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너들에게 추천하는 유튜브 음악채널들
아직까지도 유튜브로는 동영상을 "보는" 플랫폼이라고만 생각하시나요? 물론 유튜브라는 플랫폼의 본질은 동영상 플랫폼이지만, 유튜브는 "유튜브뮤직"이라는 플랫폼을 이용해 순수한 음악재생뿐만 아니라 라이브영상 / 뮤직비디오를 보고 "듣는" 플랫폼으로 진화해왔습니다. 이제 사람들은 단순히 유튜브를 보는 시대가 아니라, 유튜브를 "듣기도" 하는 시대에 살고있는 셈이죠.
유튜브뮤직은 기존 스트리밍 서비스를 대체하기에 충분합니다. 유튜브를 구독하면 더이상 멜론, 지니, 바이브, 네이버뮤직같은 기타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할 필요가 없어질뿐만 아니라, 유튜브의 우수한 추천 알고리즘 덕분에 곡을 찾아서 재생해놓으면 자동으로 비슷한 곡을 추천, 자동재생 해주는 식인데 사용자가 충분히 좋아할만한 취향으로, 그러면서도 아주 낯설지 않은 음악들을 소개시켜줍니다.
유튜브 뮤직에서 음악을 보고 들을, 혹은 새로운 아티스트들을 발견할만한 추천 채널들을 아트크러쉬에서 요약해봤습니다.
NPR MUSIC
미국 공영 라디오방송 NPR에서 운영하는 음악 컨텐츠 채널인 NPR MUSIC, 이 채널의 대표적 콘텐츠는 바로 Tiny Desk Concerts라는 짤막한 라이브 콘서트 영상인데요. 기성 아티스트들을 초대해 사무실 구석의 좁지만 아기자기한 공간에서 어쿠스틱한 구성으로 공연을 연출하는 이 라이브는 유튜브 컨텐츠라면 으레 생각나는 화려한 연출, 시각적 이미지가 아닌 청취와 감상이라는 라이브 음악의 본질을 강조하며 그점을 적극 강조합니다.
시리즈를 창안한 프로듀서 밥 보일렌은 2008년 한 뮤직 페스티벌에 참여할 관중의 시끄러운 수다소리가 공연 감상에 무척이나 방해되었던 기억에서 Tiny Desk Concert 시리즈를 기획했다고 하는데요. 자신의 책상이 있는 NPR의 사무실로 첫 번째 아티스트인 로라 깁슨을 초대해 소수의 관객 앞에서 시범적으로 시작될때까지만해도, 이 시리즈의 성공을 확신하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허나 10년을 훌쩍 넘긴 지금, Tiny Desk Concert는 많은 가수들이 출연을 희망하는 프로그램을 자리매김하였으며 에리카 바두, 요요마같은 장르 불문 저명한 아티스트부터 줄리 번, 리조, 노네임등 젊은 아티스트들까지 폭넓은 아티스들이 조용하고 따뜻한 분위기에서 출중한 공연을 선사하는 컨텐츠로 자리매김하였습니다. 우리나라 아티스트중에는 씽씽이라는 민요 락밴드가 출연한적이 있는데요. 평소 에너지 넘치는 공연을 보여주는 씽씽과 차분한 Tiny Desk Concert가 언뜻 어울리지 않을지도 모르겠단 생각도 들지만, 기존 채널에서 보지못했던 새로운 형식의 콘서트를 보여주며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COLORS
COLORS는 독일의 미디어 제작 회사에서 운영되는 채널입니다. 2016년에 개설된 채널로 그 역사는 길지 않으나 성장세가 매우 뚜렷했던 채널인데요. 현재는 유튜브의 대표적인 음악 채널이라 불릴만큼 많은 구독자를 보유하며 사랑을 받고있는 채널입니다. NPR MUSIC의 특징이 어쿠스틱 특유의 차분함과 자연스러움이라면 COLORS는 미니멀하지만 트렌디하고 스타일리쉬한 무대를 조성한다는 특징이 존재합니다.
