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거리의 떡볶이 튀김집
어릴 적 먹던 추억의 음식
내가 고 3 수능을 마치고 한량처럼 놀고 있을 시절, 동생은 이과반 진학을 앞두고 학원가를 돌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튀김집'에서 간식을 먹고 왔다는 말을 했다. 수능이 끝나고 겨울방학이 시작되면서 댓거리의 외국어학원에서 토익과 영어 회회를 함께 수강하기 시작했는데, 점차 수업이 끝나고 수강생들과 어울려 댓거리에서 노는데 재미가 들렸다.
그렇게 댓거리를 쏘다니면서 닭꼬치 전문점에서 닭꼬치도 사 먹고, 오락실 노래방도 다니다가 댓거리 뒤쪽에 있는 튀김집을 알게 되었다. 떡볶이와 튀김을 골라 계산을 하고 가게 옆의 빈 상가에 차려진 식탁에서 음식을 먹었다.
떡볶이는 빨갛고 걸쭉한 국물에 어묵과 가래떡이 있었고, 튀김의 종류가 다양했다. 당시 댓거리에는 "떡볶이 뱅크"라는 우리가 좋아하던 떡볶이 집이 있어서 그런지 나와 친구들도 이 집을 튀김집이라고 불렀다. 떡볶이가 먹고 싶으면 떡볶이 뱅크로, 바삭한 튀김을 든든하게 먹고 싶으면 이 집으로 향했다.
내가 대학교에 다니던 중에도 이 튀김집은 여전히 댓거리에 있었다. 방학을 맞아 마산에 모여 친구들을 만날 때면 이 집에서 튀김에 떡볶이에 배를 든든히 채우고 노래방에서 신나게 놀다가 집으로 돌아가곤 했다. 그때 주로 모였던 친구들 모두 지금은 마산을 떠나 타지에 자리를 잡아, 댓거리에 못 가본 지 한참은 된 것 같다. 언젠가 우리가 또 모이는 날에, 그때 자주 다니던 음식점들은 거의 사라졌더라도 다시 댓거리에서 옛날이야기를 해 보자고 제안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