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헛
나는 말이 많은 직업을 가지고 있다.
천성에 맞지도 않은데 어쩌다 보니 그리 되었다.
나는 내가 뱉은 말들이 너무 많아
그 말들이 만든 구멍을 메꾸느라 매일 사지가 뜯어지는 기분이다.
나는 그 뜯어진 사지를 바라보노라면 종종 우울한 기분에 휩싸인다.
나는 죽고 난 뒤 만나는 세계는 대화가 필요 없어도 능히
살아갈 수 있는 그런 곳이었으면 좋겠다.
그러려면 나는 살아생전 더 이상 뱉을 말이 없을 때까지
사정없이 말을 뱉어내야 하겠지.
서글퍼진다.
왜 그렇게 살아온 걸까. 대충 산 것도 아니었는데.
(영화를 찍고 싶다. 그것만 하며 살아가고 싶다. 영화를 찍기 위한 것 외에 그 어떤 대화도 타인과 나누지 않는 삶을 살고 싶다. 영화를 만드는 것 외에 그 어떤 불필요한 행동도 감정 교류도 하지 않는 삶을 살아가고 싶다. 지금 내 삶은 어딘가 단단히 잘못되었다. 정말 대단히 단단히.. )
“내 맘과 몸과 지성이 전부 고스란히 나를 위해 쓰이는 날은 올 수 있을까. 내가 더 이상 핑계를 댈 수 없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