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운 얼굴을 떠올리며, 그녀는 편지를 써 내려갔다.
편지들은 책과 함께 상자에 담겼다.
연말까지 직접 전할 계획이었다.
삶이 바빴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때로는 열정이 꺾였고,
때로는 허무에 몸을 맡겼으며,
때로는 이대로는 살 수 없어 마음이 끓었고,
때로는 모든 것이 사라진 듯 웅크렸으며,
때로는 이제 어쩔 수 없어 휘청였다.
그 모든 하루와 감정을 외면하고 싶었다.
그럼에도, 그녀 곁에는 늘 고마운 얼굴들이 있었다.
죽은 줄 알았던 감정들은
변화무쌍하게 그녀 안에서 소용돌이치며
작은 불씨가 되어, 잊고 있던 열정을 다시 일깨웠다.
그녀는 더 이상 과거에 붙들려 살지 않기로 했다.
책을 건넨 순간, 과거의 감정과 작별했다.
이제 남겨진 일은 단순했다.
서로의 얼굴을 다시 바라보고, 새롭게 시작하는 것.
편지와 책 속 글들은
그녀 자신에게 보내는 약속이자,
앞으로를 향한 나침판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