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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아침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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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민혜 Jun 19. 2024

우리의 삶은 숙제가 아닌 축제

아침편지

글모닝! 잘 잤나요? 저라면 밤새 꿈을 꾼 기분이에요. 마음이 곧 세상이라는 말을 오물거린 지도 3년이 넘었을까요. 이 즘 되면 최면인가, 싶어요. 곧장 현실이 마음을 반영할 때가 많아요. 이젠 조금 더 나아가 어떤 상황이 나쁘다고 믿는 마음과, 현실에 점수를 매기는 마음을 내려 놓으려고 노력해요. 


어제 출간 기념회 다녀온 게시물을 올리는데, 글이 길어서요. 할 말이 많았다는 요량입니다. 옆에 아이들이 유독 말을 걸어오고, 산만했어요. 하다 말다, 하려는데 말다 어영부영 정리하게 됐어요. 후다닥 올리고 밥 하랴, 아이들 챙기랴 거들떠보지 못했는데요. 자기 전에 읽어 보니 북벤 친구들과 행성 B 대표이신 림태주 작가님을 언급하지 않았더라고요. 내내 마음에 걸려서요. 한 사람, 한 사람 멋진 분들인데다 존경하는 마음을 담지 못했어요. (실은 현장에서도 인사를 제대로 못했어요.)


세세하지 못한 게 접니다. 대신 소심하지 않고요. 버럭 하지 않아요. 새벽 명상하며 불편한 마음이 솟아 귀를 기울였어요. 


밥을 하려면 아이들이 쌩이질을 합니다. 어떤 날엔 쉼 없이 '엄마'를 부르는 것만 같아요. 글을 쓸 적에도 그래요. 책을 읽으려니 자꾸 전화가 오기도 해요. 뭐 좀 할라치면 그럴 때가 많아서요. 아이들이라면 물론, 아직 어려서도 그렇지만요. 잘 살펴보면 내가 지금 이걸 '해야 한다'는 의무감에 사로잡힐 때면 훼방은 더해요. 


분명 나는 맛있게 요리를 하고 싶은 것이고, 글을 쓰고 싶은 거잖아요. 감사한 마음으로 출간 기념회 후기를 남기고 싶은 거고요. 책을 '읽어야 하는 게' 아니라, '읽고 싶은' 겁니다.


한데 어느 순간 우리는 속엣말로 말해요. 난 지금 이걸 '해야 한다고!!'


퍼뜩 깨고 보면 진실은 단순해요. 살며 해야 하는 일은 없다는 겁니다. 회사를 출근하면 그건 내가 돈을 벌고 싶어서잖아요. 요리를 하는 건 가족과 맛있게 먹으며 더 행복하기 위해서고요. 글을 읽는 것도 그래요. 무엇이든 우리, 결국 나의 행복을 위해서고 결국 말을 거는 내 아이의 행복을 바라는 마음입니다.


그대는 오늘 무엇을 '해야 한다'고 믿고 있나요? 어쩌면 이 모든 게 나의 선택임을 알고 억지가 아니라는 걸 깨닫기만 한다면, 정말은 내 삶에 '해야 한다'는 건 없다는 걸 안다면, 이보다 더한 지혜가 있을까 싶어요.


일도 공부도 운동도 모든 게 나의 삶과 그대 삶을 위해섭니다. 뾰족하게 말하면 행복하고자 함이지요. '내일'이 아니라 '오늘', 지금 여기서 행복할 권리에 집중하시길 바라요. 


한 주의 중간이네요. 잠시잠깐이라도 목적을 돌아보는 오늘이면 좋겠어요.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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