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두드림 Sep 14. 2022

작가가 된다는 것

독립출판으로 공저책 출간 소식

단톡방에 있던 건너 건너 알던 분이 소식을 하나 올리셨다.

구청 지원으로 하는 마을 공동체에 '엄마 작가가 되다'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는 내용을 우연히 보게 되었다.


엄마들이 모여 함께 글을 쓰고 독립출판으로 책을 내보자는 프로젝트였다.

엄마들을 작가로 성장시키고 자신만의 책을 가지게 된다는 의도는 내 마음을 흔들었다.

사실 그전에 꼴랑 전자책을 하나 내보고 이제는 종이책을 낼 때인가라는 뜬금없는 자신감에 차 있던 터였다.





엄마들이 같이 쓴다하니 분량 부담도 적어 보였고 모여서 글만 쓰는 것이 아닌 이미 작가가 되어 sns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계시는 분들의 북토크도   있었기에 여러모로 좋은 모임이라는 생각이 들어 하루 이틀 고민하고 덜컥 신청을 했다.


어떤 테마로 쓸지 고민을 했다. 독서지도사로서 아이들 독서 습관, 지도에 대한 글을  수도 있었고 아니인플루언서로 부캐를 만든 나에 대해 쓰고 싶기도 했다.


그러다가  모임의 취지는 엄마들의 성장에 대한 것이니 그럼 나의 성장에 대해 써야겠다고 결정했다.


엄마가 되었을 때의 그 당혹감과 결혼과 출산이라는 과정을 거치며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던 나에서 독서지도사로 제2의 직업을 갖게 된 나에 대한 스토리가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엄마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작가들의 북토크를 듣고 2 동안 A4용지 2장씩  글들을 가지고 만나 합평을 하였지만 대부분 응원의 말들이 오고 갔다.

자신의 내밀한 사정까지 서로 공유하게 되면서 우리는 사는 게 다 똑같다, 엄마로 고민하는 내용이 다르지 않음을 깨닫고 동지애를 느꼈다.


글을 쓰는 과정은 역시 녹록지 않았다. 한때 암울했던 산후 우울증을 느끼면서 과거를 끄집어내야 했고 다시 자책과 후회의 기분을 느껴야 했다. 고통스러웠던 시간들을 곱씹으며 한 자 한 자 써 내려갔고 어디까지 써야 할까, 어디까지 나를 보여줘야 할까 마음속 실랑이를 거치며 글은 완성되어 갔다.


이제는 독서지도사로 성장해서 행복한 삶, 만족스러운 삶을 살고 있다고 그러니 당신도 가만히 있지 말고 무엇인가 시작하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솔직히 다 쓰고 책으로 나온 것을 보며 정말 나는 만족스럽고 행복한 삶을 살고 있나라는 반문이 들면서 부끄럽기도 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내가 이전보다 행복해졌다는 것이다. 그리고 나는 포기하지 않고 성장하는 것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선택에 만족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괜찮은 거 아닌가라며 다독였다.


그리고 작가가 되어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는다는 것이 실은 무척 힘든 과정이라는 것을 느끼면서 책을 내신 분들은 그 내용이 어떠하든 간에 무척 존경하게 될 것 같다.


설레는 늦봄에 만나 뜨거운 여름을 보내고 선선한 가을에 결실을 맺었다.

그동안 우리는 따가운 햇살 속에서 영글었다.

이것이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임을 서로 느끼게 되었다.



작가의 이전글 아들이 동굴에서 나왔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