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모든일은잘될꺼야 Jul 17. 2023

미션임파서블:데드레코닝 후기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은 시리즈의 다른 작품들과 비교했을 때 실망스러운 편이었다.



1편은 첩보영화의 클래식에 올랐고, 2편부터 6편까지 점차 거대해지는 스케일 속에서 시리즈의 아이덴티티는 더 확고해지고 있었다. 에단만이 가진 하드한 액션 시퀀스, 배신과 변장, 작전과 침투, 난관과 협업, 추격과 액션은 미션 임파서블만이 가진 클리셰임을 부정할 순 없다. 고유의 아이덴티티를 가지고 흔들릴지언정 놓친 적은 없다. 심지어 시리즈 중 저평가를 많이 받는 2편 조차도 페이스 마스크를 통한 변장과 내부 배신, 체이싱액션의 한계를 높여 놓은 작품이다.


그렇게 미션임파서블은 페이스 마스크, 첨단 장비를 이용한 해킹부터 침투 작전의 상징과도 같은 와이어 액션과 오토바이 추격전, 그리고 톰 크루즈만이 대체가능한 위험천만한 액션을 담아내고 있으며, 항상 그 배경에는 내부자의 배신, 혹은 감당하기 어려운 테러세력이 있었으며, 에단의 지휘 속에 동료들의 도움으로 불가능한 임무를 수행했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이전 작품들과 달리 긴장감이 떨어지는 요소들과 어색한 캐릭터 연계성, 흥미로운 빌런에 비해 그를 따르는 조직원들의 스토리텔링은 제대로 전달되지 못했다. 항상 예상 가능한 패턴을 따라가지만, 미묘하고 어색하게 진행된 데드레코닝 파트 1은 길어진 이야기만큼 지루함이 따라왔다.



이번의 불가능한 미션은 시리즈 최초로 보이지 않는 AI, 엔티티에 대항하는 것이다. 시리즈 최초로 인간이나 단체가 아닌 네트워크 상의 AI를 찾기 위한 열쇠와 열쇠를 찾아 용도를 알아내야 하는 불가능한 미션이 시작된다. 첨단 디지털로 싸워온 IMF에 이번 악당은 AI이기에 이들의 능력은 너무 쉽게 무력화된다. 루터의 해킹속도보다 더 빠르게 화면을 조작하는 적을 통해 보이지 않는 적과 싸우려면 아날로그 방식, 즉 첨단 장비를 배제하고 직접 몸으로 뛰어야 한다고 알려준다. 그렇기에 그들이 찾는 열쇠라는 키워드조차 지금까지 알고 있던 암호나 지문, 홍채인식, 동작인식이 아닌 정말 순수하게 사전적 정의의 열쇠, 그 자체이며 이 영화 전체에 아날로그라는 의미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다.


잠수정 자폭을 통해 네트워크상의 괴물을 보여주고는 신참을 통해 배달된 오래된 녹음기와 테이프를 통해 전달된 미션은 보이지 않는 적이라는 테마와 아날로그로 돌아갈 에단을 상징한다는 점이다.


다만 전반적으로 영화의 흐름은 예상 가능한 패턴을 따라가며 디테일의 아쉬움을 남기며 진행되었다. 캐릭터 연계에서 첫째로 그의 동료들을 단순한 동료로 그들의 내면과 갈등을 탐구하기 보단, 홀로 남겨지기 위한 에단을 위해 버려지는 카드로밖에 활용을 못했다.



루터는 1편부터 개근멤버이며, 벤지는 3편부터 작전의 핵심멤버가 된다. 특히 일사는 그간 매력을 내세우지 못했던 다른 여성 캐릭터들과는 다르게 (2편의 나이아나, 4편의 패튼과 달리) 5편과 6편에 이에 7편에까지 동료로서 함께 한다. 5편 로그네이션부터 신디게이트와 레인이 악의 축인 테러리스트 단체에 대항한 동료로 자리잡고 팀웍으로 확실히 자리잡고 전개되고 있었으니, 일사는 분명 루터와 벤지와 함께 에단이 아끼는 파트너이며, 영화가 시작하면서 에단과 동료간의 관계가 얼마나 밀도가 높은지 보여준다. 임무를 위해 사막 한가운데서도 일사를 찾아가서도 이해할 수 없었던 일사의 처한 상황을 이해하려 노력하고 타개할 수 있도록 도와주려고 했었다.



