보의 CI에 맞게 설정해버리는 것은 무척 위험해 보입니다.


프로스포츠 구단의 아이덴티티 상징물 등은 팬들과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핵심 통로이자 이들의 충성도와 직결되어 있는 중요 매개체입니다. 그럼에도 향후 네이밍 스폰서사가 바뀔 때마다 이들의 CI에 맞춰 구단의 아이덴티티 상징물 등을 뒤바꾸려 드는 것은 아닐지 벌써부터 우려가 됩니다.


서울히어로즈(네이밍스폰서-키움증권)가 버건디 색상을 고수하는 이유를 상기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고양캐롯점퍼스 창단식에서 소개된 구단 CI


네이밍 스폰서가 바뀌더라도 '버건디 색상'을 유지하는 서울히어로즈


여기에 더해, 개구리 캐릭터…


“처음엔 마스코트에 실망했지만 이젠 매력을 느낀다. 마스코트에서 기운을 얻어 빠른 시일 내에 정상에 오르겠다” 라는 김승기 감독의 코멘트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제 눈에도 쏙 들어오는 것 같진 않습니다. (전적으로 개인적인 취향임을 밝힙니다.)


그래서 캐릭터의 핵심인 ‘눈’만 아래의 이미지와 같이 조금 손 봤습니다. 여러분들이 보기엔 어떠신가요? 원안보다 한결 나아보이지 않나요? (마음 같아선 상당 부분 손 보고 싶습니다만...)


KBL리그는 사무국 중심으로 리그의 생태계가 탄탄히 꾸려지고 있는 리그라기 보다는 개별 구단들이 득세하는 리그로 알려져 있습니다. 세간에 알려진 어려움이 그냥 생긴 것은 절대 아닐 것입니다. 


모쪼록 고양캐롯점퍼스만큼은 생태계가 무너지면 개별 구단은 절대 살아남을 수 없음을 명심하고 또 명심하여 리그의 구성원 모두와 함께 미래로 나아가는 선진 구단이 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고양캐롯점퍼스 화이팅!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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