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시루 Mar 06. 2023

200일 아이는 이래요

만남, 이별, 성장, 새 출발

23년 3월 6일,

200일 아이는 이래요


지난 3 5 자로 아이가 태어난  200일이 됐다. 2~3월은 우리 부부의 육아에  전환점이다. 먼저 정부지원 산후도우미로 인연을 맺은 도우미 선생님이 2 말로 일을 그만두게 됐다. 3  주부터 아이가 어린이집에 입소하며 사회생활을 시작하게 돼서다. 앞으로 아이가 자라면서 얼마나 많은 만남과 이별을 할지 모른다. 우리 부부는  좋게도, 훌륭한 도우미 선생님을 만나 아이를 믿고 맡길  있었다. 아쉽지만 동네 친구로 종종 뵙기로 하며 서로 인연이어가기로 했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는 모두 아는 얘기지만, 육아를 외주 한다는  비용만의 문제는 아니다. 충분히 비용을 감수할  있다 해도 아이를 부모처럼 정성으로 보살필 사람을 찾는  불가능해서다. 각자 양육 방식이 달라서도 그럴  있지만, 상식 선에서 좋은 분을 찾기란 '하늘의  따기'처럼 느껴질 수밖에 없다. 서로의 니즈를  맞출  있는지는 그다음 문제다. 정말 100% 운의 영역이다. 그런 면에서 아이와 우리 부부는 운이 좋은 편이다


조리원 퇴소 직후부터 6개월까지 아이를  맡아주신 도우미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할 따름이. 부모가 아이를 맡기며 맺는 갑을관계는 어쩔  없이 갑과 을이 바뀌는 상황이 많다고 한다. 적어도 우리는 그런 경험을 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아이가 아침에 도우미 선생님을 보며 방긋 웃는 모습은  출근길을 가볍게 했다. 매일은 아니지만, 아침 6 반이면 잠에서 깨는 아이를 출근 전까지 보는   몫이었다. 아이 컨디션이 비교적 좋은 아침에 아이와 시간을 보내다가 출근을 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하나  변화는 아이의 어린이집 등원이다. 아이의 어린이집 입소는 가족  제한된 사람만 만나온 아이가 사회생활 외연을 넓힌다는 점에서 대변화다. 재택근무 덕택에 아이의 입소를 함께 할  있었다. 집에서 도보로 3 거리 어린이집에 입소하게  점은 정말  행운이다.  보통 0 반은 선생님 한 분이 아이 3명을 맡는데, 올해는 2명이다. 다른 연령대에서 결원이 생기지 않는  아이는 0 반을 동기 1명과 지내게 됐다. 어른 하나가 아이를  이상 보기 힘들 듯했는데, 0  아이 수가 정원보다 적어 다행이었다.


200일을 갓 넘긴 아이의 변화는 여럿이다. 이제 아이는 엄마, 아빠를 잘 알아보는 만큼 다른 사람은 낯을 가리게 됐다. 또 엎드려 기어가는 동작은 꽤 견고하고 빨라져 전후좌우를 원하는 만큼 쉽게 이동하고 있다. 순하디 순한 모습만 보였던 아이는 배가 고플 때 큰 소리로 울어 가끔 주위 사람을 놀라게 한다. 하나 정말 신기한 점은 아이가 홀로 잠에 드는 모습인데, 허기를 채우면 아이는 금방 졸린 표정을 짓는다. 예전에는 한참을 안아 잠에 들기 바랐는데, 근래엔 혼자 이불을 뒤집어쓰고 원상폭격 자세를 취한다. 그렇게 앞뒤, 좌우로 구르기를 하며 쪽쪽이를 격렬하게 빨면서 아이는 서서히 잠에 든다!


아이가 태어나고는 매일 신기한 일을 겪고 있지만, 하루하루 달라지는 아이의 모습을 알아챘을 때 느끼는 희열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우리도 아이가 자랄수록 같이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진다는 주변의 말을 천천히 이해하고 있다. 건강하게 보낸 200일이 당연하지 않기에 지금은, 아이가 앞으로도 건강히 잘 성장하길 바랄 뿐이다.


지난주엔 어린이집 등원을 앞두고 6개월  건강검진을 했다. 아이가 태어난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았는데, 출생 시 2.5킬로를 겨우 넘겼던 아이는 8킬로에 육박하게 됐다. 키는 70cm 가까워져 폭풍성장을 하고 있다. 아이가 무탈히 자라 월령에 맞는 발달을 해나가고 있는 것만으로 대견하고 기특하다! 이럴 때면 아이에게 먹일 분유,  기저귀  육아용품을 구하는  등을 꿋꿋이 해온 보람을 느낀다. 물론 아이를 키우는 모든 부모가 당연히 해야 하는 일에서도 극히 일부지만, 때로 아이를 키우는 일은 지난한 과정이라 가끔 이런 식의 자각은 중요하다. 


요즘은 아이가 어느새 자라 그때그때 모습을 기억해 내기 어렵다는 말을 자주 절감한다. 그만큼 아이는 하루하루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셈이다! 부모인 우리가 아이 옆을 아무리 열심히 지킨다고 해도, 아이의 모든 변화를 촘촘히 알아채기 힘든 면도 있어서 일테다. 부모도 아이를 키우는 일이 처음이고,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르는 경험을 하며 힘든 나날을 보내는 탓도 있다. 


그럼에도 힘들  아이를 보는 일에 대한 보상은 어느새 자란 아이를 보며 느끼는 놀라움일지 모른다. 앞으로 아이와 함께할 많은 날들이 경이로움으로 가득하기를 바라본다! "아가야, 지금처럼 건강하게  자라주렴. 엄마, 아빠가  옆자리를 열심히 지킬게! 고마워."



작가의 이전글 진정한 어른이 될 수 있을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