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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리리 Sep 28. 2022

다섯 번째 비행 : 또 새로운 업무

새로운 일을 맡는다는 건 상당히 재밌지

고난이 있는 곳에 감사가 있다.

  새로운 항공사라서 그런지 신입 승무원이 봐도 아직까지 정확한 체계나 시스템이 갖추어져있지 않아서 회사와 승무원이 같이 커가는 느낌이다. 그래서 그런지 새로운 듀티(승무원들은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듀티’라고 표현하기도 한다)를 해야 할 때 당황스럽기도 하고, 무엇을 보고 공부를 해야하는지도 감이 잡히지 않을 때가 있다. 메뉴얼도 개정 중, 새로운 공지도 시시각각 변하고 신생 항공사답게 아직 다양한 듀티를 경험해본 사람이 없기 때문에 이 듀티를 경험해본 사람의 노하우가 감히 절대적 ‘진리’가 되어버린다.

  나 역시 이번 다섯 번째 비행에서 새로운 듀티를 맡게 됐다. 정말 좋은 사무장님을 3번 연속 같이 비행을 한 덕분에 다양한 듀티를 해봤지만 아직도 해보지 않은 듀티가 많이 남아있다. 처음 Briefing Info(승무원이 해야 할 일들, 각 포지션, 사무장 공지사항 등이 나오는 정보)가 업데이트 되었을 때, 당황했었다. 한번도 해보지 않은 듀티라서 그런지 겁을 먹은 것이다. 다양한 경험을 추구하는 나이지만 일에서만큼은 참 겁쟁인가보다.

  선배, 동기들의 도움을 받아서 듀티 공부를 끝내고 무사히 비행을 마쳤다. ‘고난 당하는 것이 네게 유익이라’는 성경 말씀처럼 모든 고난은 나에게 유익으로 다가온다는 것을 알고 있다. 새로운 업무를 할 때마다 나에게는 심적 고난이다. 내가 그리 똑똑한 사람도 아니고 일머리라고는 없는 사람이라 두려움이 앞서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두려움과 고난 덕분에 더 열심히 준비하게 되고, 이제는 여러 가지 업무에 대해서 동기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입장이 된 것은 나에게 큰 복임에 틀림없다.


[119:71] 고난 당한 것이 내게 유익이라 이로 말미암아 내가 주의 율례들을 배우게 되었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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