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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수 Apr 12. 2023

해외 Lay Over 어떻게 보낼까? [01]

승무원의 해외 체재 하면서 할 수 있는 일

[프랑크푸르트, Frankfurt, FRA]


이번 비행은 주말이 끼어 있어 웬만한 가게들은 문을 닫아서 미술관, 박물관을 가 보기로 했다. 프랑크푸르트는 괴테의 도시답게 미술관, 박물관이 많이 있다. 그중에서도 슈테델 미술관(Städel Museum, https://www.staedelmuseum.de/en)과 독일영화박물관(DFF, Deutsches Filminstitut & Dilmmuseum) 두 군데를 가 보기로 했다.


호텔 아침을 먹고 개관 시간에 맞춰 길을 나섰다. 도착한 날부터 내리던 비가 아침에도 부슬부슬 내렸지만 실내를 돌아다닐거라 우산 없이 나갔다가 곧 후회했다.  하지만 Main강을 건너자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았고 거리는 청량해져 있었다. 이 도시의 가로수는 재미있게 생겼다. 아직 잎이 나지 않아서인지 꼭 나무를 뒤집어 놓은 듯 보인다.

<마인강변 가로수>

프랑크푸르트의 미술관, 박물관들은 마인강 남쪽 강변을 따라 자리 잡고 있다. 개장 시간이 빠르고 호텔에서 가까운 슈테델 미술관을 먼저 가기로 했다. 입구에서 표(16유로)를 사고 입장!

슈테델 미술관은 위층의 1800년대 이전 전시관부터 관람하고 한 층씩 내려오면서 관람하는 것이 좋다. 르네상스 시대 그림부터 인상파까지 다채로운 작품들이 관심을 끈다. 그림들은 독일어와 영어로 설명이 잘 되어 있어서 관람하기는 좋았다.

<보티첼리, 여인초상화>
<라파엘로, 율리우스 2세 초상화>

가장 눈길을 끈 것은 보티첼리의 그림과 라파엘로의 그림이다. 보티첼리의 초상화는 <비너스의 탄생>의 비너스 얼굴과 거의 흡사해 보인다. 그리고 르네상스 최고의 셀럽이었던 보티첼리는 색감이 화려하여 금방 그의 작품임을 알 수 있다(근데 이 그림은 내셔날갤러리에 있는 건데 왜 여기 있는 건지 모르겠다 ㅠ.ㅠ)


<빌헤름 티쉬바인, Goethe in the Roman Campagna>

그래도 이곳 슈테델의 가장 유명한 작품은 "로마 캄파냐에서의 괴테"가 아닌가 한다. 이곳 프랑크푸르트를  대표하는 문학가인 괴테의 그림이 빠지면 섭섭하다. 작품의 설명을 보면, 여행 친구로 티쉬바인과 동행했는데 캄파냐에서 괴테를 아주 멋있게 잘 그려 주었다. 근데 그림을 자세히 보면 꼭 왼쪽 다리만 두 개 있는 듯하게 약간 이상한 구도를 취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괴테의 그림을 보여줄 때는 상반신 혹은 얼굴만 사용하기도 한다고 한다.


유럽의 여러 미술관에서도 볼 수 있는 19세기 이후의 모네, 마네, 르노와르 등의 후기인상파 화가들의 그림들도 이곳에서 만나 볼 수 있다. 근데, 이후 집중력이 떨어지고 힘들어지니 중앙 의자에 앉아 그림을 감상하는 걸 추천한다. 지하층의 현대미술은 아직도 적응하기 힘들다. 아니 어떤 걸 표현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 그래도 몇몇 작품은 살짝 이해가 되긴 하나 어려운 부분이다.


약 2시간가량 관람을 마친 후 입구 층의 기념품 가게를 구경하고 함께 있는 카페에서 커피 한 잔 하면서 숨 고르기를 하고 영화박물관 가기를 준비한다.


영화박물관은 예전부터 와보고 싶었으나 언제든지 올 수 있을 것 같아 미루고 미루다 이제야 가보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영화를 좋아하는지라 영화 관련 전시회나 박물관은 빠지지 않고 갔었는데 이곳의 영화박물관은 프랑크푸르트 올 때마다 다른 일을 먼저 하다 보니 매번 놓치게 되었다.

입장료는 상설전시관 6유로, 특별전시관은 9유로이나 특별전시관은 지금 전시물이 없어 상설전시관만 관람하였다. 1층으로 올라가면 만화경, 혹은 여러 가지 모양의 렌즈를 이용해 그림을 보는 도구들을 볼 수 있다. 그리고 학창 시절 만들며 놀았던 여러 장의 종이에 약간씩 움직임을 주는 원시적인 동영상 장치(?)를 시작으로 움직이는 그림을 만들려는 많은 장치들을 볼 수 있다.

그래도 영화로의 발전 촉발은 Kodak의 Camera No.1이지 않을까 싶다. 신기했다, 지금의 휴대폰 카메라로 100년도 더 된 카메라를 찍다니. 영화의 시초를 뤼미에르 형제로 보고 있지만, 박물관에서는 뤼미에르 형제는 영화의 형성에 한 부분이었던 것 같다. 초기의 영화 영상을 보여주는 전시관에서 잠시 관람하면서 쉬어 가자.


한 층을 더 올라가면 본격적인 영화 박물관이다. 에일리언 피겨는 이곳이 박물관임을 잘 보여준다. 다스베이더의 투구 실물은 생각보다 크기가 있어 보인다. 여러 배우들의 친필이 있는 사진 전시들도 흥미를 끈다.


그래도, 이곳 박물관의 백미는 중앙의 4개 화면에서 연속 상영되는 주제별 영화 클립들이다. 중앙 의자에 자리 잡고 눈을 좌우로 돌리면서 계속해서 나오는 영화가 뭐였지 생각하면서 보다 보면 30분이 금방 지나가 버린다. 한 사이클이 어느 정도 걸리는지 정확히 모르지만 보다 보면 빠져든다.


돌아가는 길은 강을 건너 Trap이나 지하철을 타도 되지만, 다시 강을 따라 걸어보는 것도 추천드린다.


2023년 4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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