뮤지션이 오직 하나의 색으로 메운 공간 안에서 노래하는 이 채널은 All COLORS, No genres를 대표 슬로건으로 내세우며 장르의 구분보다 음악에만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있는데요. 이러한 슬로건을 반영한것인지 COLORS는 나오는 아티스트들의 국적이 매우 다양합니다. 미국과 영국 아티스트뿐 아니라 수단, 온두라스, 남아프리카, 네덜란드등 전세계의 재능있고 새로운 아티스트들을 발굴하여 소개하는데요. 우리나라에서도 R&B 아티스트 딘이 출연해 멋진 공연을 선보인적이 있습니다.
POSTMODERN JUKEBOX
빈티지 뮤직 그룹 "포스트모던 주크박스"는 창단 10년만에 유튜브 구독자 550만명, 누적 조회수 14억회를 넘어선 명실상부 대세 유튜브 뮤직 채널인데요. 뉴욕의 재즈 피아니스트 스콧 브래들리를 중심으로 100여명의 뮤지션 집합체인 PMJ는 매주 유튜브에 새로운 공연 영상을 올리며 구독자를 늘렸고 매년 4~5장의 음악 앨범을 발표하여 재즈 차트에도 이름을 올리고 있는 이 프로젝트 그룹은, 수시로 새로운 뮤지션을 피쳐링으로 참여시키며 새로운 공연 팀을 편성, SNL같은 TV쇼에 출연하거나 세계를 돌아다니며 재즈 페스티벌에서 공연을 벌이는 그룹입니다.
어린시절 조지 거슈윈의 <Rhapsody in Blue>를 처음듣고 빈티지 음악의 매력에 푹 빠진 스콧 브래들리는 대학 졸업 후 뉴욕으로 건너가 다양한 음악 활동을 펼치며 재즈 피아니스트의 꿈을 키워갔는데요. 그가 래그타임(Ragtime)스타일로 처음 만든 "A Medley of 80s Songs"가 온라인에서 인기리에 퍼지고 영국의 인기작가 닐 게이먼의 트위터 찬사를 받자 그는 자신의 빈티지 음악 방향에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2011년부터는 친구들과 함께 뉴욕 퀸즈에 있는 자신의 아파트 지하에 스튜디오를 꾸며 인기팝송을 1920년대 재즈와 스윙 음악으로 리메이크하는 영상을 만들기 시작했는데요. 포스트모던 주크박스란 이름 역시 이때부터 쓰기 시작했습니다.
PMJ 가 매주 유튜브에 올리는 영상은 날이 갈수록 진화했는데요. 처음엔 단색 배경의 무대도 갈수록 그럴듯한 빈티지 스타일로 진화했고, 매번 새로운 가수와 뮤지션들이 참여하며 공연의 다양성도 갖추기 시작했습니다. 이제껏 이들의 동영상에 참여한 가수와 연주자들만 100명을 훌쩍 넘고 그중에는 데이브 코즈같은 인기뮤지션들도 있습니다. 코스모폴리탄지 사무실에서 촬영한 <Just Another Day at the Office>는 2013년의 히트곡들을 커버하여 화제를 모았고, 2015년 영상인, 라디오헤드의 Creep은 Stunning Listen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조회수 1억을 넘어선 채널 최고의 영상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이들은 자신들의 모토를 Today Hits Yesterday라 설명했는데요. 오늘날의 팝 히트곡을 어제의 전설적인 클래식 사운드로 재해석한다는 추가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이들의 홈페이지에는 팬들이 신청곡을 제안할수 있는 코너도 마련되있으며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음악을 가르치는 동영상코너 For Kids!채널도 운영중에 있습니다.
