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의 종말』
데이비드A.씽클레어·메슈D.러플렌드 / 이한음 옮김 / 부키(주) / 2020
노화는 신체 능력을 쇠퇴시킨다.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그리고 특정한 병리 증상을 지닌다. 노화는 이 모든 일을 하며, 그럼으로써 우리가 질병이라고 부르는 모든 범주를 충족시킨다. (p.160)
나는 빨리 늙고 싶었다.
발칙하게 들리겠지만 정말 그랬다. 이겨낼 수 없는 아침잠 때문에 어리석은 실수를 반복하는 내가 너무 싫었고, 빠르게 뛰는 심장에 감정을 맡겨놓고는 그게 또 주체가 되지 않아 후회하는 나 자신이 한심했다. 나에게 늙는다는 것은 잠이 줄어들고 심장이 차분해지는 것이었다. 덩달아 시간적, 육체적, 정신적 여유가 생긴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런데 늙는 게 질병이라니.
물론 나이가 들수록 기억력은 떨어지고, 머리는 하얗게 세고, 탄력 있던 피부는 쭈글쭈글하게 늘어져 간다. 우리는 그러한 노화를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이가 들면 늙고, 늙으면 여기저기 고장 나고 아프다가, 죽어서 한줌 흙으로 돌아가는 것이 인생의 이치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게 아니라고? 그러면 어때야 하는데? 하는 의문이 절로 들 수밖에 없다. 결국 저자가 하고자 하는 말은 노화가 문제가 아니라 노화로 인한 증상들이 문제이며, 그러한 증상들은 질병에 다름 아니니 얼마든지 치료와 예방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늙어서 몸이 노화되어 죽는 것이 아니라, 늙어서 수명이 다해 죽어야 한다는 의미다. 나이가 든다고 병들지 않고 건강하게 살다가 죽자는 ‘웰다잉’과도 일맥상통하는 주제라 할 수 있겠다.
노화의 이런저런 측면들을 늦추거나, 멈추게 하거나, 심지어 되돌리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이 있다. 그러나 우리 종에게 획기적인 전환을 가져올 치료법과 약물을 이야기하기 전에, 우리는 한 가지 아주 중요한 질문에 답할 필요가 있다. 과연 그래야 할까? (p.136)
처음에는 노화를 질병으로 받아들이기가 힘들었고, 따라서 예방과 치료가 가능하다는 이론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러나 전문가의 과학적, 의학적 설명을 차분히 읽다보면 중국의 진시황이 무덤에서 벌떡 일어날 정보들이 가득한 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가 되묻는, “과연 그래야 할까?” 하는 질문에는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그 질문에 대한 답은 자신에게 달렸다.
저자가 ‘건강하게 장수하는 법’이라고 추천하는, 적게 먹고, 육식을 줄이고, 몸을 차갑게 하며, 땀을 흘리라는 조언들을 살펴보자면 궁극적인 질병의 원인은 현대인의 잘못된 식습관과 생활습관이 아닐까 하는 반성도 하게 된다. 새해에는 좋은 습관을 더욱 많이 만들겠다고, 스스로 다짐해 본다.
<노화의 종말>의 저자, 10세 젊어진 하버드 교수의 ‘6가지 아침 습관’
https://lady.khan.co.kr/health/article/202306290627001?ref=nav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