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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종혁 강사 Jun 30. 2024

타임머신을 타고 떠나는 음악 여행

90년대 일본 팝과 2020년대의 K-pop

차 안에서 치지직 거리는 잡음과 함께 흘러나오는 일본 음악에 푹 빠져 있던 그 시절이 엊그제 같습니다. 1990년, 고등학교 1학년 이었던 저는 아버지의 주차된 차 속에서 작은 일탈을 즐겼습니다. 운전석 의자를 뒤로 젖히고, 라디오 주파수를 미세하게 조정하며 일본에서 흘러나오는 세련된 멜로디에 귀를 기울였죠. 


시즈카 쿠도의 감미로운 목소리, 윙크의 경쾌한 리듬, 나카야마 미호의 애절한 발라드, 튜브의 록 사운드, 카시오페아의 섬세한 연주, 티스퀘어의 감성적인 선율... 이 모든 것들이 어우러져 제 청춘의 사운드트랙을 만들어냈습니다. 그 시절 일본 문화는 황금기를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애니메이션, 음악, 영화, 드라마 모두가 엄청난 세련미를 자랑했죠. 저는 그들의 문화에 매료되어 있었고, 그들의 음악은 트로트와 발라드 위주였던 한국 유행가들과는 달리 저의 감성을 한껏  자극했습니다.


최근 뉴진스의 하니가 일본 팬미팅에서 부른 '푸른 산호초(青い珊瑚礁)'를 들었을 때, 저는 순간 시간 여행을 떠난 듯했습니다. 80년대와 90년대의 추억이 물밀듯이 밀려왔고, 그 시절의 감성이 고스란히 되살아났습니다. 이제는 K-pop이 전 세계를 매료시키고 있습니다. 몇십 년 후, 지금의 일본 젊은이들도 한국음악을 들으면 저처럼 2020년대의 추억에 잠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들에게 BTS, 블랙핑크, 뉴진스의 노래가 저에게 일본 가요가 그랬듯 특별한 의미로 다가오지 않을까요?


음악은 시대를 초월하는 힘이 있습니다. 그 시절 일본 음악이 우리에게 그랬듯, 오늘날의 K-pop은 전 세계 젊은이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문화의 흐름은 끊임없이 변화하지만, 음악이 우리의 마음을 울리는 힘은 변함이 없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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