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옥션에서 지드래곤의 ‘youth is flower'가 3,000만원에 출품되었다.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의 이사장은 감정된 시작가격은 그림 가격이 아닌 명성 가격이라고 설명했다.
‘그림은 그림이되, 그림이 아니다‘
아이러니하게 지드래곤 본인이 출품한 작품이 아니라고 경매는 취소됐다. ‘예술가’로 살고싶던 지드래곤이, 정작 냉혹한 미술시장의 평가에서 본인이 생각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할 것 같아 조용히 물러섰다고 생각하는 분위기다. 예술은 없고 예술가만 남은 해프닝이었다.
현대미술은 인상주의에 빚을 지고 있다. 인상주의부터 시작된 하나의 큰 줄기는 계속 흘러흘러 개념주의로까지 정착되었으며, 그 흐름에서 예술은 예술이 아닌 ‘예술가’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 그것은 유럽의 ‘미술사’가 미국의 ‘미술사’로 재편되며 정착된 현대미술사의 이야기이다.
뱅크시의 작품은 거리에서 6만원에 팔렸지만, 공개된 후 수억을 호가한다. 뒤샹은 사실 예술과 예술가의 신격화의에 대한 비판으로 ‘샘’을 내놓았지만, 예술시장은 어떤 것이든 예술의 영역에 도달 할 수 있다는 새로운 해석을 했다. (무엇이 진실인지는 모른다)
그렇다면 예술은 자리를 잃었는가?
입체주의가 등장 후 원근법이 사라졌는가.
추상이 등장 후 구상이 사라졌는가.
뒤샹이 등장 후 아름다움이 사라졌는가.
세잔은 입체주의로의 가교로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아름답기에 입체주의로의 가교가 된 것이다.
우리는 예술작품을 보면서 그 역사적 흐름에 하나의 계기를 바라보고 감탄을 하지만, 사실 위대한 예술작품은 시간을 멈추는 데 의미가 있다. 진정한 예술작품에서 우리는 이 작품이 몇세기 어느 화가의 작품인지 구태의연한 설명을 듣지 않고도 아름다움에 감탄하게 되며, 역사의 흐름에서 나를 지운채, 잊은채 감상하게 된다.
이 책은 현대 미술에서 ‘예술 본연의 가치가 아닌 예술가의 명성에 돌아가는 현대 미술’을 비평하며, 지극히 자본주의적 가치에서 배제되버린 숨겨진 ‘예술가’들을 소개한다.
물론 지극히 한정된 프랑스적인(출신과 활동지역) 입장에 거부감이 들고, 90년생 작가라는게 놀라울 정도로 본질적이고 보수적인 태도가 놀랍지만, 미술사의 패권을 미국에 빼앗긴 제도와 이데올로기에 저항하려는 비평은 신선하다.
유연한 사고를 통해 경각심을 얻고 비평의식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싶다면 이 책을 통해 예술을 사유하는 또 다른 단면을 가지게 될 것이다.
- 사실 우리는 반 고흐나 인상주의자들보다 훨씬 더 예술가들을 배척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지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