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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수 Dec 16. 2023

해외 Lay Over 어떻게 보낼까? [11]

승무원의 해외 체재 하면서 할 수 있는 일

[뉴욕, NEW YORK, JFK] 두 번째


뉴욕의 겨울은 혹독하다. 특히 맨해튼의 겨울은 서울보다 훨씬 더 춥게 느껴진다. 눈이 한 번 오면 하늘길도 막아버리는 고약한 놈이다. 빌딩들 사이로 빨라지는 바람 때문인지 체감 온도는 더 낮게 느껴진다. 그래서 본격적인 추위가 오기 전에 걸어 다닐 수 있는 곳을 가 보기로 했다.

서울에서도 대형서점을 제외하고는 오다가다 들어가 책을 읽을 수 있는 서점을 찾기 어렵다. 미국 내 큰 도시들에도 서점들이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그래서 예전에 잠깐 들어가 본 서점과 자주 갔던 중고 서점을 가 보려고 마치 뉴요커 된 듯 아침부터 서둘러 맨해튼으로 향했다.

지난번 뉴욕 비행 때는 Flushing을 거쳐 지하철을 이용했는데 이번은 일찍 나서기도 하고 혼자 돌아다닐 거라 새로운 경로로 가 보았다. 호텔에서 보이는 Laguadia공항(LGA)까지 호텔 뒤편의 도로를 따라 약 5-10분 정도 걸어서 터미널 C 정류장까지 가면 버스(Q70, 무료, 10분마다)를 이용해 Jackson Hts/Roosevelt Av. 역에서 내리면 된다. 여기는 많은 노선이 들어오는 전철역이라 살짝 복잡하기는 하지만 E, F, M, R 노선 타는 방향으로 가 맨해튼/브루클린 방면이라고 되어 있는 곳으로 내려가면 된다. 7번 노선을 타면 Flushing에서 출발하는 노선과 같은 노선이라 이곳에서 미드 맨해튼으로 나가려면 이용해도 좋겠다. 플랫폼은 local과 express로 나뉘어 있는데 나는 express을 기다려 제일 먼저 들어온 E노선을 탑승했다. 아침 시간이라 지하철 안은 출근객으로 꽉 찼다. 그래도 5번가를 지나자 손님들이 많이 내려서 잠시 앉아서 올 수 있었다. 출발한 지 30분쯤 후에 Washington Square에서 가까운 역(W 4 st/Wash Sq)에 내렸다.


서울에서도 요즘 베이글이 유행이라 유명한 베이글집으로 걸어서 갔다. 아침이라 개랑 산책하는 사람 말고는 인적이 드물었다. 여기가 그곳인가 할 때쯤 가게 간판이 보인다. 평소에는 대기가 많다는데 오픈시간(7am)이 조금 지난지라 사람이 없다. 앞의 한국인 커플이 계산중이었다. 최소주문이 베이글 3개 + 크림치즈(Schmear) 1개이다. 베이글은 plain, everything, poppy로, 크림치즈는 scallion schmear로 주문했다. 베이글은 계산하자마자 종이봉투에 넣어서 바로 준다. 매장에 자리가 없어 대부분 근처 공원이나 길에 서서 먹는다고 한다. 아침이라 손님이 많지 않아 가게 안의 3개 있는 스툴에서 plain 하나를 뚝딱 먹어 봤다. 치즈가 맛있는지 괜찮다. 두 번째 everything은 근처 스타벅스로 가서 커피와 함께 맛을 음미하며 먹었다. 혼자서 다 먹기에는 양이 많다. 세 번째는 호텔에서 먹으려고 남겨 두었다. 나중에 호텔에서 전자렌인지에 살짝 데워 먹었는데 맛이 괜찮았다.


McNally Jackson Books SoHo는 10시 오픈이다. 개점시간에 맞춰 서점에 들어서니 나보다 먼저 온 듯 한 손님이 두 세명 밖에 없었다. 서점은 섹션별로 잘 정리되어 있었고, 미국문학 섹션에서 아는 작가들의 책들을 살펴보았다. 구매는 중고서점에서 할 거라 딱히 살 책은 없었지만 책욕심에 가격표를 보고 들었다 놨다를 반복했다. 계단이 멋스러워 올라가자 철학책 섹션이 있었고 저자가 한국인 같은 책이 있어 옆 테이블에 앉아 살짝 읽어 보았다. 독일에서 강의하시는 분인데 내용이 흥미로웠다.

