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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종혁 강사 Aug 16. 2024

B2B 브랜드의 양면성: '인텔'과 '벤츠'

'인텔 인사이드'와 벤츠의 '파라시스'


B2B(기업 간 거래) 브랜드, 특히 부품이나 소재와 관련된 브랜드는 소비자들의 눈에 잘 띄진 않지만, 그 파급력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큽니다. 이러한 브랜드들은 기업의 성공과 실패를 좌우할 수도 있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오늘은 ‘인텔 인사이드’라는 성공적인 B2B 브랜드 사례와 최근 발생한 벤츠 전기차 화재의 배터리 논란을 통해 이 두 가지 상반된 사례를 비교해 보겠습니다.



먼저, ‘인텔 인사이드’로 대표되는 성공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인텔은 1991년부터 이 캠페인을 시작했습니다. 당시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컴퓨터 내부 부품인 CPU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고, 삼성, LG 등 컴퓨터 제조사들만을 인식하고 신경쓰는 경향이 있었죠. 이러한 상황에서 인텔은 자사의 프로세서가 장착된 컴퓨터에 ‘인텔 인사이드’ 스티커를 부착하면, 그 제조사에게 마케팅 비용을 지원하는 전략을 펼쳤습니다. 이 전략은 대성공을 거두어, 인텔은 B2C 시장에서도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구축하게 되었고, 컴퓨터 제조사들과의 관계에서 우월한 지위를 확보했습니다. 소비자들은 어느 순간부터 인텔 CPU가 들어있는 컴퓨터를 우수한 제품으로 인식하게 되었죠. ‘인텔 인사이드’ 캠페인은 B2B 브랜드가 소비자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이는 제품과 서비스의 ‘품질’이라는 신뢰를 바탕으로 이루어진 것입니다. 



반면, 최근 인천 청라 아파트 단지에서 발생한 벤츠 전기차 화재 사건은 '파라시스'라는 B2B 브랜드가 어떻게 부정적인 인식을 초래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이 사건은 벤츠가 오랜 기간 동안 구축해온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와 소비자들 사이의 신뢰성을 크게 훼손하며, 벤츠의 품질과 안전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게 만들었습니다. 1억 원에 가까운 고가의 차량을 구매한 소비자들이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에서 업계 순위 10위권에 불과한 제조사인 '파라시스' 제품을 사용하는 벤츠를 신뢰할 수 있을까요? 이러한 의구심은 소비자들이 더 안전한 브랜드로 눈을 돌리게 만들 것입니다. 실제로 경쟁사들은 자사의 배터리 제조사를 공개하며 벤츠의 약점을 공격하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벤츠는 이 화재 사건으로 인해 리콜 및 법적 대응 부담을 안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이는 재정적 손실뿐만 아니라 기업의 명성에도 지속적인 악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이 두 사례는 B2B 브랜드 전략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줍니다. 품질을 기반으로 한 성공적인 B2B 브랜딩은 기업 간 관계를 넘어 최종 소비자와의 강력한 연결고리를 만들어낼 수 있지만, 최종 소비자에게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부품이나 소재의 관리를 소홀히 하고 단기적인 이익에만 집중한다면, 연쇄적인 불신을 초래하여 공급사와 고객사 모두의 브랜드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시킬 수 있습니다.



‘인텔 인사이드’와 인천 벤츠 전기차 화재 사건은 B2B 브랜드가 소비자와의 접점에서 어떻게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줍니다. 인텔은 성공적으로 브랜드 인식을 높였지만, 벤츠의 사례는 공급사 관리 및 품질 문제에 대한 대응 방식이 브랜드 가치를 크게 훼손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남을 것 같습니다.



과연 ‘벤츠’가 전기차 시대에도 럭셔리 프리미엄 브랜드로 남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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