Mahogany Session
마호가니는 가구나 악기에 주로 사용되는 목재의 한 종류인데요. 이름에서도 알 수있듯 이 채널은 어쿠스틱한 구성의 라이브 영상들이 주로 올라오는 채널입니다. 마호가니 세션은 2009년 영국에서 워드프레스 기반의 음악 블로그로 시작했는데요. 때때로 올렸던 아름다운 어쿠스틱 라이브 영상들이 화제가 되어, "좋은 음악을 함께 듣기 위한" 미션을 더욱 확장할수 있도록, 관심있어하던 밴드들을 마호가니만의 비디오 컨텐츠로 담아냈던게 마호가니 세션의 시작이었습니다.
2013년, 마호가니 세션은 런던에서 라이브 무대로 진행되는 스테이지도 기획하게 되는데요. 수많은 싱어송라이터들이 공연을 가지며 폭주하는 방문자를 감당할 수 없었던 블로그대신 마호가니세션 홈페이지를 단장해 기존의 음악들을 오프라인은 물론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등의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기획하고 있습니다
Sofar Sounds
sofar sounds는 영국의 음악이벤트 스타트업에서 제작되는데요. 이들은 앤티크샵, 카페, 거실, 사무실, 루프탑처럼 일반 공연장이 아닌 곳곳에서 공연을 진행합니다. sofar sounds는 2009년 런던에서 시작하여 최근까지 430개 이상의 도시에서 열렸는데요. 한국에서도 서울과 인천, 부산 등 여러 도시에서 성사되었습니다.
공연이 이루어지는 방식은 매우 특별합니다. 먼저 공연을 관람하고픈 참여자는 홈페이지에서 티켓을 신청하며, 추첨이 된 당첨자는 티켓 구입에 관한 이메일을 받습니다. 이렇게 티켓을 구매한 관객은 최소 공연 전날이 되어야 정확한 장소를 안내 받을 수 있으며, 심지어 출연하는 아티스트의 명단은 공연 당일 공개되는데요. 이렇듯 비밀스러운 컨셉은 아티스트와 관객간 친밀한 소통을 형성하는 핵심요소입니다.
설립자인 레이프 오퍼는 대화소리, 맥주병 부딪치는 소리등 소음으로 가득찬 공간에서 음악을 즐기고 싶지는 않았다고 답했는데요. 그는 편안하며 주의를 통제할수 있는 장소를 원했고 때문에 자신의 집으로 친구들을 초대한후 소규모의 라이브 공연을 마련했던 기회에서 sofar sounds가 출발했다고 밝혔습니다. 이같은 취지에서 시작된 소파사운즈는 점차 차별성을 지닌 음악 비즈니스 사업으로 확장되었으며 특히나 고요한 환경에서 듣는 음악을 선호하는 리스너들에게 반가운 채널이 될듯 합니다.
ON STAGE
온스테이지는 네이버문화재단에서 지원하는 라이브 음악 컨텐츠입니다. 이들은 2010년부터 2018년 중반까지 진행되었던 온스테이지 1.0을 마무리하고 온스테이지 2.0의 막을 올렸는데요. 특히나 온스테이지 2.0에서는 감각적인 비주얼 요소 대신 리얼 원테이크 기법에 중점을 두며 실력있는 아티스트, 숨겨진 음악을 소개하는데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2010년 11월, 탱고 재즈 밴드 라벤타나가 첫 무대를 장식하며 시작된 온스테이지는 10년동안 매주 한팀씩, 뮤지션 540여팀이 출연했으며 1600편의 라이브 영상이 음악 팬들을 만났습니다. 온스테이지의 누적 조회수는 현재 2억회에 달하며 오프라인 라이브 공연, 음우너 제작 지원 프로젝트도 진행하며 수익금을 전액 뮤지션에게 환원하는등 뮤지션 창작 지원도 꾸준히 해오고 있습니다. 라이브 영상 내철이 드물던 10년전부터 인디 음악 영상을 꾸준히 쌓아온 아카이브는 온스테이지만의 차별점이나 중요한 의미이며 뮤지션이 라이브를 어떻게 보여줄지 끊임없이 고민해 영상으로 음악을 듣는 시대를 여는데 지대한 역할을 해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