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내가 엄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모른다. 단 한 번도 원망한 적이 없다는 것도 전혀 모른다.
언젠가 엄마가 나에게 "엄마가 다 미안해. 해준 게 하나도 없어서 미안해. 엄마답지 못해서 미안해." 하며 서러운 눈물을 보인 적이 있다.
나는 내가 부족함 없이 자랐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엄마가 도대체 뭘 그렇게 미안해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엄마는 나를 물직적으로든 감정적으로든 모자람 없이 키웠다. 그래서 애정결핍도 없고 물질적인 것에 대한 지나친 욕심도 없다고 생각한다.
엄마다운 거란 건 또 대체 뭘까. 나는 내 엄마가 유일한 엄마라서 내 기준에 엄마다운 엄마는 내 엄마다.
나는 지금도 엄마가 예쁘다. 좀 꾸미기라도 하면 정말 여배우처럼 예쁘다. 다만 지나온 세월이 눈빛에 녹아 슬퍼 보일 뿐이다.
엄마가 그렇게 우는 걸 보고 서울에 올라오는 버스 안에서도, 전철 안에서도, 집에 도착해서도, 그다음 날 퇴근을 해서도 한참을 울었다.
표현하지 않으면 모른다. 표현하지 않아도 다 알아줄 거야. 가 아니라 알아주더라도 해야 한다. 좋은 표현일수록 아끼지 말아야 한다. 닳는 게 아니다. 점점 좋아지면 좋아졌지 식는 게 아니다.
알면서도, 모난 나는 사랑을 뱅뱅 돌려 못된 표정과 독설로 표현한다. 행복하게 해주고 싶은데 그게 잘 안 된다.
그래도 엄마,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