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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아침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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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민혜 Jun 03. 2024

가장 중요한 사람

아침편지

글모닝! 6월 첫 주라 말할까요? 싱그런 월요일 시작입니다. 눈 떠보니 유월이라오. 한창 날이 더워지고야 인제 좀 새해를 실감하면 불쑥, 낯선 새해가 다가오려나요. 초조한 마음이라는 동생에게 물었어요. 내일에 바라는 것이 있느냐고요. 그도 그렇지만 다음, 또 다음 하다가 마지막이 찾아오는 게 두렵다고 말해요. 다음에, 하지 말고 오늘을 살 것을 주문해 보아요. 바라는 곳이 있어 말처럼 쉽지 않다고요.


늦은 밤, 감사한 일을 말하는 시간이었어요. 품에 안긴 딸이 말해요.


"엄마를 떠올리면 햇살이 생각나"

"태양 말이야?"

"응. 골든 레트리버 같아. 늘 따듯하고 다정한 느낌이야."


냉정하고 도도한 면이라곤 한 번도 느낀 적이 없다고 강조합니다.


"요 녀석이 모르네, 엄마 별명이 '차도녀'였다니까. 호랑이 사장님이었어!!"


풋, 하고 웃음이 터진 아이들을 꼭 안아주었어요. 눈앞에, 지금 여기 사랑이 있고 행복이 있어요. 내일을 향한 생각은 자칫 우리를 초조하게 하지요.


아이들이 숙제하기 싫다거나, 학교에 미운 사람을 말할 때가 있어요. 어른이라고 다른가요. 하기 싫은 일이라도 해야 할 때가 있지요. 불편한 사람이 곁에 머물기도 해요.


"서연아, 우리가 살면서 만날 사람 중에 가장 중요한 사람이 누굴까? 제일 의미 있는 일은?"


아이는 머뭇대며 엄마라고도 말하고, 가족과의 시간이라고 말해요. 정답을 찾으려는 눈빛이 귀여워요. 눈알이 바쁘게 굴러다닙니다.


"가장 중요한 사람은 '지금' 눈앞에 있는 사람이고, 제일 중요한 일은 '지금' 네가 하는 일이야."


고개를 갸웃대는 아이에게 말했어요. 가지고 싶은 느낌과 바라는 내일보다, 지금 네가 경험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면 좋겠다고요. 매사를 그렇게 대하는 태도는 나의 '지금'을 의미 있게 만들어요.


가만 놔두면 여기 있지 못해요. 생각의 속성은 '예측'입니다. 어제가 좋으면 좋아서, 싫었다면 싫은 대로 미련을 갖기 쉽지요. 늘 내일에 가서 그림을 그려요. 정작 오늘을 경험하지 못합니다.


내가 놓치는 건 제 때 매수하지 못한 주식이 아니에요. 먹먹하고 그리운 건 귀한 '오늘'입니다. 소중한 그대만큼 애틋한 오늘을 생생하게 경험하시기를.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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