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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판다쌤 Jun 22. 2024

난 학교라는 창을 통해 세상을 본다.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은 자신만의 창을 통해 세상을 바라본다. 의사들은 병원으로 찾아오는 환자의 눈을 통해, 집 앞 카페의 사장님은 더위를 식히러 오는 손님을 통해 동네의 소식을 접한다. 택시 기사님은 우연히 만난 손님들과의 짧은 대화를 통해 삶의 다양한 단면을 경험한다. 그렇다면 교사는 무엇을 통해 세상을 바라볼까? 당연히 학교와 그곳의 아이들을 통해서이다. 그리고 나는 이 사실이 참으로 좋다. 그 이유를 몇 가지 이야기해 보려 한다.     


먼저, 세상은 광복 이후 급격히 변해왔다. 그 변화의 속도는 점점 더 빨라져 우리를 한시도 쉬지 못하게 한다. 그러나 학교는 세상의 속도와는 다른 템포로 변화한다. 학교는 가장 인간적이고 중요한 가치들만을 받아들인다. 때로는 이러한 느림이 매우 보수적으로 느껴질 때도 있지만, 나는 이 느림이 좋다. 독서와 사색을 중요시하고, 사람과 사람의 직접적인 연결을 중시하며, 기본 예절과 예의를 사랑하는 이 느림이 참으로 마음에 든다.     

다음으로, 아이들이다. 내가 바라보는 세상이 아이들이라는 사실은 나에게 큰 만족감을 준다. 어느 날, 경찰관 친구와 이야기하다가 수업 시간에 말을 듣지 않는 아이들에 대해 푸념을 늘어놓았다. 친구는 내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더니, 자리에서 일어나며 이렇게 말했다. "그래도 나는 네가 부럽다." 나는 내심 당황했지만, 친구의 이야기를 계속 들어보았다. 그는 경찰로서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 고독사한 이들, 불의의 사고를 당한 사람들을 많이 만난다고 했다. 친구는 이어서 이렇게 말했다. "아이들의 순수함 속에 있는 것만으로도 너는 큰 축복을 받고 있는 거야." 그의 말에 나는 깊이 공감했다.     


아이들의 순수한 눈망울 속에서, 나는 세상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본다. 그들의 웃음 속에서, 나는 희망을 발견한다. 이처럼 나는 매일 학교라는 창을 통해, 아이들이라는 순수한 렌즈를 통해 세상을 바라본다. 그 속에서 느끼는 기쁨과 보람이 나를 교사로서의 길에 머물게 한다.     


세상을 바라보는 창이란 단순히 우리가 무엇을 보는가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어떻게 보고, 어떻게 느끼고, 어떻게 반응하는가에 대한 문제이기도 하다. 각자의 창을 통해 우리는 세상을 경험하고, 그 경험을 통해 성장한다.     


교사라는 직업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역할에 그치지 않는다. 교사는 아이들의 눈을 통해 세상을 다시 배우는 존재다. 아이들은 세상을 순수하게,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그들의 시선은 편견 없이 세상을 바라보고, 그들의 마음은 모든 가능성을 품고 있다. 이런 아이들을 바라보는 것은 교사에게도 큰 배움이 된다.   

  

학교와 아이들이라는 창을 통해 나는 세상을 바라본다. 아이들의 눈을 통해 세상을 배우고, 그들의 성장을 돕는 과정을 통해 나 역시 성장한다. 이 모든 과정이 나에게는 큰 기쁨과 보람을 준다. 그리고 나는 이 창을 통해 바라보는 세상이 참으로 아름답다고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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