이런 급박한 상황 속에서 새로운 인물 ‘그레이스’가 등장한다. 출처를 알 수 없는 의뢰를 받아 공항에서 은밀하게 주머니를 터는 좀도둑은 마치 야바위꾼의 화려한 언변과 손놀림으로 에단의 주머니를 털어간다. 천방지축마냥 날뒤는 그레이스를 따라 에단은 추격하는 적들을 피해 도망다니며, 또는 그레이스를 지키기위해 고군분투를 한다. 그 과정에서 엔티티의 방해로 인해 루터와 벤지는 에단에게 도움을 줄 수 없는 사실을 말하며 아날로그 방식으로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며 사라진다.


아날로그식 전투로 회귀하는 IMF의 전략에 맞춰 루터와 벤지의 퇴장은 납득이 가더라도 다시 스파이 세계로 복귀한 일사는 명분도 없이 등장했다가 명분도 없이 사라지는 캐릭터가 되었다. 일사의 죽음은 엔티티의 능력에 의해 해킹당한 무전과 변조된 벤지의 목소리로 무능력화된 IMF를 보여주기엔 설득의 대상이 되지않았다. 이해가지 않는 너무 가혹한 퇴장이었다. 특히 일사와 가브리엘의 검술 시퀀스는 그동안 보여준 일사의 전투능력을 우습게 만들어버린 장면이었다. 게다가 일사의 빈자리를 너무 쉽게 그레이스에게 맡기는 상황은 조잡한 스토리텔링이라는 생각만 남았다.


에단의 옆에는 그레이스만 남았고, 그에게 기존 시리즈에 담겨져있던 오마주를 맘껏 뿌려준다. 심지어 IMF가 무엇의 약자냐고 묻는 장면은 너무 실망스러웠다. 그 대사는 줄리아를 위한 대사이며, 헌트가 동료들 외에 처음으로 믿고 의지한 사람에게 기댄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신규캐릭터가 등장할 때, 적어도 2편 이상 등장할 캐릭터 (1+2부니깐) 라고 하면 브랜트급의 명분이 있었어야 했다. 게다가 일사를 리타이어 시키고 들어온 여성 캐릭터이고 심지어 줄리아를 오마주한 대사를 차지한 캐릭터로서 좀 더 강하게 명분이 있었어야 했다. 화이트 위도우의 의뢰로 판매자의 주머니를 턴 소매치기라는 설정으로 너무나도 쉽게 신규 캐릭터를 중요한 자리에 앉혀버렸다. 화이트 위도우 또한 엉성한 느낌의 오빠와 달리 날카롭고 매서운 캐릭터였지만, 이번에는 쉽게 제압당하고 약에 취해 비틀거리는 웃음기 가득한 캐릭터로 변해버렸다.


빌런의 캐릭터 연계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 가브리엘과의 짧은 회상은 점차 풀어갈 이야기여도 패리스의 등장과 배신은 2부를 위한 성급한 등장과 빌드업이었다해도 연결성이 떨어진다. 심지어 눈물까지 흘리며 쓰러진 캐릭터가 아직 숨이 붙어있다는 설정인데 좌충우돌하는 그레이스와 2부에서 어떤 활약을 펼칠지 걱정스럽다. 전체적인 이야기의 밀도가 다른 캐릭터들의 설정 설명으로 인해 흐려지고 있다는 느낌이다.


미션임파서블은 항상 에단 헌트의 과하다시피한 액션 시퀀스와 더불어 스토리, 캐릭터 연계에 밀도가 살아 있었다. 일부 아쉬움과 달리 액션의 짜릿함은 여전히 에단, 톰 크루즈만이 가진 상징과 같다. 폴아웃에서는 비행기에까지 매달리며 점점 대담해지던 끝장 액션은 이번에도 절벽 낙하신으로 아쉬움없이 보여줬다. 벤지와의 티키타카로 웃음과 기대를 잔뜩 채우고 날라간 오토바이에 화려한 자유낙하는 과거의 다른 액션 시퀀스와 비교해봐도 절대 뒤지지 않음은 분명하다



로마 카체이싱과 마지막 열차 시퀀스는 너무 훌륭하다. 톰 크루즈의 고공 스카이다이빙은 마치 의무감처럼 들어간 씬처럼 느껴졌다면, 두 액션의 훌륭함과 짜릿함, 긴장감은 부정할 수 없다. 확실히 액션의 쾌감과 스릴을 극단으로 끌어올리는 연출은 미션임파서블만이 가진 확실한 장점이다.





지난 모든 향수를 담아 만든 IMF버젼의 프린세스 메이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