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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아침 편지

핑계대지마

아침편지

by 하민혜

좋은 아침입니다. 커피를 내렸어요. 스탠드 아래 두었더니 컵에 올라오는 김이 장장해요. 사람은 어디에 둬야 가진 마음이 선명하게 보일까요.^^


어제도 아이들을 데리고 자전거를 탔어요. 조카가 있는 동네까지 30분이 더 걸렸을까요. 햇볕이 사나워서요. 안장 위에 얹은 허벅다리가 벌겋습니다. 아직 낫지 않은 어깨와 팔을 또다시 데웠어요. 아이들은 조카 집에 두고, 혼자 왔던 길을 돌아갔어요. 시간이 오후 1시가 넘었는데요. 제일 뜨거운 시간이죠.



솜인형 같은 구름을 올려보기도 만만치 않을 만큼 따가웠어요. 땀이 범벅이에요. 집에 혼자 씻으며 자전거 여행을 가리라, 마음먹었네요.


무슨 일에든 핑계가 참 많아요. 원고 마무리를 미루고 있는데요.



이번 글쓰기 강연에서 글을 쓸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무엇이냐, 질문이 있었어요. 글은 말처럼 소통이지요. 읽는 사람을 생각해야 해요. 읽는 독자가 재미든, 공감이든 정보든 무어라도 얻을 수 있어야겠죠.

정보 전달이 아니라도 쓰는 사람이 품은 메시지가 있고, 충분히 글에 담겨 있으면 좋겠어요.



원고에 사생활 투성입니다. 밝힐만한 내용인지 모르겠어요. 살아온 삶과 개똥철학을 담고 보니 산만합니다. 유명인이 아니면 정보 전달이 좋지, 핑계 댔어요. 방학이라고 미뤘고요. 또..



구차합니다. 행동하거나 행동하지 않거나, 이유가 많은 건 이상한 거예요. 삶이 끝날 때 ~할 걸, 그럴걸, 그러지 말걸. 하는 식이죠. 설명할 필요가 없는 오늘이면 좋겠어요.



책을 내고 싶어요. 많은 분들이 읽으셨음 하고요. 좀 더 나를 알리는 활동을, 동시로 글공부를 계속하는 이유입니다. 삶이 내 뜻대로 흘러가지 않을 때에도, 고통스러운 순간에도 내가 바라는 일임을 잊지 않는 거예요. 핑계 대는 입이 다물어지게 말이죠.



어디로 가든 그 길이 정답이에요. 지금 여기가 옳아요. 부족한 대로, 불편한 대로 그러면 그런대로 괜찮습니다. 다른 길도 마찬가지예요. 그대가 걷는 길이 최선이라고 믿어요. 잘해왔고, 잘하고 있어요. 핑계 없는 오늘을 살아요 우리.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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