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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솜 Jan 30. 2023

1. 원고만 준비되면 출력하면 되죠?

[출판인 프리랜서]




글쓰기 커뮤니티를 통해 만난 멤버들의 문집을 만든 지 1년 6개월이 지났다. 독립출판을 하고 싶어 유튜브 영상도 찾아보며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했다 첫 책은 첫 아이를 출산하는 고통에 비유할 수 있을까? 독학으로 고군분투하며 인쇄까지 총 6개월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혼자 내지와 표지를 디자인하며 모르는 내용은 인터넷 검색으로 대체하는 시간의 연속. 포기하고 싶었지만 그러지 아니했다. 첫 책 이후로 점점 책을 만드는 속도는 빨라졌고 총 6권의 문집인 “요즘생각” 시리즈를 통해 직장인 취미 플랫폼에서 책 제작 관련 오프라인 강의를 하게 되었다.      


시작은 미약하나 어느덧, 출판인이 되어 책 제작하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선생님이 되었다. 글을 잘 쓰고 싶은 사람도, 책을 출판하고 싶은 사람도 많지만, 그것을 실행으로 옮기는 사람은 손에 꼽힌다. 평소 노트에 끄적이며 생각 정리하는 사람들은 많지만, 그것을 어떻게 에세이로 만들어내지 두려움을 가진 친구들이 더 많다. 글을 쓰는 특별한 방법이 있을 것이라 여겨 기술적인 부분에 관해 관심을 가지기도 한다.

      

책을 만들려면 일단 원고가 있어야 한다. 아무리 표지와 내지 디자인을 화려하게 해도 알맹이가 빠져있다면 책의 가치는 바닥으로 떨어진다. 즉, 1차 난관인 셈이다. 글을 쓰고 교정과 교열을 하고 다시 읽고 사람들에게 공유도 해보고 이후에 책 디자인 작업을 편집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진행한다. 책을 만들기 위한 컴퓨터 작업은 생각보다 예민해서 세세하게 체크해야 하는 부분이 너무 많다. 원고만 있다고 해서 프린트로 출력하듯이 책이 만들어지지 않는다.      


오프라인 수업을 하다 제일 많이 듣는 질문들을 추려보자면 이렇다.   

   

- 원고 파일만 있으면 프린트로 출력해서 책 만들 수 있나요?

- 책 제작하는 데 정확하게 돈이 얼마나 필요해요?

- 책 팔아서 돈 어떻게 벌 수 있어요? 

- 책 만드는데 생각보다 해야 할 일이 많네요. 

- 디자인 및 교정 교열 외주비가 왜 이렇게 비싸죠?   

   

직장 생활을 하면서 부업으로 돈을 벌고 싶은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책도 하나의 파이프라인이 되어 수익을 줄 수 있지 않을까.라는 호기심에 수업을 신청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수업 첫날, 냉정한 현실을 알려주곤 했다.      


책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공정은 생각보다 공이 많이 들어가고 작가로 돈을 벌고 싶다면 작품활동을 꾸준히 하면서 자신의 입지를 넓혀야 한다는 것, 절대 공을 들이지 않고 되는 일은 없다. 글을 꾸준히 쓴다는 건 생각보다 어렵다. 아무런 대가성 없이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를 쓰며 창작을 한다는 건, 인내심과 성실성이 기본이기 때문이다.  

    

그냥 글 쓴 원고 인쇄기로 출력하면 되는 거 아닌가요? 라고 물어본다면, 하나부터 열까지 준비해야 하는 것들을 말하고 싶어 마음이 복잡해진다.      


‘원고를 책으로 만들려면 내지 디자인을 위해 책 크기의 판형으로 만들어서 원고를 배치해야 해요. 웹이 아닌 인쇄용이기 때문에 “CMYK” 모드로 글과 사진 변경을 해야죠. 해상도 체크까지 필수, 폰트는 상업용으로 허용이 된 것만, 사용이 가능하며 작업 마지막에는 폰트를 깨서 그림으로 바꿔줘야 한다는 것, 인쇄 시 잘리는 부분을 생각해서 3mm 도련은 필수로 설정해주어야 한다는 것’ 등등  떠다니는 생각들은 많지만, 시작도 전에 겁을 주는 것 같아 


“ 꼭 그렇지만은 않아요. ”  

    

라고 말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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