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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e Dec 01. 2023

10년 전과 10년 후

이 글은 10년 전, 2014년에 작성한 일기장의 글이다.

지금 2024년을 앞두고 있으니 이 글을 쓴 날로부터 10년이 훌쩍 지났다.


이 때도 10년 전을 회상하면서 쓴 글인데,

10년이 지난 지금 다시 10년 전을 회상한다.


그리고는 10년 후를 생각해 본다.




10년 전 방황의 시간이 생각나는 요즘이다.

27살, 프로그래머라고 인쇄된 첫 명함에 뿌듯함이 밀려왔다.


뿌듯함은 사명감으로 이어졌고 주어진 환경에서 열심히 일했다.


전공도 아닌 개발자 직업을 시작한 것이다.

주위에 도와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친구도 선배도 그 누구도 이 직업을 가진 사람이 없었다.

그래서 물어볼 사람도 도와줄 사람도 없었다.

말 그대로 맨땅에 머리 박아 가며 열심히 일했다

다행히 회사에서 인정받으며 재미있게 일했다.


그렇게 부산에서 3년가량을 보냈다.

바탕 없이 시작한지라 좋은 회사는 가지 못했다.

3년이란 시간 동안 2번의 이직, 3개의 회사를 다녀야만 했다.


고민이 되었다.

이렇게 계속하다가는 미래가 불투명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욕심도 생겼다.

기술에 자신이 생기면서 욕심이 생겼다.

좀 더 큰 무대가 필요했다.


맘먹고 1년 정도 공부하고 더 큰 무대로 옮길 작정을 했다.

그리고 계획했던 대로 공부했고 서울로 올라오게 되었다.


그런데 서울의 첫 회사는 채 1개월을 다니지 못했다.

대기업 제약회사 SI 자회사였는데

할 일 없이 앉아 있는 야근문화와 비효율적인 업무 프로세스에

크게 실망하며 때려치웠다.


지금 생각해도 잘한 것 같다.


그리고 대형 게임회사에 입사했다.

나스닥 상장까지 한 꽤 이름 있는 회사였다.


사실 난 게임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 그 회사의 게임이 뭔지도 몰랐지만 주위에서는 웬만하면 다 아는 게임을 만드는 회사라고 했다.


이때부터 게임회사 개발자 인생이 시작된 것이다.

그리고 몇 번의 이직을 거치고 현재에 이르렀다.


요즘...


10년 전, 더 큰 무대를 찾았던 심정과 비슷한 마음이 자꾸 생긴다.

그때와 다른 점이 있다면, 더 큰 무대가 아니라 더 의미 있는 무대가 필요하다.


더 이상 환경을 탓하고 싶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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