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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민 Nov 18. 2022

뜨거운 프로야구 FA시장을 바라보며

사람은 누구나 '해결해야 될 문제'(이하 pain point)를 가지고 있습니다. 
공통의 이해를 가진 사람들이 뜻을 모아 설립한 기업 등의 조직 및 단체 또한 마찬가지 입니다. 


pain point는 언제나 마음을 무겁게 짓누릅니다. 그리고 심심찮게 괴로움을 안겨줍니다.
이러한 pain point에서 행복을 느끼는 존재는 세상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마케팅을 다루며 흔히 언급하는 needs와 wants는 바로 이러한 pain point를 깨부수고 싶은 열망에서 자연스레 기인하는 것입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상품과 서비스는 바로 이러한 pain point를 성공적으로 깨부수기 위한 도전의 산물들입니다. 


감독과 코치를 대신하여 경기 중 그라운드에서 경기를 조율하는 '포수'라는 포지션은 KBO리그 10개 구단 공통의 pain point입니다. 이를 확실히 깨부수길 바라는 욕구(needs)를 충족시키기 위해 지금까지 다양한 방안들이 운용되어 왔습니다. 

(*유망주 확보, 우수 코칭스테프 영입, 체계적인 훈련시스템(Digital Transformation 포함)의 확보 및 가동, 기존 선수의 역량 강화, 경쟁력 있는 FA선수 영입 등)


하지만 '경기력'은 '인간'이라는 그 향방을 가늠하기 힘든 오묘한 존재가 만들어내는 물리적 행위의 결과물로서 기계처럼 투입된 자원 만큼의 성과가 반드시 나온다고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 

(*야구는 '멘탈 게임'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이에 이러한 성과 산출의 '확률'을 높이기 위해 세이버 매트릭스와 바이오메카닉 등의 이론과 기술에 ICT를 더한 새로운 방법론이 개발되어 현장에서 테스트 중에 있습니다만 이에 대한 효과를 확실히 검증하기 위해선 좀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만 할 것입니다. 


하지만, 각 구단의 전문경영인(대표 & 단장)의 임기는 더 할 나위 없이 짧습니다.

(*보통 2~3년) 


이러한 까닭에 이들 전문경영인들은 구단의 pain point를 좀 더 빠르게 박살 낼 수 있는(그리하여 나의 성과를 뽐내고 임기 연장 또한 보장 받을 수 있는) 검증된 방안을 찾기 위해 고심을 하게 됩니다. 


장기간 기량이 검증된 FA선수 영입은 이런 구단의 pain point 뿐만 아니라 전문경영인들의 pain point 또한 성공적으로 공략할 수 있는 (비교적) 확률 높은 방안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FA선수 영입 = 여러 방안들 중 선택 받은 wants)


이렇듯 넘치는 수요와 제한적인 공급.

포수 포지션의 FA선수들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일 것입니다. 


제가 아쉬움을 토로하고 싶은 것은 이러한 선수들의 몸값이 아니라 이를 스스로의 힘으로 벌어서 집행할 수 없는 KBO리그 내 각 구단의 '자생력 부재'에 관한 것입니다. 


언제부터인가 프로야구단에 있어 '투자'라는 단어는 '구단주의 선심성 시혜'와 같은 뜻이 되었습니다. 저는 모기업의 통제 하에 감자와 증자로 자금을 마련한 뒤 승리지상주의를 뒷배경으로 하여 FA선수를 무지성으로 영입하는 것을 (찬양 일색인 언론과는 달리) 투자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종국에 이르러 구단의 존속을 위협하게 될 비극의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투자란 (첨부한 이미지에서 살펴볼 수 있듯이) '주식회사'인 구단이 이윤 창출이라는 본연의 존재 의의에 충실함으로써 향후 지속적인 생존을 담보 받을 수 있는 '선순환'의 고리의 만들고, 또 이의 원활한 운용을 위해 ①확보한 재원을 ②요소요소에 투입하는 활동입니다.


프로야구단의 핵심콘텐츠가 선수들이 만들어내는 경기임을 감안하면 최초의 투자는 ③선수단의 경기력 향상에 초점을 맞춰 집행되어야 할 것임은 자명한 사실입니다. 


물론 사람이 하는 일이다 보니 앞서 말씀드렸던대로 투자 대비 성과가 마치 기계의 그것처럼 정확하게 산출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성공의 확률을 최대한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도입, 운용할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선수들의 멘탈 관리, ICT기반의 세이버매트릭스 및 바이오메카닉 등)


이러한 과정을 통해 ④고객(팬)들에게 제공하는 상품(경기)의 질을 성공적으로 높일 수 있다면 ⑤고객의 만족도는 올라갈 것이고 이로 인해 ⑥traffic이 증대되어 매출이 늘어나게 되면 ⑦자연스레 이윤 또한 늘어날 것이므로 구단은 다음 턴의 투자를 위한 가용 재원을 (모기업의 지원 없이) 성공적으로 확보하게 될 것입니다.

(*이후 ①~⑦의 반복=선순환, 첨부 이미지 참조)

국내 프로야구산업이 지향해야 할 선순환 모델


여기서 중요한 점은 첫 번째 턴 이후의 차기 투자의 경우 선수단의 경기력 향상 뿐만 아니라 '고객(팬)의 여정'의 모든 부분에 원활히 대응함으로써 고객의 pain point를 깨부수고 성공적으로 가치를 전달할 수 있는 '마케팅 활동'에도 상당 수준으로 집행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이를 '플라이휠 강화하기(고객가치 더하기)=선순환 모델의 부드러운 가속)'로 정의하고자 합니다.  


급속한 환경 변화는 지금 이 순간에도 고객과의 새로운 접점을 쉼 없이 만들어내고 있으며 이 속에서 고객의 pain point 또한 끊임없이 생성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구단의 경영 환경이 혹독해졌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새로운 비즈니스를 전개할 수 있는 도전의 기회가 쉼 없이 생겨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구단 경영에 있어 새로운 지평을 열어 줄 Digital Transformation과 경기장이라는 지역사회 내 특수한 환경을 적극 활용함으로써 만들어낼 수 있는 새로운 유형의 '오프라인 플랫폼',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일관성있게 통합시켜 나가는 브랜딩 작업 등... 

(*경기장 중심의 오프라인 플랫폼의 완성을 위한 첫 시작으로 저는 앞선 기고문을 통해 구단의 인적, 물적 자원을 활용한 지역인재들의 교육과 취업을 돕는 프로그램의 운용을 제안드린 바 있습니다. 첨부이미지 참조)


경기장 중심의 오프라인 플랫폼


할 수 있는, 아니 해내야만 하는 일들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생각만해도 두근대지 않습니까?


그럼에도 지금처럼 구단주의 선심성 시혜에만 의존하며 자립의 필요성을 외면하는 한 프로야구산업은 오래토록 'Pet Sports'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입니다.


모쪼록 구단주의 취미가 야구에 영원히 머물러있을 것이란 순진한 생각은 한시라도 바삐 떨쳐버리시길.


그리고 팀에 꼭 필요한 FA선수, 당당히 내돈내산 할 수 있는 힘을 기르시길.


Change or Die, Change to Live.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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