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칠맛
식감은 바삭한 라면 부스러기요, 맛은 고소하고 슴슴한 건빵맛이로다. 라면을 잘게 부순 후 짧게 잘라 튀긴 형태의 과자가 한가득 들어 있어 어쩔 땐 라면 끓일 때 남은 부스러기를 먹는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뽀빠이는 이러나저러나 불량식품계의 한 획을 그은 추억의 간식 중 하나다.
손바닥에 살짝 부어 고개를 젖힌 후 한 번에 털어 먹으면 어찌나 재미있던지. 성격 급한 친구들은 그렇게 먹으면 어느 세월에 다 먹겠냐며 봉지 입구를 가위로 큼지막하게 잘라 입 안에 들이붓는 기술을 선보이기도 했다. 뽀빠이는 감칠맛으로도 유명했는데, 바로 안에 들어있던 작은 별사탕 때문이었다. 과자가 건빵맛이라 목 막히지 말라고 넣었다던데, 워낙 수가 적어 다 먹고 나면 늘 아쉬움이 남곤 했다.
과자보다 더 바삭하고 달달했던 별사탕. 나는 별사탕을 발견할 때마다 손바닥 위에 따로 모아 두었다가 조금씩 아껴 먹었다. 어린 마음엔 뽀빠이 전체가 별사탕으로만 가득 차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을 종종 했었다. 하얀 별이 수북한 봉지를 입안에 털어 넣는 상상을 하며 씩 미소를 짓기도 했다. 하지만 정말 뽀빠이가 별사탕으로만 이루어져 있었다면 어땠을까. 과연 그만큼의 인기를 누릴 수 있었을까?
몇 년 전, ‘거꾸로 수박 바’라는 아이스크림을 먹은 적이 있다. 원래 수박 바는 5분의 4가 수박 맛, 나머지 5분의 1이 소다 맛인데, 거꾸로 수박 바는 그 비율을 뒤집어 소다맛인 초록색 부분이 훨씬 많았다. 평소에 수박 바를 먹으며 초록색 부분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왔던 나는 거꾸로 수박 바가 정말 맛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소다맛을 많이 먹으니 오히려 수박맛이 더 맛있게 느껴졌다. 그때 알았다. 아쉬움이 남을수록, 미련이 많을수록 더 소중해진다는 것을.
여행이나 휴가도 마찬가지다. 짧을수록 더 아쉽고, 그래서 더 특별하다. 일상이 밍밍한 과자라면, 휴식과 여행은 달달한 별사탕 같은 존재다.
그런데 요즘 들어 ‘정말 별사탕만이 소중한 걸까?’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애초에 슴슴한 과자가 존재하기에 별 사탕의 달콤함이 더 빛나는 게 아닐까.
우리는 부재할 때 소중함을 깨닫고, 존재할 때 당연함을 느낀다. 정말 소중한 것은 내가 무심히 지나쳐온 것들 속에 있다. 별사탕을 기다리며 먹던 은은하고 고소한 과자의 맛처럼, 때론 일상의 순간들이 마음에 더 깊이 남는다. 휴식과 여행이 반짝이는 별사탕이라면, 결국 우리를 지탱하는 건 지금 이 평범한 하루다. 특별할 것 없어 보이는 날들이야말로 가장 소중한 순간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