MJ Books를 나서 중고서점으로 가기 전 점심을 먹었다. 아시안 덮밥(?) 종류를 파는 식당으로 메뉴 이름도 Bali, Tokyo, Seoul 등으로 붙여놨다. 나는 당연 서울을 시켜보았다. 비빔밥에 가깝게 만들어놨다. 스테이크 조각이 올라가 있어 특이했지만 맛은 괜찮았다.

에스프레소가 먹고 싶어 조승연 유튜브에서 보았던 Caffe Reggio가 근처라 찾아가 보았다. 오래된 이탈리아 분위기의 카페였다. 비스킷토와 에스프레소 한 잔으로 잠시 휴식을 취하였다. 에스프레소 잔도 로마 스페인광장의 카페 그레꼬(Greco)를 닮았다. 두 카페의 연관이 있는 건 아닐까 생각도 해봤다.


마지막 방문지인 Strand중고서점으로 가는 중간에 워싱턴 스퀘어 공원을 거쳐 가면 좋을 듯 해 경로를 바꾸었다. NYU근처라 졸업사진을 찍는 학생들도 있고 버스킹으로 피아노를 가져다 놓고 공연을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날씨가 그리 따뜻하지 않은데도 벤치에 제법 많은 사람들이 쉬고 있었다.


공원에서 서너 블록을 더 걸어가 오른편으로 돌아서자 멀리서 Strand가 보였다. 

코로나로 서점이 한 때 폐점위기까지 몰렸으나 지역 주민 등 많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기사회생하게 되었고 지금은 코로나 이전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서점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서점 안은 많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지하층부터 2층까지 많은 책들로 마치 도서관에 온 듯하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의 책을 찾아보았다. 코너별 알파벳 순서로 되어 있지만 워낙 책이 많아 쉽게 찾지는 못했다. 직원들에게 문의하면 금방 찾아주지만 그래도 직접 찾아보는 게 재미도 있다. 같은 제목의 여러 판본이 있는데 그중에 맘에 드는 걸로 두 권 골랐다. 읽을 책이 많이 쌓여 있지만 책 욕심에 또 사 버리고 말았다. 옆 코너의 저가 세일 책 한 권 포함해 세 권을 20여 불에 구매했다. 지하층은 전문 서적들로 채워져 있다. 다양한 분야의 중고 책들이 많은데 관심 분야가 있으면 골라 보는 것도 추천드린다.

다리도 아프고 이제 슬슬 호텔로 돌아가야겠다. 근처의 지하철역을 검색하니 8 st.-NYU 역이 가장 가깝다. 뉴욕 지하철 탈 때 주의해야 될 건 출입구를 내려가 개찰구를 통과해 들어가면 한 방향으로만 탈 수 있는 곳이 많다. 방향을 잘 보고 내려가야 한다. 출발했던 역으로 가기 위해 이번에는 R노선을 이용해 Jackson Hts/Roosevelt Av. 역까지 돌아왔다. 플랫폼에 내리면 머리 위 안내판을 살펴보면 된다. Q70버스 탑승장 안내판을 따라 출구로 나가면 버스가 기다리고 있다. LGA의 터미널 C에 내려 무거운 가방을 들고 호텔까지 무사히 도착! 오늘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사족 : 소호(SoHo), 노호(NoHo) 지역은 지난번 DUMBO와 같이 약어이다. SoHo는 South of Houston street, Noho는 North of Houston street에서 왔다. Houston street의 북쪽부터 숫자로 시작하고 남쪽은 각각 이름이 있다. Prince, Wall 등의 이름으로.


주 소

 -. Popup Bagels : 177 Thompson St, New York, NY 10012 미국

 -. Caffe Reggio : 119 MacDougal St, New York, NY 10012 미국

 -. McNally Jackson Books : 134 Prince St, New York, NY 10012 미국

 - Strand Book Store : 828 Broadway, New York, NY 10003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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