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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오데트 Jul 14. 2024

쓸데? 없는 선물이 좋아

주는 기쁨, 그리고 받을 때의 감동


“어머, 짐도 많으셨을 텐데 이런 걸 다.”

"오데트 님은 항상 빈손으로 오는 법이 없으세요."



부산에 사는 나는, 일 년에 두어 번 정도 서울을 방문한다.

내가 속해있는 각종 챌린지와 온라인 커뮤니티의 오프모임 때문이다.

그곳에서 알게 된 좋은 인연들이 많지만 거리상 대면모임이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그래서일까, 아쉬운 마음에 나는 모임때마다 자그마한 선물을 준비한다.

아주 소소한 선물, 비싸지 않아 주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이나 부담이 없는 그런 선물이다.




사실 처음에는

‘이거 너무 소박한 선물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차라리 실용성 있게 먹을걸 선물하는 게 낫지 않을까?'

 


하지만 떠올려보면 그런 사소한 선물을 받았을 때 제일 기분이 좋았던 것 같다.

어릴 때부터 자잘한 학용품이나 액세서리를 좋아했던 취향 때문일까.

살 때도 받는 사람을 생각하며 사게 되고, 받는 사람도 그 물건을 볼 때마다 선물을 준 사람을 떠올릴 것이다.




몇 년 전 서울을 떠나 부산으로 가며, 나는 이별의 아쉬움을 담아 친구들에게 줄 책과 선물을 준비했다.

선물을 받은 한 친구가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


“너의 이런 세심함이 참 좋아. 이 책을 고르며 나를 생각했다는 거잖아.”



그리고 제는 해외여행을 다녀온 성당친구로부터 선물을 한가득 받았다.

호랑이 연고, 꿀, 사탕, 코끼리 열쇠고리, 동전지갑 등등…

남편과 친정엄마 선물까지 챙기는 세심함에 감동이 밀려왔다.


나는 그래서 오늘도 매우 사소한 선물을 준비한다.

그리고 하나씩 선물을 포장하며  내 마음도 조심스레 담아본다.

 이 선물을 받고 기뻐하는 그 사람을 떠올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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