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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화편의점 Nov 17. 2022

다양성은 정당하죠, 넷플릭스 <파트너 트랙>

달콤한 로맨스와 씁쓸한 현실의 맛

달콤한 로맨스와 씁쓸한 현실의 맛, <파트너 트랙>


1. 오늘의 와인: 파트너 트랙  

줄거리 뉴욕 엘리트 로펌에서 일하는 잉그리드 윤의 목표는 파트너 변호사가 되는 것. 원칙을 저버리지 않는 동시에 사랑과 우정, 가족의 기대치를 모두 만족시키기 위해 오늘도 최선을 다하는 중이다.


2. 와이너리 소개: 다양성 OTT 비주류

클릭 시 공식 예고편으로 이동

<파트너 트랙>은 지난2022년 8월 26일 공개된 따끈따끈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입니다. 헬렌 완의 소설 '파트너 트랙'을 원작으로 총 10부로 구성되며, 주인공은 한국계 미국인 아덴 임 조(Arden Lim Cho)가 맡았습니다. 캐릭터 잉그리드 윤 역시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뉴욕 로펌에서 살아남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하는 설정이죠. 


'1인치의 장벽', 그건 어쩌면 더 큰 의미

“자막이라는 1인치 정도의 장벽을 뛰어넘으면 훨씬 많은 영화를 즐길 수 있다”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으로 2년 전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을 받으면서 한 말입니다. 최근 글로벌 콘텐츠 업계의 가장 주요 화두 중 하나는 바로 '다양성'입니다. 오랜 기간 동안 글로벌, 미국 할리우드에 만연했던 '백인, 남성, 영어'에서 벗어나자는 움직임이죠. 

<파트너 트랙>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드라마의 주인공 아덴 조는 이 드라마가 그간 다른 드라마들이 다루지 않은 지점을 언급한다고 인터뷰하기도 했죠. 아덴 조의 말대로 <파트너 트랙>의 주요 주제는 다양성입니다. 주인공은 한국계 미국인 여성이고, 주인공 친구는 성소수자 흑인이죠. 드라마의 메인 시퀀스 역시 차별과 다양성을 기저에 깔고 있습니다.

'파트너 트랙' 장면

주인공의 대척점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백인 남성입니다. 주인공 잉그리드 윤의 상사, 남자친구, 동료들 모두 말이죠. 이들을 통해 드라마는 오랜 기간 지속된, 그래서 획일화된 문화에 너무 익숙해진 사회 모습을 보여줍니다.  


OTT가 키워낸 다양성

OTT 서비스가 출시되고 팬데믹 기간 동안 크게 활성화되며 OTT는 그간 TV와 극장이 하지 못했던 다양성을 키워냈습니다. TV와 극장 영화는 자국 내에서 주로 소비된다는 특징이 있죠. 미국 TV쇼는 아시아 소비자들을 신경 쓸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나 OTT 시리즈는 다릅니다. OTT는 글로벌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하죠. 특히, 현재 넷플릭스와 같은 글로벌 OTT의 경우 이미 수익성을 충분히 확보한 서구권보다 아시아권 겨냥을 주요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글로벌 OTT 기업들은 아시아 소비자들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습니다. 

넷플릭스

한국의 '한류' 현상은 OTT의 활성화 이전에는 동남아시아, 일본 등 소수 국가들에만 통하던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기생충, 오징어게임의 등장으로 한국의 콘텐츠는 뚫기 어려워보였던 미국 시장까지 공략했죠.

이렇게 콘텐츠가 OTT로 인해 글로벌화 된 만큼, 이제 어느 나라가 콘텐츠를 많이 소비하고, 콘텐츠를 잘 만들어내는지가 굉장히 중요해졌습니다. 과거에는 미국 제작 드라마의 캐릭터에 유색인종이 존재하지 않는게 익숙했으나, 현재는 유색인종 캐릭터가 반드시 필요하게 된 이유이기도 하죠. 


비주류의 이야기는 누가 들어줄까?

<파트너 트랙>은 비주류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뉴욕의 로펌이라는 높은 지위, 고소득층 사이에서 유색인종, 여성이 어떻게 차별 당하는지 구체적으로 보여주죠. 

'파트너 트랙' 장면

대표적으로 몰지각한 백인 남성으로 대표되는 캐릭터 댄이 있습니다. 댄은 회사의 야유회에서 스탠딩 코미디로 비주류의 예민함을 비판합니다. 차별에 대해 비판하는 비주류들을 되려 예민하다며 비판하는 것이죠. 이 스탠딩코미디 시퀀스에서 불편함을 느낀 사람은 동양인, 흑인 뿐입니다. 백인들은 모두 웃어 넘기죠. 댄의 문제 행동에 대해서도 회사는 제대로된 후속 조치를 하지 않습니다. 부자 백인 남성으로서 댄이 회사에 가져올 이익 때문이죠. 이에 주인공 친구, 흑인 타일러는 회사를 고발합니다.

드라마 '틴 울프' 장면 중

주인공 아덴 조는 실제로 이런 차별에 반발한 경험이 있습니다. 바로 드라마 '틴 울프'의 영화화에 출연료 차별을 이유로 제작에 불참했죠. 드라마 등장인물 중 유일한 유색인종이었던 그는 제작사 측으로부터 동료 여배우들보다 절반이 낮은 임금을 제안 받았고, 이에 하차를 선언했습니다. '틴 울프'는 10대 청소년들에게 폭발적 인기를 얻은 드라마로, 아덴 조는 이 드라마의 유일한 유색인종으로 큰 관심을 모으기도 했죠. 

콘텐츠는 현실을 반영하고,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현실도 콘텐츠를 반영합니다. OTT와 비주류의 콘텐츠는 어쩌면 씁쓸한 현실을 바꿔 놓을지도 모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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