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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아침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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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민혜 Jul 02. 2024

화해하는 오늘

아침편지

안녕하세요. 평안을 빌며 인사해요. 울상인 하늘이네요. 늦은 밤, 동생이 찾아왔어요. 아이들과 잠드는 어미라, 금세 얼굴만 보고 돌아갔어요. 불쑥 찾아와 안부를 묻습니다. 달빛에 비친 눈이 고달프고 애잔해요.


동생은 한 달 수입이 남들 연봉만치 됩니다. 그렇게 하지 않는 나로선 그게 마냥 기쁠 것 같아요. 우리 사는 시대에 가치의 척도는 돈인걸요. 웬만한 건 돈으로 해결합니다.


얼마 전 유튜브 프리미엄 서비스를 해지했어요. 실은 유튜브를 '보는' 날이 잘 없어요. 주로 차에 이동하며 '듣거나' 집에 음악을 '듣는 게' 전부예요. 이따금 영상을 보긴 하는데, 혹 가다 한 번이라요.


서비스에서 제공하는 건 광고를 보지 않는 것, 화면을 내리고도 재생이 가능한 거지요. 면밀히 말해 약간의 불편함을 돈으로 해결하는 식인데요.


세상 모든 게 그래요. 조금만 부대끼면 여지없이 서비스가 생겨납니다. 불편, 불안, 불만이 돈이 된다는 이야기, 들어보셨을까요? 사업을 하고 싶다면 이 지점을 눈여겨보시면 됩니다.


왜 이게 돈이 되는지, 참 단순해요. 대부분은 가슴이 아닌 머리로 살아갑니다. '뇌'는 문제 삼기를 좋아해서요. 아무 문제가 없어도 문제를 찾아내 고치려 듭니다. 바꾸려 들고, 해결하려 해요. 


나 자신에게도 마찬가집니다. '나'를 걸고넘어지고 문제 삼기를 잘해요. 그래서 나아가는가, 싶은데요. 재밌는 건 요리조리 바꾸고 한 달에 수 천만 원을 벌어도, 또다시 '나'를 문제 삼는다는 겁니다.


'나'는 삶이에요. 세상 전부이고요. 우리는 삶을 풀어야 할 문제로 여기고 있진 않은가요? 누구와 함께이든, 어디를 가서든 머리를 따라가서는 행복할 수 없어요. 다음, 또 다음이 기다릴 테니까요.


역할이 있을 뿐입니다. 머리는 머리대로, 가슴은 가슴대로요. 애써 없애려 들 필요도 없어요. 가능하지도 않고요. 관조하는 힘을 키우는 게 중요하지요. 머리와 가슴이 손을 잡으면 세상 못할 게 있나요.


나와 화해하기 좋은 날이에요. 화기애애한 화요일 되시길.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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