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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린경 Feb 18. 2022

워킹맘 육아 단상, 잠자는 게 지루하다는 4살 아들


여전히 아이  재우는게 어렵다.

신생아 때에는 (내 몸은 아파도) 아이를 안아주고 불 꺼진 거실을 돌아다니며 재우면 그만이었는데, 4살 몸무게 14kg인 지금의 아이를 그렇게 재울 수도 없는 노릇. 그래서 매일 밤 난리법석이다. 아이 스스로 얌전히 누워 잠이 든 적이 없는 것 같다. 울다가 지쳐 잠드는 날이 대부분이다. 보통은 토닥토닥 해주면 잔다는데 그것은 모유 수유한 아이들의 경우인 것 같고, 조제분유로 큰 우리집 아이는 오히려 토닥토닥 해주면 잠이 달아난다.


최근 조카를 안아준 것이 질투났던지 어젯밤은 한사코 안아서 재우라고 명령을 했다. 엄마 허리가 아파서 못 안아준다고 알아듣게 얘기해줬더니, 조금 알아듣는 듯 했는데… 한참 뒤에 다시 와서는, “엄마 이제 안 아프지, 일어나서 안아줘” 순간 헛웃음이 나왔다.


엄마도 너를 몹시 안아주고 싶다고. 번쩍 들어 안아, 아기 때 그랬듯이 불 꺼진 거실을 고요히 돌아다니며 재워주고 싶다. 이렇게 안아서 재워주는 것으로 아이가 사랑 확인을 할 줄이야. 누워서 안고 자는 것은 안되고, 꼭 일어나서 서서 안아줘야 한다는 것이다. 수면 부족 워킹맘은, 아이의 청을 거절하고 계속 누워있고 싶었지만, 행여 아이가 애정 결핍이 생기면 어떡하나 걱정 되는 마음에, 결국 14kg 4살 아들을 번쩍 안아들고 재웠다. 이런 것으로 사랑 확인하지 말아줘, 아들아!


4살 아이에게 ‘잠’이란 심심하고 지루한 것인가 보다. 이제 자야할 시간이라고 타일러 아이를 눕혀 놓으면 지루하고 심심하다며 징징거린다. ‘지루하다’는 말은 어디서 배웠는지, 뜻은 잘 알고 쓰는 것인지 신기할 따름이다. 엄마에게 ‘잠’은 보약인데, 심지어 불면증 엄마는 꿀잠이 고픈데…


‘육퇴’라는 말이 있듯이 아이의 밤잠이 시작됨과 동시에 워킹맘의 개인 시간이 시작된다. 늦게 자는 아들 때문에 평일 드라마 본방 사수는 옛날 얘기가 되어 버린지 오래. 자정이 다 되어 업로드 되는 드라마 ‘연모’ 회차를 기다리며, 책을 읽었다. 유튜버 리플레이 채널의 선곡 리스트를 들으면서… 결국 새벽 1-2시에 잠이 들었다. 그리고 새벽 3시경에 다시 일어났다. 목마르다며 잠에서 깬 아들에게 물을 떠다 줘야 했다. 수면 사이클이 아이와 잘 맞아야 하는데, 늘 항상 내가 꿀잠 최고조에 이를 즈음에, 아이는 잠에서 깨어 피곤한 나의 몸을 일으켜 세우게 만든다. 잠투정 아들에 잠투정 엄마. 오늘 밤에도 너는 늦게 자겠지. 나는 또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해, 새벽에 자겠지. 계속되는 너와 나의 평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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